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처럼 살아보기 - 우리들의 친구 냥이에게서 배우는 교훈
앨리슨 데이비스 지음, 매리온 린지 그림, 김미선 옮김 / 책이있는풍경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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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처럼 맘 내키듯이 제멋대로 살아도 사랑받는 동물이 있을까?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나의 반려묘 다림이는 책상 위에서 온몸을 쭉 뻗고 드르렁 드르렁 자고 있다. 이 녀석의 천하태평함이란 참...  세상만사 걱정없이 배고프면 밥 달라며 줄 때까지 울고, 반대로 집사가 좀 안고 귀여워 할라치면 귀찮다며 앙탈을 부리곤 도망가버린다. 고양이에 너무 익숙해 진 것일까. 길을 걷다가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사람들이 강아지를 안고 한참 거리를 걸어도 가만히 안겨 있는걸 보면 신기한 생각까지 든다. 강아지들은 주인이 안으면 안는대로 가만히 있는 구나! 문화충격과 부러운 마음이 동시에 든다. 밥주고, 화장실 치워주며, 냥이가 원하면 원없이 놀아주기도 하는데 막상 냥이는 자기가 원할때만 잠시 와서 "만져라옹" 하고 고작 몇 초정도 허락하고는 이내 자기가 편한 곳으로 가버린다. 이래서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은 '주인'인데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은 '집사'겠지. 이런 요망한 냥이 같으니라구! 그치만 그래서 더 매력있는 것이 고양이 아닐까? 자기 맘대로라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숨기지 않고 온전히 삶을 즐길줄 알아서 사람들은 은연중에 고양이를 동경하고, 매력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고양이처럼 살아보기>는 고양이를 사랑하는 일명 고양이 덕후 저자 앨리슨 데이비스 가 고양이의 다양한 행동을 관찰하여 우리도 고양이처럼 살면 인생이 좀 더 행복하지 않을까 하며 권유하는 듯한 에세이집이다.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만이 아는 다양한 고양이의 매력과 행동을 잘 잡아내어 인간 삶에 적용해 보자며 글을 쓰고 있지만, 사실 글보다는 귀여운 그림이 더 눈에 잘 들어왔다.






고양이 덕후들이 으레 그렇듯 어떤 고양이를 봐도 흐뭇하고 기분이 좋지만, 책 곳곳에 그려진 고양이 행동의 특징을 잘 살린 그림들이 흐뭇했다. 오려내서 스티커로 만들고 싶은 사랑스러움ㅋ 




우리는 스스로를 갑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우리만의 착각에 불과하다. 고양이가 갑이다. 고양이들은 애처롭게 야옹거리는 일이 얼마나 유용한지 터득했다. 그들은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데는 프로다. 녀석들이 큰 눈으로 말똥말똥 쳐다보면 우리는 어느 새 통조림 오프너를 들고 달려와 참치 캔을 따게 된다. 이 똑똑한 생명체는 일찍부터 본인이 내키지 않는 지저분한 일을 직접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아이들은 타고난 사냥꾼이면서도, 자기 값어치를 하는 고양이라면 굳이 개들처럼 멍멍하고 짖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 고양이처럼 살아보기 p.42>


역시 그랬던거였어! 와서 귀엽게 순진한 눈을 하고선 청량한 목소리로 냐옹냐옹만 몇번 외치면 집사가 맛있는 밥과 간식을 줄 걸 아니까 한없이 귀엽게 진화한거야. 고양이는 호랑이랑 사자와 같은 과의 육식동물인데 왜 이렇게 보드랍고 귀여운거냐며, 어떻게 이렇게 진화할 수 있었을까 항상 궁금했다. 아마 이들은 귀여움에 껌벅죽는 인간들을 이용해먹기 위해 최대한 귀엽고 사랑스럽게 진화한 듯 하다. (역시 요망한 것들!ㅋㅋ)



우울하다고? 가르랑 거리는 고양이와 조금만 시간을 보내보라. 그러면 곧바로 힘이 솟아날 것이다. 연구 결과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은 심장마비 발병률이 최대 40퍼센트나 줄어든다나! 
가르랑은 진정 고양이의 비밀무기나 다름없다. 아픈곳을 치유하고, 진정시키며, 곳곳에 사랑을 퍼뜨린다. 그것은 우리의 고양이 친구들이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며 주변의 모든 이들에게 기쁨을 나누어주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인간들은 종종 자신의 감정을 숨기며 남들에게 자신의 진짜 모습을 감추지만 고양이들은 그렇게 까다롭게 굴지 않는다. 열에 아홉은 우리가 보는 그대로이며 그 행복은 다른 이들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 고양이처럼 살아보기 p.105>


고양이들은 신기하게도, 아니 어쩌면 당연하게 집사의 기분을 찰떡같이 알고 우울해 하고 있으면 옆에 와서 안하던 애교도 부리고, 옆에 앉아 보드라운 털을 부비며 가르릉 가르릉 송을 들려준다. 눈물이 펑펑나는 슬프고 우울한 일이 있을 때 고양이가 내 옆에 와서 위로해 준다는 사실 만으로 너무 큰 위안이 되고, 실제로 기분이 빠르게 풀리는 것을 느낀 적이 있다. 바로 이런 점이 아무리 제멋대로인 고양이라도 미워할 수 없는 이유 아니겠는가.  




우리 모두는 마음 속 깊이 똑같은 충동을 느낀다. 
고양이는 그 충동을 그대로 드러내는 용기를 지녔다. 
- 짐 데이비스 -


<고양이처럼 살아보기>는 고양이에 대한 찬양 에세이 임과 동시에 고양이처럼 좀 더 자유롭고 편안하게 살아보자는 자기계발서 비슷한 부류의 책이다. 전체적으로 사랑스럽고 귀여운 고양이의 특징을 잘 나타낸 단락도 있긴 했지만, 그걸 사람에게 적용해서 우리도 이렇게 살아보자며 어설프게 적용시킨 이야기도 많아서 좀 아쉽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고양이의 행동을 사람에게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얘기보다는 고양이 특유의 행동방식이나 성격등을 잘 나타낸 구절이 더 맘에 들어 메모 해두었다. 고양이처럼 살아보고 싶긴 하다. 귀엽게 "배고파 밥줘잉~"이라고 말만 하면 누군가 알아서 척척 맛있는 밥을 주고, "놀아줘잉~" 요렇게 애교만 부려도 누군가 날위해 달려와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루종일 원하는 만큼 잠도 늘어지게 자고, 싫은 사람에게는 싫다고 "하악하악"을 해보고 싶기도 하다. 근데 어쩌겠는가, 나는 미천한 인간인 것을..  

어쩔 수 없다.
다음 생에는 고양이로 태어나는 걸로..
냐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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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17-09-01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전 세 마리 키우고 있으니 심장병 120% 줄어드는 걸까요? ㅎㅎ 녀석들이 집안 가구 뜯고 모래벌판 해놓은 거 보면 심장병 더 생길 거 같지만요. ㅋㅋㅋㅋ

다림냥 2017-09-01 21:20   좋아요 0 | URL
ㅋㅋ 집이 털과 모래로 엉망일땐 확실히 심장병 생길 것 같긴 해요ㅋㅋ 이뇨석들 병주고 약주는것이 이러나 저러나 귀엽다는게 문제ㅋㅋ 요망한 냥이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