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말, 우리나라의 사학계에 있어 의미있는 변화가 있었다. 6월 민주항쟁으로 사회저변의 민주화가 가시화되면서 그동안 금기시돼 왔던 사회주의권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되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충격의 여파는 북한역사에 대한 접근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었다. 반공주의적 시각에서 북한사회를 부정적으로 평가해오던 기존의 관점을 극복하고 사실그대로의 시각에서 북한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해방전후사의 인식' 제5권은 이러한 당면인식아래 탄생한 귀중한 결실이 아닐 수 없다. 북한에 대해 비교적 진보적 관점을 가지고 있는 소장학자들의 논문을 중심으로 편집된 이 책은 당시의 시점에서는 커다란 충격으로 받아들여진 바 있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이 엄연한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기존의 왜곡된 역사관을 극복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햇볕정책'의 중요성과 '남북통일'의 당위성에 대해서도 절대적 확신을 견지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