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우리나라에서 개봉한 <추격자> 견줄만 하다느니 평이 좋은 영화이기에 벼르고 벼르다 보러갔다.

 영화의 시작은 미국에서 시작된다. 브라이언의 딸 킴이 여름방학에 친구와 파리로 놀러가서 납치가 되면서 아빠는 딸을 구하러 목숨걸고 뛰어다니다 우여곡절끝에 딸을 찾는다는 기본 틀에 벗어남 없는 이야기.

 사전 정보없이 입소문만 듣고 영화를 보러가서 난 이 영화가 미국영화인줄 알았다.

 그랬더니 각본에 '뤽 베송'이 나온다. 어.. 저 사람이 왜..? 하는중에 영화는 시작됐고 바로 몰입이 시작됐다.

요즘 영화치고 길지않은 상영시간(93분) 이지만 크게 아쉬운점이 없었다.



아빠역활의 배우 리암 니슨은 50대 중반을 훌쩍 넘긴 아저씨인데 어찌 저리도 잘뛰어 다니는지.. 초반에 가수의 경호원으로 잠깐 일을 하는 장면에선 옛날 영화 <보디가드>가 슬쩍 생각났었다. 그렇지만 그런 로맨틱은 없다는 것.. 말 그대로 일! ^^;

공사현장인지 채석장인지 잘 구분이 안되는 -_-; 장소에서 딸의 자켓을 갖고있는 여자를 태우고 빠져나오는 장면이나 아빠가 파리 공항에 내려서자마자 벌어지는 잠깐의 추격신은 <택시>를 찍은 감독이 맞구나.. 싶었다.

물론 다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니 영화지만 애들에게 다시한번 말해주고 싶었다.

아빠 말 잘 들어! 아빠 속이고 너 좋을대로 구니까 그렇게 고생했지. 너만 고생했어? 아빠가 그 나이에 무슨 죄를 져서 그렇게 구르고 뛰고 해야하니?!



결론을 말하자면 우리나라 <추격자>가 더 재미있다 :)

 

이제 영화랑 관련 없는 이야기.. 아니 어쩜 관련 있는 이야기.

난 혼자 영화보러 다니는걸 즐긴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혼자 영화에 몰입할수 있어서 무척이나 편안하다.

그렇지만 정작 극장에 가보면 나같이 혼자 영화를 보러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내가 친구가 없어서 영화를 혼자 보러 다니는게 아닌데 남의 눈에야 거기까지 보이지가 않겠지..

오늘도 뒤에 앉은 아줌마 3~4명의 자기들끼리의 이야기가 들린다. 혼자 영화보러 가지 못하겠다는둥, 더 나아가 밤길에 혼자다니면 어쩌구 저쩌구... -_- 앞자리에 혼자 앉아있는 나를 보고 암만해도 본인들의 상식선에선 이해가 불가능한가보다.

왜? 난 영화는 물론 미술관도 혼자 가고 전시회도 혼자 가고 심지어 뮤지컬도 혼자 구경하러 다니는데..? 그 호젓함을 모르시니 그렇지요.

아직 영화가 시작 전이라서 모든걸 용서;; 하고 영화 시작하고도 떠들기만 해봐라.. 벼르고 있는데 영화가 시작하니 수다는 사그라 들었다.

그대신 액션영화이니 만큼 놀랄 장면들이 종종 튀어나오는데 그럴때마다 이 아줌니들 탄성 지르고 깜짝 놀라 어머어머를 연발하고 안쓰러운 장면에서 쯪쯪 혀를 차주신다.

조용한 영화가 아니라서 다행이라 생각하고(멜로물이나 호러물에선 영화 내내 수군거림이 정말 장난이 아니다) 오늘도 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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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테이큰을 보는 서로 다른 시선
    from perfect stranger 2008-04-29 14:49 
    영화는 전직 특수부대(아무리봐도 요인암살이나 제거가 주 목적인)출신이 애지중지하는 딸래미를 납치한 국제적인 인심매매범들을 지위고하 막론하고 죄다 도륙을 해버리며 딸래미 찾아오는 영화. 영화 시작하면서 20여명은 넘게 죽어나가더라. 그것도 한 사람에 의해. 결국 영화는 육체적인 손상(?)이 없이 딸래미를 중동의 호색한 늙은이의 품에서 구해내며 끝을 맺는데... 재미있는 사건은 극장 밖에서 벌어졌다. 마님 후배부부와 선배부
 
 
Mephistopheles 2008-04-29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접적인 로맨틱은 없었지만 은근스런 로맨틱은 있었어요. 여가수가 명함 줄때 자기의 핸드폰 번호 명함 앞에 적혀있었거든요..^^ 흔히 말하는 전번 딴거지요..ㅋㅋ
그리고 이 영화는 표면적인 통쾌함에 살인의 정당화라는 무서운 이중성이 존재하는 영화에요.

무스탕 2008-04-29 15:02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 생각도 했었어요. 엄청 죽이는구먼.. 저렇게 죽여놓고도 아무런 탈이 없네?
물론 영화니까 그랬겠지만요..
차라리 살인면허라는 007이 덜죽인거 같아요..;;

여가수가 전화번호 알려준건 좋게 해석하자구요. 자기 살려준 은인한테 은혜갚겠다는 뜻이었다구요 ^^

Mephistopheles 2008-04-29 15:38   좋아요 0 | URL
우히히..분명 매니저와 음반관계자의 전화번호가 적힌 명함에 자필로 쓴 번호가 적혀있었다니까요..그리고 그 여가수 주인공 바라보는 시각이 은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아니였다구요~~~

무스탕 2008-04-29 15:4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자필로 명함 뒷면에 잔뜩 적어준게 있었어요.
어허~! 고마운 눈빛이라니까요!! ㅎㅎㅎ

Mephistopheles 2008-04-29 16:30   좋아요 0 | URL
영화 마지막 달래미 데리고 그 여자에게 갔을 때 그 가수 표정 보세요..
그건 고맙다는 모습이라기 보단 애정의 모습이였다니까요

무스탕 2008-04-29 22:22   좋아요 0 | URL
하하하~~ 그래요. 그 부분에선 고마운 눈빛보단 반가운 눈빛이 더 강렬했어요 ^^

해적오리 2008-04-29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주로 혼자 보러 댕겨요. ^^
제가 땡길때 갈 수 있고 제가 원하는 만큼 볼 수 있고(전시회) 영화도 몰입해서 볼 수 있고 영화가 끝나도 혼자 생각도 할 수 있고...장점이 넘넘 많은데 혼자 댕기는 걸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이 있어요.
저희 팀의 모 남자 팀원도 혼자서는 "절대로" 영화보러가지 못한다고 하더군여...(여기서 저두 끌끌하고 혀를 차주어야 할까요?)

저 영화 안땡겼는데 '파리'란 말에 솔깃...^^;

무스탕 2008-04-29 15:39   좋아요 0 | URL
그죠? 여럿이 즐거운 자리가 있고 혼자가 편한 자리가 있는데 혼자라는걸 무서워하거나 꺼려하면 그만큼 편안함이 깍이겠죠 ^^
파리의 야경도 나오고 에펠탑도 나오고 알수 없는 뒷골목도 나오고 그런답니당~

L.SHIN 2008-04-29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저 아줌마들이 더 바보같아 보이는데...=_=

무스탕 2008-04-29 22:24   좋아요 0 | URL
그냥 혼자보다는 여럿이 다니는게 습관이 되어있고 더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겠죠.

마노아 2008-04-29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이 영화봤는데 기대가 컸는지 좀 실망스러웠어요. 악인들이 심판받는 것이 화끈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저런 아버지 두지 않은 사람은 어쩌라구요? 그 아버지의 방법도 옳다고 보기 힘들구요. 좀 오버스럽죠^^ 게다가 액션의 측면에서 보면 '본 시리즈'가 너무 압권이어서 성에 안 찼어요. 철없는 딸래미는 친구는 죽고 자기 혼자 살아 돌아왔는데 미안하거나 우울한 기색이 전혀 없더라구요^^;;;

무스탕 2008-04-29 23:02   좋아요 0 | URL
전 별 기대 안하고 가서 다행이군요 ^^a
자동차 레이스는 <택시>가 더 현란스럽고 액션으로 치자면 <다이하드>나 <더 록>이 더 화끈하죠.
전 '본 시리즈'는 안봤어요.. --;;
딸래미 제 코가 석자에요. 살아나와서 지금 제 정신 아닐겁니다. 조금있다 이것저것 생각하며 슬퍼하겠죠..

순오기 2008-04-30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철없는 딸래미 죽을 고생했다고 금방 변하겠어요.ㅎㅎ 저만한 딸을 둔 엄마라, 기어이 딸을 구해내는 아버지에 완전 갔어요.ㅋㅋ
나도 영화든 뭐든 혼자 잘 다녀요. 같이 가려면 날짜. 시간, 장소 이런거 맞추는 거 번거로워서...나 가고 싶을 때 쌩~ 달려가면 얼마나 좋은데!!ㅋㅋ

무스탕 2008-04-29 23:02   좋아요 0 | URL
그 말씀도 참 공감되는 말씀이에요. 저도 평소에 하는 말이.. (이런일이 있으면 절대 안되겠지만요..) 누군가 내새끼들을 유괴한다거나 더 안좋은 일을 가한다면 저도 이것저것 보지 않고 죽여버릴거에요. 개쉑 때려잡고 개값 물거에요!
혼자 편안하고 보고싶을때 쌩~ 요거 참 매력적이죠. ㅎㅎㅎ


다락방 2008-04-29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Lud-S님의 말씀처럼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을 더 이해할 수 없는데요. 전 쇼핑도 혼자하고 영화는 물론 혼자 보러 다니길 즐기구요(그게 더 편할때가 많다니깐요!), 찻집도 혼자가는걸요. 혼자 영화보면서 눈물도 닦고 뭐 그래요.

그리고 제가 찾는 극장은 혼자 오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답니다. 가끔은 제가 너무 혼자 잘 노는게 아닌가, 앞으로도 이렇게 지내게 되는건 아닐까, 뭐 이런 생각도 들긴 하지만 말여요.

무스탕 2008-04-29 23:06   좋아요 0 | URL
맞아요. 쇼핑하러도 혼자가요. 이마트도 혼자가서 둘러보고 살것 사는게 편해요.
제가 다니는 극장이 동네에 있는 극장이라 더 '무리'가 많은가봐요. 특히 전 조조로 다니니 아줌마들 애들 학교 보내고 오전시간에 편안하게 극장에 오는거겠죠.
우리 어디선가 혼자 따로따로 가서 만날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듭니다 ^^

네꼬 2008-04-30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빠 말 잘 들어! 아빠 속이고 너 좋을대로 구니까 그렇게 고생했지. 너만 고생했어? 아빠가 그 나이에 무슨 죄를 져서 그렇게 구르고 뛰고 해야하니?!

하하하. 무스탕님다우세요. (사실은 "낄낄" 이러고 웃었어요.)

무스탕 2008-04-30 14:49   좋아요 0 | URL
저도 낄낄낄... ^^
말 안들은거 생각하면 혼나도 싸지만 저렇게 말도 안되게 혼나면 안되고 강도가 좀 심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