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친하게 지내는 지인 한 명은 최근 몇 년간을 사귀어온 남자친구와 완전히 헤어졌다. 그녀는 나에게 종종 그 남자친구가 나와 비슷하다고 했고 난 그 사람을 한번도 본적이 없었지만 그녀의 설명만으로도 어느정도 그 말에 공감을 할 수 있었다. 내성적이고, 혼자 책 같은거에 빠져들길 좋아하는 사람.

물론 난 어떤 삶을 대하는 태도와 방식은 아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했다. (이건 그녀도 강하게 동의하는 부분이다.) 아마도 난 좀 더 세속적이며, 삶에 대한 기대와 욕망이 그보다 훨씬 크다.

 

이러니 우리가 점점 친해지면서 (물론 조금의 연애 감정도 없이. 이런 설명을 덧 붙일때마다 언제나 약간 우울해진다. 아 그러니까 연애 감정 없음이 우울한 것이 아니라 이런 설명을 해야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 지금 이 덧 붙임은 조금 더 우울하다.) 그녀가 나와 그 남자친구의 차이점을 점점 더 많이 알아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알면 알 수록 상당히 많이 달라요."


그녀는 가끔 아주 높은 진실성을 가지면서도 날 아주 잘 드러내는, 그리고 자조와 비꼼이 적절히 섞인 농담으로 날 즐겁게 해줄때가 있는데, 이것은 오늘 들었던 농담이다.



"아니 정말 많이 달라요 둘은"

"XX씨 (전 남자친구 이름) 에겐 품위와 왠지 모를 어떤 우아함이 있었죠"


내가 말을 듣고 얼마나 웃으며 즐거워 했는지. 난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말을 알리겠다고 했다.


그에겐 품위와 우아함이 있다. 이런건 꽤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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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08-09-21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우아한데. (믿거나 말거나)

에디 2008-09-21 20:09   좋아요 0 | URL
하하. 사실, 믿어 의심치 않아요. 아주 우아한 고양이실꺼에요 네꼬님은.

다락방 2008-09-21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품위와 우아함이 없는데.
그렇지만 자조와 비꼼이 적절히 섞인 농담같은 건 꽤 잘하는데!
비굴함이 섞인 농담이라면 나를 따를 자가 없는데!

에디 2008-09-21 20:08   좋아요 0 | URL
응 저도 품위와 우아함이 "전혀" 없어요. 무엇보다 이 친구가 나에게서 전남자친구와 같이 품위아 우아함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게 - 그 오해가 - 즐거워요. 그리고 이제 나에게 그런 품위와 우아함이 전혀 없다고 깨닳았다는게 더욱 재밌어요. 정말 없거든요.

에디 2008-09-21 21:31   좋아요 0 | URL
자조적인 농담을 잘 하는 사람은 보통 좋은 사람인거 같아요.

다락방 2008-09-21 23:11   좋아요 0 | URL
'좋은 사람'이라는 말은 '매력없는 사람'이란 뜻인것 같아요. 어쩐지.


에디 2008-09-21 23:26   좋아요 0 | URL
하하. 그게 아니에요. 전 자조적인 농담 능력을 꽤 중요시 생각하는 편이에요! 설마 그럴리가.

치니 2008-09-23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수록 오리무중인 주이님, 이제 저는 주이님을 모르겠어요! (언젠 알았나 ㅋㅋ)

에디 2008-09-28 22:12   좋아요 0 | URL
에에, 이건 별난게 아니라 "품위와 우아함이 뭔지도 모르는" 대부분의 남자들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사실 그래서 즐거웠어요.

차차 알아 가시면 되죠! 차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