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라, 한 끼도 안 먹은 것처럼
김명희 외 지음 / 디앤씨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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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여행, 마음 한 끼로 채우다



나는 여행을 선호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누군가의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생각하는 건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여행을 아예 다니지 않은 건 아니지만 성인이 되고 언젠가부터는 여행을 다니지 않았고, 몇 년 사이에 여행이라고 해도 손에 꼽아 한두 번?

이제 여행을 좀 다녀올까?라고 생각하면 일이 생기고, 마음이 지쳐서 갈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여행도 감정이 넉넉한 사람들이 원하고 다니는 거지 감정의 여유가 없는 사람한테는 사치인 것이다.

그래도 여행 유튜버나 책을 보면서 많은 감정을 공유 받을 수 있었고 직접 가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여행의 감정을 느껴볼 수는 있어서 좋았다.

가장 최근에 여행을 갈까 했는데 발가락이 부러지는 바람에 가질 못했다.

한 번 그렇게 몸 때문에 꺾이니까 이젠 또 귀찮아서 어딘가로 떠나게 되는 게 싫었다 그래도 뭔가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은 있어서

찾다 보니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여행하다, 한 끼도 안 먹은 것처럼'

책 표지와 내지가 특이했다 일반적인 인쇄가 아니라 실크스크린 방식으로 제작된 책인 것 같은데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어서 오히려 그게 더 손이 가기 쉽고 읽기 좋았던 것 같다 내용도 소소하고 소박하다.

여러 작가분들이 함께 집필한 책인 만큼 다양한 장소, 다양한 생각을 공유 받을 수 있다는 게 좋았다.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은 자신의 충만한 감정을 표현을 잘하는구나 부럽다 싶으면서도 나는 역시 저 정도까지 여행을 할 사람은 아니구나란 생각도 들었다.





 





다른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들도 좋았지만 많은 공감을 했던 건 바로 오도리 작가님의 나고야 여행에 대한 이야기

무엇보다 사람들의 이야기와 반응에 대한 것이 공감이 되었는데,

나는 사람들이 너무 시끌시끌한 장소보다는 조용하고 한적한 장소를 선호하는 편이라서

여행지도 번화가보다는 좀 조용한 곳을 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대마도나 대만에서도 조용한 장소들을 여행지로 꼽은 적이 있는데,

주위에서 하나같이 거기를 왜? 왜 굳이 거기를? 거기 볼 거 없어 이런 반응이 돌아왔다 거길 갈 거면 다른 곳을 가서 보는 게 좋다고 하면서

그 여행지에 대해서 본인들의 평가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나는 성격도 취향도 다르다는 걸 인정받지 못하는 기분이었다.

나는 여행을 한다면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서 잠시 잠깐 마음을 비우면서 쉬고 오고 싶은 마음인데

다른 사람들은 관광 명소를 다니며 사진을 찍고, 맛있는 걸 먹고, 즐기고 오는 것이 여행의 정답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

그래서 어느 정도 취향을 이해해 주면 좋으련만 아직까지 왜 우리는 일방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란 생각이 있었는데

오도리 작가님의 글에서 그 내용이 고스란히 적혀 있어서 와 진짜 공감... 하면서 봤던 것 같다.

거기다 나 홀로 다니는 여행에 대한 생각을 조금 더 확고하게 해주신 것 같은 느낌.

남들이 뭐라고 하든 내가 원하는 여행지로 여행을 떠나야지.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상상과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은 이런 여행기에 대한 책들을 읽는 가장 큰 이유인데

이 책도 역시 그런 부분에선 상당히 충실하게 채워준 것 같아서 좋았다.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전혀 다른 감정을 가진 일곱 작가분들의 일곱 빛 여행기

여행을 갈 여유가 없거나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을 품고 있는 사람들에게 꼭 한 번쯤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누군가는 훌쩍 여행을 떠나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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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전 시집 : 진달래꽃, 초혼 - 한글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시인
김소월 지음 / 스타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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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잊지 못할 마음, 시가 되다.



한국 근대 시의 상징이자. 사람의 감정을 섬세하고도 깊게 풀어낸 시인 김소월.

얼마 전부터 시를 읽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때 만난 게 김소월이었다.

어렸을 땐 시를 꽤 좋아해서 아끼던 시집도 들고 다니고 필사도 자주 했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시'라는 것이 뭔지 모르게 되어버렸던 것 같다.

점점 어렵고 낯설고 거리감이 생기는 기분이었고 그렇게 시간이 쌓이고 벽이 생겼던 것 같다.

내 마음속 어딘가엔 여전히 시를 향한 그리움이 있었는데 손이 쉽게 가지 않았다.



다른 책들은 어떻게든 읽는데 왜 시집은 이렇게도 다시 만나기가 쉽지 않았던 걸까?

그렇다고 시가 싫은 건 아니었는데도 참 이상하게도 마음이 그랬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시를 좋아했던 그때가 떠오르고 아쉽고 그립기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용기 내서 다시 시를 접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오랜만에 만난 김소월 시집을 손에 들었다.

좋은 시들을 많이 보긴 했지만 굳이 외울 생각이 없었는데도 나도 모르게 외우고 있던 시들이 있었다

윤동주의 '서시', 나태주의 '풀꽃' 그리고 김소월의 '진달래꽃'과 '초혼'

두 시가 모두 노래로도 너무나 유명한 시라서 외우지 못하는 사람들이 없겠지만,

누가 외우라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외운 걸 보면 그만큼 나도 그렇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울린 시들임은 분명하다

사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인은 바로 '원태연'

'사랑해요 당신이 나를 생각하지 않는 시간에도'라는 책을 중학교 때 처음 접하고 그때부터 제일 좋아하는 책으로 들고 다녔다

필사하고, 외우고, 그 책은 무조건 내 책장 1열 분명히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가지고 있었는데 이사를 하면서

어디로 사라졌는지 책이 보이지 않아서 조금 많이 속상했고 그때부터 시랑 더 멀어졌던 것 같다

사춘기의 소녀라서 그 당시에는 사랑에 관련된 시들이 그렇게 좋더니

나이 들면서는 사랑에 관련된 시도 좋지만, 뭔가 그리움과 외로움, 쓸쓸함에 관련된 시도 좋고

근대 시가 더 마음에 와닿는 건 어째 설까?


 



김소월의 시도 유명한 것만 알고 있었다는 게 정답인지라 이 책을 보면서 새로운 시들을 많이 알았다

마음에 와닿고, 쉽게 넘어갈 수 없는 여운이 남기는 그런 시들이 너무 많아서 하나를 꼽을 수가 없었다

김소월의 시는 강렬하진 않지만, 어느 날 갑자기 떠올라 마음을 울릴 것 같은 단어와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다.

짧은 문장 하나에 마음을 꾹꾹 눌러 담은 그런 시들

김소월의 시는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한다 그저 문장이 가진 힘으로 사람의 마음을 울린다

그 문장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얼마나 많은 과거의 이들이 이 시를 붙잡고 살아냈을지 상상하게 만든다

나는 그 시간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어쩐지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왜 민족 시인이라고 불리는지 잘 알게 된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김소월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한 번쯤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소월뿐만 아니라 윤동주, 백석, 정지용, 이상 등등 대표적인 시인들의 전 시집들이 시리즈처럼 나와 있어서

좋아하는 시인의 책을 골라서 소장해도 좋고, 전권을 소장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무척 선호하는 시인분들이라서 천천히 한 권씩 모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읽다 보면 이제 시에 대한 마음도 예전처럼 커질 수 있겠지

오랜만에 시집들이 있던 책장을 살펴봤다 손때 묻은 시집들이 한 권, 한 권 보일 때마다 마음이 뭉클했다

엄마한테서 물려받은 시집들이 참 많았다 엄마도 문학소녀였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다

시집 한 권으로 많은 생각과 추억을 되살릴 수 있었다

그리고 힘든 시간을 지나온 우리 민족의 마음을 한 번 더 떠올릴 수 있었다

자랑스러웠다 이런 문학인들이 존재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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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새의 일일 - 이 망할 게으름이 나를 구원할 거야
큐새 지음 / 비에이블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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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망할 게으름이 나를 구원할 거야 하는 이야기에 나의 게으름과 무기력도 조금 정당화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선택하게 된 책입니다

큐새님의 인스타툰을 사실 인스타에서 본 적은 없었어요 하지만 이번 책을 통해서 직접 가서 보게 되었는데 정말 재밌는 일상 이야기가 많은 것 같고

지금 진행 중인 이야기도 너무 재밌고 흥미로워서 매일매일 새로운 업데이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캐릭터조차도 너무 시크해 보이는 큐새 작가님, 생각해 보면 저 머리도, 옷도 너무 그리기 좋아서 저렇게 그리시는 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랑 나이가 엇 비슷하신 것 같고 행동도 묘하게 닮은 게으름이 있어서 너무 귀여우신 느낌이었어요

근데 작가님은 자신이 게으르다고 외치고 계신데 제가 볼 땐 삶의 방식이 다른 거고 다른 식으로 열심히 사는 거지 진짜 게으른 건 아닌 것처럼 보였지만....

아 물론 가끔은 대단한 게으름이신걸? 하는 기분도 들긴 했지만요 육아까지 병행하면서 저렇게 일을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나름 자신의 방법대로 잘 하고 계신 거 아닌가? 란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만약 작가님처럼 게으름을 동반하지 않는다면 정말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말라버리지 않았을까요?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말이에요 무언가 자신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들이라면 지쳐서 말라버렸을 거예요 모든 감정이

제가 그렇게 무기력함을 몇 번 겪어 봐서 그런 것 같기는 하지만요


게으름보다 기상천외한 일상 이야기도 많아서 오히려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생각도 못 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이 너무 웃기더라고요 특히나 충격받았던 컷은 바로 지하철의 사건, 저 부분은 저도 보다가 헐!! 하고 입틀막을 해버렸다는 후문입니다

곧 죽을 사람이 앉는 것보다 더 오래 살 사람이 앉아야지!!라는 저 말이 너무 충격적이다 못해 믿기질 않아서

작가님이 곧 죽을 것처럼 힘들어 보이니까 앉아야 한다는 말을 내가 잘못 읽은 건가라는 자기 최면을 걸고 다시 봤는데도 제가 본 게 맞더라고요

저걸 지하철 그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했던 아저씨는 아저씨 딴에 악의적이진 않아 보였지만 너무 대단했어요 좋은 분이라고 해야 할지 나쁜 분이라고 해야 할지...?

그래도 잘 넘어가서 다행이었다고 봅니다 저런 일상이 있어야 일상툰 작가가 될 수 있는 건가?란 생각도 해보았어요

그런 걸로 따지면 저는 정말 이상하게 다치는 경우는 있지만, 재미있는 상황은 잘 없는 것 같기도 하고요

저런 일상을 경험하는 것도 재능이라고 불러야 하는 걸까요? 작가님에겐 더 많은 숨겨진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서 앞으로가 기대가 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수림이 덕분에 얻은 것도 많았어요 아이의 시선은 늘 어른들을 놀라게 만듭니다..

수림이가 작은 것의 소중함을 너무나 잘 알고 모든 것에 공감을 할 줄 아는 아이가 된 것은 아마도 좋은 엄마와 아빠의 아래에서 자라고 있기 때문이겠죠

누군가에겐 미안함을, 부러움을 많은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순간순간이 나와서 웃다가도 멈추고 생각을 하고많은 것을 반복했던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너무 유쾌하고 재미있게 그리고 나름 큰 생각 없이 읽을 수 있던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물론 아예 생각을 안 할 수는 없는 부분들도 있는데 대부분이 진짜 즐거운 일상툰이라서 누구든 유쾌하게 읽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삶에 지쳐서 글 읽는 게 힘드신 분들이라면 즐겁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일상툰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결과적으로 게으름의 합리화는 하지 못했어요!

다만 작가님처럼 자신의 일상에 당당하고, 유연하게 행동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이야기 많이 듣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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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가끔 울었다 (5만 부 기념 눈물 에디션)
투에고 지음 / 로즈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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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위로 형식의 글들이 많이 담긴 에세이를 많이 접하면서도 자주 피하는 이유는 솔직히 말해서

위로하는 말은 어느 책이나 다 비슷하고 진부하다고 느끼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런 책들을 찾는다는 것은 그 뻔하고도, 당연한 말이라도 필요할 만큼 지치고 몰려 있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도 괜찮은 듯 보였지만 또 다시금 바닥으로 침몰하고 있어서 위로가 필요했던 것 같아요.

예전엔 누군가 나를 단 한 명쯤은 진심으로 위로해 줄 사람이 있겠지, 내 마음을 공감할 사람들이 있겠지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외로움과 아픔을 가지고 슬픔 겪는 사람들도조차도 서로의 마음을 공감하진 못하더라고요. 서로 상황이 닮은 듯 달랐기 때문에요.

가족들도 끝까지 위로해 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남들보다 더 빠르게 포기하게 되는 게 가족들의 공감이더라고요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은 오히려 저의 이런 감정 굴레를 더 많이 지켜보면서도 이해하지 못하고 더 빨리 지쳐갔습니다.

근데 정작 저는 한 번도 가족들이 제 감정을 공감한다고 느낀 적이 없고 이해하는 척하고 자신들처럼 행동하기를 강요했다고 느낀 적이 많아요.

쉽게 말해서 저는 지극히 I 이자 F였고, 가족들은 E 이자 T였거든요 삶을 살아가고 이해하는 방법도 방식도 달라서 가족들의 허들을 맞추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물론 많이 내려주었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저는 따라가기가 벅차고 힘든 게 많았거든요

차라리 멀리 있는 사람들은 이해하는 척이라도 하고, 가면을 쓰고 말해도 직접 볼 수가 없어서 한동안 잘 모르기라도 하지만,

매일 만나는 가족들은 그 시선과 표정에서 모든 게 느껴지기 때문에 더욱 그랬습니다

그리고 가족들도 이제 다 나 때문에 지쳐서 나를 이해해 줄 마음이 없구나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부터는 모든 기대를 접어놓고 행동하니까

저 역시도 거짓된 행동을 보이게 됩니다 힘들지 않은 척, 아닌 척, 어차피 들어주지도 않을 거니까 말이죠.

나를 이해해 준다고 믿었던 사람은 결국 나보다 자기가 더 중요했기에 자기의 힘든 부분만을 내세우고,

나는 또 그것만 공감해 주고 그 사람에게는 나의 힘든 부분을 말하지 못하고, 그저 나는 남의 힘듦을 껴안고 갑니다.

내가 힘들기 때문에 남이 힘들다는 걸 너무 잘 알아서 그 사람의 힘듦은 진심으로 도와주고 싶었거든요

물론 상호 간에 함께 주고받으면 좋았겠지만 대부분은 일방적으로 저만 위로하고, 힘듦을 나눠 들게 되더라고요

말을 하지 않은 제가 어리석다고 느낄지 모르겠지만 안 해본 것은 아니었지만

제가 제 힘듦을 말했을 때 상대방들은 대체적으로 아 그래-하고 불편한 기색을 많이 보이니까 말을 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고,

말을 하지 말자고 느꼈기 때문이에요 저는 그 사람들이 소중했는데 그 사람들은 그저 스치는 인연이어서 그랬겠죠

그렇게 조용한 무기력과 포기가 쌓여가는 와중에 사람들은 언제까지 슬퍼할 거야? 언제까지 힘들 건데? 네가 스스로 극복해야지라는 말을 반복합니다.

저는 아직도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오히려 힘든 감정이 더 쌓여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이미 극복할 시간이 지났다고 생각하죠.

결국 힘들지만 아닌 척 억지로 버티고 일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그게 또 쌓이고 쌓여서 힘들어서 무너지면 또 나약하다는 말을 들어야 하고요

그래서 책 속으로 도피합니다. 이런 에세이들은 결코 그런 말을 하지 않으니까요

제가 완벽하게 준비가 될 때까지 뻔한 말로라도 진심을 담은 것처럼 그 자리에서 처음과 같이 위로를 해주고 있으니까 차라리 그게 더 낫더라고요.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이야기들은 누구나 그렇듯 역시 저의 상황을 대변하는 듯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이 사회에 저와 같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으면 이 책은 벌써 5만 부 이상 팔려서 스페셜 에디션까지 나오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나'를 깎아내어 만든 관계는 나의 살을 계속해서 내어주어야만 유지할 수 있는 것임을,

이 문장을 읽고 참 쓰게 웃었습니다. 이런 관계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내가 끊으면 바로 끊어진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그래서 그 한계에 부딪히고도 그렇게 관계가 끊어지는 것이 무서워서 끊지 못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저의 바보 같음에 실소가 지어졌던 것이죠

왜 매번 이렇게 알면서도 끊지 못하는 것일까요? 이 또한 병일 겁니다.


 


사람들은 매번 욕을 합니다. 제가 하는 모든 것에 이유 없이 욕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새삼 깨닫고 있는 요즘인데요

도대체 궁금하더라고요 내가 왜 이것에 몰두하는지, 내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왜 그렇게 쉽게 말을 꺼낼까요?

어차피 그들은 제가 알려줘도 아니면 말고라는 입장으로 또 다른 이유로 욕할 거리를 찾아갈 사람들이겠죠.

무언가를 잊기 위해서, 그것을 잊을 만큼 몰두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것.

이 말이 제 심정을 너무 크게 대변해서 한참을 이 문장만 읽고 또 읽었다 페이지를 떠날 수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을 이 책은 이해하고 있구나 이 문장만큼은 이해를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떠나기가 아쉬웠어요.

아마도 마지막 장까지 지난 뒤 이 문장으로 돌아간 제 책갈피는 이 문장에서 한참을 벗어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위로를 받고 싶었고, 책을 읽으면서 제 상황과 공감되는 이야기들을 보면서 울어 보고 싶기도 했는데 눈물은 나지 않더라고요

요즘 이상하게 감정이 메말라 버린 듯한 느낌이 나는데 이게 다 무기력 때문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모든 게 무덤덤하고 무기력해져요 그만큼 부정적인 워딩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물론 욕설은 아니지만요

눈물을 흘릴 방법은 알고 있지만 그건 너무나 소중한 존재를 떠올리는 일이라서 그냥 울고 싶다고 막 떠올리고 이용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아마 자연스럽게 다시 눈물을 글썽거릴 시간이 조만간 오겠죠 그렇게 생각하고 마음을 비워봅니다.

어른도 울 수 있고 괜찮지 않은 척할 수도 있습니다.

위로받기 어려운 이 세상에서 누군가 나를 위로해 주길 바라지 말고 스스로 위로의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아마도 그런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무심코 울고 싶고, 위로받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하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두서 없지만 진심을 담은 이야기를 적어보고 싶었습니다. 오늘은 비교적 행복한 하루였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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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엔딩
이윤주 지음, 산호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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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가진 친구는 왜 불량품이 되었는가?



최근엔 청소년 소설도 꽤 자주 읽게 되는 것 같은데요 오늘은 고래가 숨 쉬는 도서관이라는 곳에서 나온 이윤주 작가님의 '나비 엔딩'을 가지고 왔습니다

사실 표지에 그림이 제가 너무 좋아하는 산호 작가님의 그림이라서 눈길이 가게 된 작품인데요.

살펴보니까 주제 자체가 너무 흥미롭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읽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인공지능이나 AI에 대한 주제를 가진 소설에 흥미를 많이 가지고 있거든요.

저도 예전엔 내 모든 것을 이해해 주는 존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내 마음을 잘 이해해 주고, 위로해 주며, 내 선택을 존중해 주는 그런 맹목적인 내 편이요.

이윤주 작가님의 나비 엔딩은 바로 그런 바람에서 시작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의 외로움과 욕망 속에서 만들어진 '벗'이라는 이름의 로봇들..

처음엔 사람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그 로봇들에게 마음을 열고, 친구처럼 지내기도 했지만,

정작 그들이 진짜 '생각'을 하고 '결정'을 하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그들을 배척하기 시작합니다.

인간은 애초에 친구를 원했던 게 아닙니다. 그저 늘 내 편에 서 주고, 내 감정을 맞춰주는 감정의 노예를 원했던 것이겠죠

말하자면 그저 장난감보다 조금 더 진화된 존재로,

감정과 성장은 있어도 좋지만, 내 통제에서 벗어나지 않는 적당한 '놀이감' 말입니다.



결국 '벗'이 처음 생각했던 틀에서 조금 벗어나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벗을 '불량품'이라고 부르고 '나비'라는 이름으로 바꾸며

위험한 존재로 규정하고 배척해버립니다. 이쯤 되면 묻고 싶기도 합니다. 당신들은 진정 발전을 원하긴 했던 것인가 하고요.

이럴 거면 차라리 발전도, 그런 생각도 하지 않았으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빠르게 진화하는 로봇 기술은 손에 쥐고 싶어 하면서도,

정작 그 결과가 인간의 통제 밖으로 벗어날까 봐 두려워하는 모습은 너무나 이기적이었습니다.

결국 그들은 인간과 닮아갈수록 '틀린 존재'가 되어버렸죠.



나비 엔딩은 이윤주 작가님의 전작인 Feel(필)의 배경 동일하지만, 그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사실 전작의 내용을 생각해 본다면, 사람들이 이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영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된 이유가 어쩌면 사람들의 핍박에서 시작된 건 아닐까요?

평화롭게 진화되고 공존할 수 있었던 세상을 결국 무언가에 의해 한 집단이 지배될 수밖에 없게 만든다면,

그것은 언제나 힘이 없는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결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종종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책에서 그것이 조금 엿보였다고 할까요?

제가 봤을 때 그들은 단지 자신들의 정체성과 미래를 찾고 싶었을 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나비들이 사람을 다치게 한다는 건 좀 문제가 크지만 말이죠 그들을 그렇게까지 몰고 간 건 무엇일까요?

살아 있는 '존재'로써 아주 당연하게 가지게 되는 생각일 뿐이 있을 테도 로봇이란 이유로 배척당하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청소년 소설이기 때문에 이야기 자체는 어렵지 않았고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분량도 많지 않고요,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질문은 결코 가볍지는 않습니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들이 읽기에도 충분히 묵직한 주제를 담고 있고, 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벗은 여러분의 연인이자 친구이며 가족입니다.'라는 문구와

'벗이 나비가 되었다면 교환이나 환불이 가능하니 즉시 신고해 주세요'라는 양면적인 문구를 다시 보게 됩니다.

애초에 '벗'은 우리의 연인이자, 친구이며, 가족일 수가 없던 존재였을 텐데 사람들의 가면은 어디까지 일까요?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발전하는 현대 사회 역시 똑같이 굴러가진 않았으면 합니다.

기술의 발전만큼이나 모든 걸 받아들이며, 함께 공존할 준비도 했으면 해요.

언젠가 아주 언젠가는 그런 시대가 되는 것을 우리의 눈으로 목도하게 될지 모르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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