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이 사라진 민주주의
울리히 벡 지음, 정일준 옮김 / 새물결 / 2000년 8월
평점 :
품절


울리히 벡의 책들은 머리를 아프게 한다. 이유는 과거를 바탕으로 현재의 모습을 사실감있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현재의 모습을 제대로 본다는 것은 어렵다. 우선은 상업적인 이익을 위해서, 온갖 위험들을 과대 포장하고, 안전한 것처럼 꾸미는 거짓된 술수들에 중독되어 있기 때문이고, 10년을 넘게 정부의 주도아래 일관된 교육을 받는 것을 통해서 도무지 현재의 모습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시선은 그저 먹고 사는것에 고정하기를 원한다.

적이 사라진 민주주의의 내용은 천천히 읽어보면 2008년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경종을 알려주는 메세지가 상당히 많다. 자유의 아이들, 어설픈 평화주의, 환경 생태론등의 내용은 흥미롭다. 단순히 정치에 관심이 없는 젊은이들을 타박하는 기성세대들의 편견들, 위험사회에 살면서도 안전한것처럼 속이는 기업가들과 정치가들 이러한 내용들이 남북을 대치한 상황에서 신자유주의 맞이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상황을 보노라면,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현대인들의 큰 문제는 자신의 스스로가 자기 맥락을 구성하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엄청난 부담감이다. 이전에는 중세이전은 신화속의 신이, 중세시대에는 교회가, 자본주의를 들어선 절대왕정시대에는 절대 왕정이, 산업 자본주의가 들어선 시대에는 관료제로서의 정부가 역할을 했던 일들이, 이제는 각자 개인이 스스로의 삶의 맥을 형성해나가야한다는 부담을 짊어지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거대한 체제를 벗어나서는 살수 없으므로, 공동체를 함께 해야지만, 뿌리가 사라져버린 공동체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것인가도 의문만을 던져주고 있다.

울리히 벡의 책은 어떤 해법을 명확을 던져주는것 같지는 않다. 물론, 환경 생태론에 관련된 일련의 메세지를 던지기는 하지만, 이렇게 해야하다는 기치를 올리고 있는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하여  내 삶이 어떤 방향을 모색해야 하지를 생각하게 한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흥미로운 책이 되리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