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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 마인드
실비아 네이사 지음, 신현용 외 옮김 / 승산 / 2002년 2월
평점 :
국내에서는 이미 2000.7에 ‘아름다운 정신’ 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가, 2002년 영화가 제작되어 주목을 받으면서 영화와 동일한 제목을 달고 양장본으로 다시 출판된 이력을 볼 때, 당연히 우선적으로 영화와 비교를 해보고 싶어진다.
한 개인의 人生事에 대한 감동을 기대하고자 한다면, 영화만으로도 어느 정도는 충족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아니 오히려, 이 정도의 좋은 소재라면 감동적인 스토리로 만들어 내는데 탁월한 할리우드가 더 극적이고 감동적인 인생사를 제공한다. 물론 영화는 당연히 많이 각색되어 있다 (기숙사 룸메이트와 그 조카 아이, 비밀요원, 만년필 등). 좀 더 솔직한 실존 인물의 실제 인생으로 잔잔한 감동을 느끼고자 한다면 책을 선택하면 될 것이다. 단, 낯선 영어 지명과 수많은 주변 인물들의 이름은, 재빨리 그 경중을 파악해서 필요한 것만 기억해야, 책 전체 흐름에서 빗겨나지 않고 원하는 감동을 챙길 수 있을 것 같다.
반면, 수학적인 업적이나 그 내용에 관심이 있다면, 당연히 책을 봐야 하겠지만 호기심을 충족시킬 만큼의 수준에는 못 미치는 듯 하다. 경제학 석사 출신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일부러 전문적인 내용은 배제했을 수도 있겠지만, 수 많은 수학 이론들이 그 제목만 달랑 나오고 마는 점이라든지, 주인공의 주요한 업적인 ‘비협력 게임 이론’, ‘매장 정리’ 도 언뜻 백과 사전 수준의 해설에 머물다 만 듯한 느낌이다. 그러나 본책이 수학 해설서가 아닌 다음에야 굳이 불평할 만한 이유는 못 되는 듯 싶다. ‘선택적 기억’ 이라고 자기가 아는 내용만 기억하고 싶은데, 하나도 아는 것이 없어서 기억할 것도 없는 본인의 투정일 지도 모르겠다.
어찌 됐건, 저자는 저널리스트답게 부담스러우리 만큼 수많은 인물과 자료를 섭렵하여 한 인물과 그 업적에 대한 서사시를 자세하고 또 진솔하게 그려냈다. 720페이지에 이르는 그 수고에 경의를 표하지만 ‘별표’는 결국 주관적인 점수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