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 2004-05-28  

마녀물고기님께
제 서재에 담긴 님의 글을 따라, 이 곳에 와 몇 편의 글을 읽고, 문득 진지하게 님에게 편지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를 향한 글이 아닌데도, 이상하게도 나는 흔들리는 빗물 아래서 쓴 님의 글에 답장을 쓰고 싶었던 겁니다.
그렇지만, 무슨 말을 쓸 수 있겠어요.
그저 계속된 피곤을 몰아내는 오늘의 비와 님의 글이, 이상한 마음을 갖게 했다고 고백할 뿐. 아무튼 참 좋은 날씨네요. 그 동안 내렸던 비랑은 전혀 다른...
 
 
마녀물고기 2004-05-28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이제 부칠 곳도 잃은 편지를 무턱대고 쓰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때마다 누군가를 지어내고, 그 누군가의 마음이 되어 편지를 씁니다. 그것이 내게 익숙한 어떤 지점에 가 닿기라도 하면 얼굴에 주름을 잡아 가면서도 말이지요.
님의 고백을 들으니 저도 흰 봉투 안에서 단정히 웃고 있는 편지를 받아보고 싶어지네요. 각종 고지서들로 북적대는 우체통은 싫어요.
오늘 비는 좋아요. 기분도 평심을 유지하고 있는 듯 해 보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