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엔딩
이윤주 지음, 산호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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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감정을 가진 친구는 왜 불량품이 되었는가?



최근엔 청소년 소설도 꽤 자주 읽게 되는 것 같은데요 오늘은 고래가 숨 쉬는 도서관이라는 곳에서 나온 이윤주 작가님의 '나비 엔딩'을 가지고 왔습니다

사실 표지에 그림이 제가 너무 좋아하는 산호 작가님의 그림이라서 눈길이 가게 된 작품인데요.

살펴보니까 주제 자체가 너무 흥미롭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읽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인공지능이나 AI에 대한 주제를 가진 소설에 흥미를 많이 가지고 있거든요.

저도 예전엔 내 모든 것을 이해해 주는 존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내 마음을 잘 이해해 주고, 위로해 주며, 내 선택을 존중해 주는 그런 맹목적인 내 편이요.

이윤주 작가님의 나비 엔딩은 바로 그런 바람에서 시작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의 외로움과 욕망 속에서 만들어진 '벗'이라는 이름의 로봇들..

처음엔 사람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그 로봇들에게 마음을 열고, 친구처럼 지내기도 했지만,

정작 그들이 진짜 '생각'을 하고 '결정'을 하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그들을 배척하기 시작합니다.

인간은 애초에 친구를 원했던 게 아닙니다. 그저 늘 내 편에 서 주고, 내 감정을 맞춰주는 감정의 노예를 원했던 것이겠죠

말하자면 그저 장난감보다 조금 더 진화된 존재로,

감정과 성장은 있어도 좋지만, 내 통제에서 벗어나지 않는 적당한 '놀이감' 말입니다.



결국 '벗'이 처음 생각했던 틀에서 조금 벗어나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벗을 '불량품'이라고 부르고 '나비'라는 이름으로 바꾸며

위험한 존재로 규정하고 배척해버립니다. 이쯤 되면 묻고 싶기도 합니다. 당신들은 진정 발전을 원하긴 했던 것인가 하고요.

이럴 거면 차라리 발전도, 그런 생각도 하지 않았으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빠르게 진화하는 로봇 기술은 손에 쥐고 싶어 하면서도,

정작 그 결과가 인간의 통제 밖으로 벗어날까 봐 두려워하는 모습은 너무나 이기적이었습니다.

결국 그들은 인간과 닮아갈수록 '틀린 존재'가 되어버렸죠.



나비 엔딩은 이윤주 작가님의 전작인 Feel(필)의 배경 동일하지만, 그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사실 전작의 내용을 생각해 본다면, 사람들이 이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영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된 이유가 어쩌면 사람들의 핍박에서 시작된 건 아닐까요?

평화롭게 진화되고 공존할 수 있었던 세상을 결국 무언가에 의해 한 집단이 지배될 수밖에 없게 만든다면,

그것은 언제나 힘이 없는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결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종종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책에서 그것이 조금 엿보였다고 할까요?

제가 봤을 때 그들은 단지 자신들의 정체성과 미래를 찾고 싶었을 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나비들이 사람을 다치게 한다는 건 좀 문제가 크지만 말이죠 그들을 그렇게까지 몰고 간 건 무엇일까요?

살아 있는 '존재'로써 아주 당연하게 가지게 되는 생각일 뿐이 있을 테도 로봇이란 이유로 배척당하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청소년 소설이기 때문에 이야기 자체는 어렵지 않았고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분량도 많지 않고요,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질문은 결코 가볍지는 않습니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들이 읽기에도 충분히 묵직한 주제를 담고 있고, 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벗은 여러분의 연인이자 친구이며 가족입니다.'라는 문구와

'벗이 나비가 되었다면 교환이나 환불이 가능하니 즉시 신고해 주세요'라는 양면적인 문구를 다시 보게 됩니다.

애초에 '벗'은 우리의 연인이자, 친구이며, 가족일 수가 없던 존재였을 텐데 사람들의 가면은 어디까지 일까요?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발전하는 현대 사회 역시 똑같이 굴러가진 않았으면 합니다.

기술의 발전만큼이나 모든 걸 받아들이며, 함께 공존할 준비도 했으면 해요.

언젠가 아주 언젠가는 그런 시대가 되는 것을 우리의 눈으로 목도하게 될지 모르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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