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나서 처음 본 야오이 만화가 이 책 '뉴욕뉴욕'이다. 그 전엔 야오이라는 부류의 책이 있다는 것은 알았는데 선뜻 손이 안 나갔었다가 이 책의 유명세에 그저 무턱대고 구입을 해서 봤다.

 결론은... 끝 부분에 가서는 엉엉 울면서 봤다는... ;;;

 뉴욕에서 경찰로  밥벌어먹고 사는 케인은 게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커밍아웃하지도 못하고 멀쩡한 청년인듯 살아간다.

 답답한 일상에 쫒길때 찾아가는 곳이 게이바. 어느날 케인은 게이바에서 '옷을 입고 걷고 있는 이상형' 멜을 만난다.

 가게로 들어오는 멜을 봤을때 제일 처음 떠오른 말 '지저스, 이건 운명이다.'

 스쳐가는 '1회용'이 아닌 연인을 원하는 멜과 아직은 대놓고 게이라는 사실을 밝힐수 없는 케인은 소소하게 부딪히며 살지만 어느날 멜이 인질사건에 연루되면서 케인은 자신이 멜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을 깨닫고 가족에게 연인으로서의 멜을 소개시키기로 결심한다.

 평범하게 결혼해서 평범한 가정을 꾸밀 아들을 생각했던 케인의 가족이 겪는 혼란과 남자가 남자를 사랑하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잘 그려져 있다.

 케인의 부모에게 연인으로 인정받고 조촐한 결혼식도 올리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둘에게 멜의 납치사건은 이 책이 야오이 책이 맞나 싶게 전개되어 있다.

 뉴욕을 떠나 케인의 부모님 곁으로 거처를 옮긴 케인과 멜의 생활에서 빠진 한 부분을 채워줄 소중한 하나, 아이.

둘은 이쁜 딸을 한 명 입양해 키우고, 그 딸은 성장해 갈수록 자랑스런 대디와 파파(?)를 결코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되려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당당하게 살아간다.

라가와 마리모 하면 일단 떠오르는 작품이 '아기와 나' , '저스트 고고'  일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게 앙증맞은 아기를 그려내던 작가가 야오이라니.. 할텐데 솔직히 나는 '아기와 나'를 심드렁 하게 읽었고 '저스트 고고'는 아직도 읽지 않았으며 이 책 '뉴욕뉴욕'을 그녀(가 맞겠지?)의 대표작으로 보고 있다.

이 후로 몇몇 야오이 작품을 읽었으나 이 책처럼 심금을 울리는;;; 책은 만날수가 없었다. 요시나가 후미의 야오이 작품 몇 권을 갖고 있긴 하지만 후미의 작품과 마리모의 작품은 맛이 절대 틀리다.

나는 재미있게, 나름 감명깊게 읽은 책이라 친구에게 후배에게 빌려줬더니 내 주변인들은 모두 나와 상반된 반응을 보인지라 더 이상 타인에게 권하진 않고 있다.

이 책을 본 후에 '동성애'라는 것을 조금 더 깊게 생각해 봤고 만약 내 아이가 이런 성적 취향을 갖는다면 어쩔것인가 생각해 봤지만 아직 결론을 얻은것은 없다. 나도 발등에 불 떨어져 봐야 그 후에 어쩔것인지 알것같다. (케인 엄마의 맘을 알것 같다고나 할까..)

현실과 만화를 헷갈려 할때가 종종 있는 나는 가끔 멜과 케인이 하늘나라에서도 심심찮게 투닥거리며 다투곤 하다(케인이 이쁜 금발의 남자 영혼을 넋놓고 바라본다거나 해서.. ^^) 이내 손잡고 산책을 다닐거야.. 라고 생각해 본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08-03-26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아기와 나]가 심드렁하다기 보다는 몇장 보다 말았어요. 아기 눈동자가 사람 눈동자 같지가 않더라구요. 그런데 주변에선 다들 그 만화에 열광해요. orz

저는 오히려 이 만화책이 보고 싶어지는데요. 조만간 봐야겠어요. 쌓인책이 많아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야오이물이란....어떤걸까요? 본 적 없으면 앞으로도 보지 말라고 친구가 제게 얘기하긴 했습니다만. 흣.

무스탕 2008-03-26 13:34   좋아요 0 | URL
아기 눈동자는 만화적 시각에서 이해해 주세요 ^^;;

아마 새책으론 구입이 힘드실거구요, 대여점에 있으면 빌려서 보세요.
저는 좋았는데 제 주변엔 좋았다는 사람보다 싫었다는 사람이 훨 많아서 기가 꺽여서 더 권하지 못하고 있다지요.. ;;;

보석 2008-03-26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반적인 가벼운 야오이만화를 기대하고 이 책을 보면 너무 무거워서 부담스럽고, 라가와 마리모의 <아기와 나> 같은 말랑말랑한 책을 기대하고 봤다간 느닷없는 동성애에 놀라게 되는 거죠. 그 묘한 간극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은 명작으로 꼽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외면당하는 책입니다.^^; 꽤 오래 전에 봤는데 사실적인 인질극과 동성애에 대한 현실적인 시각이 인상적이었어요.

요시나가 후미는 좋았다 안 좋았다 하는데 <아이의 체온> 혹시 보셨어요? 단편집인데 전 꽤 좋았어요.

무스탕 2008-03-27 10:24   좋아요 0 | URL
처음 접한 야오이가 '뉴욕뉴욕'이었을땐 몰랐는데 나중에 야오이를 더 접하다 보니 도대체 마리모는 무슨 배짱으로 저런 그림체로 야이를 그렸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
야오이에 나오는 남정네들 꽃미남에 쭉빵이들이 많아서요..

보석님 말씀대로 요시나가 후미의 작품은 좋은건 참 좋고 별로인것도 종종 있지요.. '아이의 체온'도 갖고 있습니다. 저도 좋게 본 책이에요 :)
요시나가 후미의 에지간한 작품 모두 갖고 있지요. 호호~

도넛공주 2008-03-26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감동적인 만화였답니다.그리고 다락방님,'아기와 나'는 13권만 보시면 돼요.엄마아빠의 연애 이야기편이랍니다.

무스탕 2008-03-27 10:25   좋아요 0 | URL
그런류의 만화가 그런류의 감동을 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다니까요?!

아기와 나.. 보긴 봤는데 하도 재미없게 봐서 어디서 무슨 내용이 나오는지도 몰라요.. -_-;;

다락방 2008-03-27 14:22   좋아요 0 | URL
엄마아빠의 연애 이야기 편, 이라니. 하하하하

마노아 2008-03-27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울면서 봤어요. 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걷어주었지요. 마리모 라가와 역시 대가답다 했어요. 저도 이 책 소장하고 있어요^^

무스탕 2008-03-28 08:33   좋아요 0 | URL
그죠? 이렇게 통하는 분들 만나기가 쉽지 않아요..
훌륭한 책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