먼저 기나긴 여정끝에 무사히 안착한 중고서적 <오디션>에게 무한한 위로를 보낸다.

사건의 시작은 이렇다. 지난 3월 31일 나비님께서 깜짝 이벤트를 하시고 얼결에 당첨되서 선물해 달라고 조른 책이 새 책이 아닌 중고샵에 나온 <오디션>이라는 소설책이었다. 꽤 오래전부터 읽고 싶었는데 절판된 상태라 구하지 못하고 안달만 내던 책이었는데 이래저래 시기가 맞아 떨어져 나비님께 덥석 부탁드렸고 흔쾌히 그리하여 주셨다.

자.. 구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책은 나비님께서 주문해서 내게로 배달이 되어야 하는 상황..

일이 이렇게 되려고 그랬는지 난 4월 초부터 집을 박차고 나가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몸을 불사르며 알바 뛰느라 시간이 가는걸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날 문득 달력을 보니 4월 11~12일 정도가 된것이다. 음..? 뭔가 이상하다? 곰곰 생각해보니 나비님께서 보내주신 책이 아직 도착을 안한것이다. 나 참.. 나도 중고샵에서 몇 번 거래를 해 봤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책이 도착안하는건 처음이네..

암만해도 책도 못 받고 정산이 되겠다 싶어 부랴부랴 알라딘 고객센터에 글을 남겼다. 내가 주문한 책이 아니라서 주문번호는 모르겠지만 이러저러한 상황인데 추적이가능하겠느냐.. 답변은 내 계정으로 주문이 없다.. 당연하지. 주문자가 내가 아닌데!! 다시 전화를 해서 안내원과 통화를 했고 알라딘측 대답은 암만해도 주문자(나비님)가 문의를 하는게 빠르고 정확하다고 한다. 누가 모르냐고.. -_-

나비님과 연락이 닿아 알아보셨더니 판매자가 수령인이 주문인과 틀려서 어찌해야 되는지 모르겠어서 아직 책을 안보냈다고 한다. 아뉘~~~ 이렇게 답답한 경우가!! 그럼 전화 통화를 해서 알아보고 얼른 출고조치 하든지해야지 마냥 손놓고 계심 어쩌자는 겁니까?!

하여.. 곧 책이 도착할거란 이야기를 들었다. 기다렸다. 나비님께 죄송한 맘이 정말 컸지만 오기 반쯤 섞어 기다렸다. 그런데 여전히 안온다. 다시 25일에 고객센터에 글을 남겼더니 돌아온 답변이.. 택배회사에서 내게 올 책을 다른곳으로 잘못 배달을 해서 다시 회수를 해서 다음주 수요일 안으로 받아볼수 있도록 하겠단다. 다음주 수요일, 즉 어제 4월 30일이다.

저녁 5시 30분까지 기다렸다. 안온다. 알라딘측에서 알려준 택배 영업소에 전화를 걸었더니.. 저화받은 여직원이 당장에 알아먹는다. 나 참..

- cj** 영업소죠? 제가 알라딘에서 보낸 책을 받아야 할것이 있는데 아직 도착을 안해서 전화드렸는데요..

- 아.. 그 책이요?! 전화 주시기 기다렸어요.

- 아니.. 제가 누구라고 이름도 말씀 안드렸는데 어떻게 아세요? 알라딘 택배가 제것밖에 없는것도 아닐텐데요?

들어보니.. 잘못 배달된 택배를 회수해 왔는데 전표가 없어져서 책이 가야할 곳 주소를 모른단다. 우워~~~~~  도대체 이게 말이냐 되냐구욧-!! 기사분께서 실수를 하셨단다. 실수.. 일하다 보면 실수할수 있다. 실수한걸 뭐라 하는게 아니고 실수를 했으면 최대한 빨리 해결하려고 노력을 해야지 어째 수취인이 연락을 취할때까지 방치해 두느냐 이것이다!!

확인 차원에서 상자를 뜯어보겠다하여 확인해 달라 하니 처음에 부른 책이 내가 주문한 <오디션>이 아니다. 이거 뭐야.. 이것도 아닌게야..? -_-+ 잠깐요.. 하고 뒤적뒤적거리더니 '오디션 이라는 책인가요?' 되묻길래 맞다 대답해 줬다. 아마도 판매자가 덤으로 보내준 책이 위에 있나보다.

택배영업소 여직원에게 다시 주소랑 연락처를 알려주고 지금 당장 전산처리 해달라고 말하고 내일 꼭꼭꼭 받을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하니 내일은 꼭 받을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다. 송장번호를 알려줘서 조금전 조회를 해보니 택배를 배달하려고 출발했단다.

아.. 정말 산넘고 물건너 내게 도착한 책아.. 달수로 석달만에 안착이구나.. ㅠ.ㅠ


 나비님~♡ 우리 정말 오랜시간 맘 졸였지요?

 제가 깔끔하게 새 책으로 말씀드렸으면 이렇게 번잡스럽지 않았을텐데 괜한 고집 세워서 나비님 속 많이 상하게 해드렸어요.

 어렵게 제게 도착한 책, 정말 즐겁게 재미있게 잘 읽고 잘 델꼬 살면서 두고두고 나비님 생각할께요.

 정말 감사합니다~☆

 (지난번에 문짝 떨어진 옛 냉장고를 보내고 새로이 들인 럭셔리 냉장고를 배경으로 한 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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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5-01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보다 디오스 냉장고에 눈이 먼저 가네요.
조수미의 노래를 들으며 여자라서 행복해요...해야할것 같은.
어려운 인연 맺으셨으니 더 감회가 크시겠어요.

무스탕 2008-05-02 12:41   좋아요 0 | URL
겸사겸사 자랑입니다 ^^;
정말 어렵게 제게 온 책인데 마르고 닳도록 사랑해 주리라! 결심했다지요. ㅎㅎ

보석 2008-05-02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산 넘고 물 건너 도착이네요.^^; 더욱 의미 있는 책이 될 듯.

무스탕 2008-05-02 12:42   좋아요 0 | URL
참 보고싶었던 책인데 이렇게 애를 먹이고 왔네요.
선물해 주신 나비님께서도 참 많이 속상해 하셨어요. 그 생각하면 죄송..
상전벽해가 되도록 끼고 살렵니다 ^^*

씩씩하니 2008-05-02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구 책보다 냉장고가 눈에 팍 들어오는,,속물근성을 어쩌죠??ㅎㅎㅎ
전 이런 일이 없었는데...다른 택배회사에서 비슷한 일을 겪고 어찌나 불쾌했던지...
님 이야기 들으니..살짝,화가 나요~~ㅎㅎㅎ
님이 그토록 읽고 싶으셨던...오디션...궁금한걸요???

무스탕 2008-05-03 14:10   좋아요 0 | URL
의도는 그게 아닌데 그렇게 나왔네요.. ^^;;
정말 어이가 없는 택배였어요. 어제 알라딘에서 전화가 와서 그간의 사정을 또 이야기 해줬더니 '우리가 택배사에 자료 다 줬는데요..' 그러더군요 -_-+
이렇게 손발이 안맞는다면 정말 중고샵 이용 못할거에요.
오디션은 읽고나서 간단 소개 하겠습니다 ^^

순오기 2008-05-02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겸사겸사 냉장고까지 인증 샷!^^
도대체 <오디션>이 어떤 책이길래~~~~산넘고 물건너 돌아돌아 오셨는지 궁금하외다!ㅋㅋ

무스탕 2008-05-03 14:11   좋아요 0 | URL
그죠. 일석이조를 노렸죠. ㅎㅎㅎ
제가 워낙 리뷰를 안씁니다. 이번 오디션은 리뷰라기 보다 간단 소개글을 올릴께요.
고생고생 끝에 제 품에 안착했는데 대우 해 줘야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