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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변호사 허헌
허근욱 지음 / 지혜네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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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허헌선생은 해방직후 우리나라의 대표적 지도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역사속에서 잊혀진 인물이었다. 그것은 그의 좌익경력이 남한의 반공적 정서와 관제역사학자들의 구미에 맞지 않았던 탓이다. 그러나 그의 일생을 차근차근 관찰해보면 항일운동사에서 얼마나 커다란 족적을 남긴 인물인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일제시기 일본관헌에서는 조선의 독립지사들을 무차별적으로 검거했는데, 바로 이들을 변호해 구출하고자 누구보다도 애썼던 민족변호사가 허헌 선생이셨던 것이다.
해방직후에도 선생의 활약은 정말로 대단했다. 당시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던 각 정당에서는 항일경력을 소유한 지도자를 당수로 추대하려는 경향이 있었는데, 좌익진영에서의 적격자가 바로 허헌선생이셨다. 때문에 선생은 남로당의 위원장으로 추대된 바 있다. 정부수립을 눈앞에 두고 남한에서의 활동이 어려워지자 선생은 결국 북행을 택했으며, 북한에서는 최고인민회의 초대의장을 역임하신 바 있다.
이 책은 허헌선생의 자제 분이 쓴 책으로 직접 자신의 눈으로 보아온 아버지의 인품과 정치역정에 대해 소개하고 잇다. 허헌선생의 장녀 허정숙은 북한의 초기 정권수립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정치가였다. 그녀 역시 좌익으로서 항일운동을 했으며, 해방직후 북한에서는 여성부문과 선전부문의 지도자로서 커다란 족적을 남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