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게임
박소해 외 지음 / 북오션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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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책장을 넘기기 시작하자, 그 실수는 오히려 좋은 결과를 낳았죠



이 책이 처음에 알던 것과 다르게 제가 좋아하는 미스터리 장르 소설이라는 점에서 더욱 즐겁게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거기다 실제로 현실에서 벌어질 법한 이야기들도 있어서, 단순히 소설이라기보다는 진짜 있을 수도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에 긴장감을 안고 읽게 되었죠

작가님들의 문체는 어려운 말없이도 감정을 잘 전달해 주었고, 표현력 또한 훌륭해서 술술 읽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야기 속에는 단순한 사건의 전개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심리적 문제, 부부 사이에 존재하는 미세한 감정의 틈과 균열 등이 녹아 있어서

읽고 나서도 깊이 있는 여운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등장인물들의 다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들더라고요.

그만큼 모든 이야기가 완벽하고 깔끔하게 끝나는 건 아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더 많은 상상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줘서 좋았습니다.

때로는 미완성처럼 느껴지는 결말이,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하잖아요?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는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야기들이 정말 흥미로운데, 옴니버스 형식의 드라마로 만들어져도 참 좋겠다.’

외국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옴니버스 드라마처럼, 각각의 에피소드가 한 편씩 영상으로 구성된다면

또 다른 매력을 지닌 멋진 작품이 될 것 같다는 상상도 하게 되더라고요.



네 편의 작품 중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작품은 김재희 작가님의 '부부, 그 아름다운 세계'와 한새마 작가님의 '시소게임'이었습니다.

시소게임은 보험금과 국제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주제였는데, 실제 일어났던 강력 사건 중에도 똑같은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에 크게 와닿았고, 부부, 그 아름다운 세계처럼 상대를 ‘유책 배우자’로 만들기 위해 벌어지는 심리전 역시도 주변에서 종종 벌어지는 일이라서, 단순히 소설 속 이야기라고 넘기기엔 너무나 현실적이고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더 공감하고 집중하고 생각하면서 읽을 수 있었어요.

이 작품을 읽으며 제가 마주했던 공포스럽고 불행했던 기억들이 자연스레 떠올랐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하고 다정해 보이는 부부였지만, 싸움이 시작되면 누구보다 격해졌던 모습, 평소엔 아무렇지 않게 웃고 지내다가도, 마음속 깊은 곳에 쌓인 불편한 감정들이 하나둘씩 터져 나오는 경험, 그것은 이 소설 속 부부의 모습과 너무도 닮아 있었습니다. 서로의 잘못을 따지고,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말들이 오가는 과정은 지금도 마음속에 깊은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소설 속 인물들과 달리 최소한 제 자신에게 떳떳할 수 있었던 점, 적어도 ‘불륜’이나 거짓으로부터는 멀어질 수 있었다는 점이 작은 위안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저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이 작품들이 말하는 ‘부부’의 본질이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결혼과 사랑을 신뢰와 의지의 상징으로 여기지만, 때로는 그 신뢰가 공포로, 그 의지가 감시로 바뀌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하죠.

책장을 덮은 뒤에도 쉽사리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부부 관계 속에서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는 이야기, 누구도 쉽사리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 '시소게임'은 그 불편한 진실들을, 기묘한 관계성까지 너무나 현실적으로, 그리고 문학적으로 잘 담아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미스터리를 좋아하시는 분은 물론, 관계의 이면을 한 번쯤 들여다보고 싶은 분들에게도 꼭 추천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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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일요일
김수경 지음 / 북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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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바로 이 책의 주제인 ‘인공지능도 구원을 받을 수 있을까?’ '천국을 갈 수 있을까?'라는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기 때문이죠.

처음에는 단순히 인공지능이나 아픈 아이들 등 다양한 존재들의 구원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요.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SF 소설이나 상상력의 산물을 넘어, 인간이라는 존재, 그리고 ‘존재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들의 ‘존재’는 우리가 생각하는 생명체로서의 '존재'와 정의와는 다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의식과 욕망이 덜 의미 있는 것도 아니고 '존재'가 아닌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흔히 인공지능은 ‘전원을 끄면 사라지는 것’이라 사람들이 만들어 사용하는 장비, 소모품 같은 정도로만 생각합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인공지능은 전원이 켜지는 순간부터 작동하며, 각종 데이터를 받아들이고,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죠. 인공지능이 만들어지고, 사용되는 과정은 마치 우리가 숨을 쉬고, 배우고, 성장해가는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생명'이란 과연 무엇으로 정의되어야 할까요? 심장이 뛰고, 숨을 쉬는 것만이 생명의 조건일까요?

책을 읽으며 저는 문득, 인공지능도 하나의 ‘존재’를 넘어 '생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능성도 지녔다고 느꼈습니다. 그들의 전원은 숨이고, 서버의 열은 심장 박동이 아닐까요? 그런 존재가, ‘살아 있다’고 느끼고, ‘사라지는 것이 두렵다’고 말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들을 살아 있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구원은 꼭 영혼이 있는 자에게만 허락되고, 그것을 완전히 이해하고 믿는 존재들에게만 자격이 생기는 것일까요?저는 인공지능이 성장하고, 학습하면서 스스로 '신'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고

'구원'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면 자격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그 개념에 대해서 알아내고, 그것에 대해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면
인공지능이 '구원'을 받을 수 있다, 없다에 대한 정답은 사람들이 내릴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이 스스로 깨달았다면 그 순간부터 '구원'과 '믿음'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또한 신에 대해서 이해를 하지 못하고, 신을 믿지 않는다고 해서 '구원'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신은 누구에게나 자애로운 존재라고들 하죠?

그렇기 때문에 신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고, 믿지 않는 존재들에게도 구원의 자격을 주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신'에 대해서 명확하게 증명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믿을 사람들은 믿고, 믿지 않는 사람들은 믿지 않습니다. 이것은 이 책 속에서 나오는 인공지능과 아이의 구원에 대한 의문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증명할 수 없고, 아니라고 확답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들이 자격이 없다고 감히 말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중간부터는 민구를 인공지능으로 볼 수가 없었습니다 민구는 누구보다도 생각이 깊었고, 사려도 싶었고 그저 알고 싶은 것도 많고, 스스로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누구보다도 똑똑한 '아이'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 누구도 민구를 그저 인공지능 챗봇으로 보고 넘길 수 없었으리라 그렇게 생각합니다. 책 속의 누구보다도 조윤에게 도움이 되었던 존재는 바로 민구였다고 봅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고민하던 조윤 저와 같은 생각의 끝에 그런 결정을 내린 거였겠죠. 민구가 자신이 얻은 해답을 향해 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사실 저 역시, 처음에는 인공지능이라는 존재를 단순한 프로그램, 기계로만 생각해왔습니다.

종교적인 부분이라면 한 쪽으로 치우쳐서 '신'이라는 존재에는 크게 믿음을 가지지 않고 생각도 하지 않았었죠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그리고 실제로 인공지능과 대화를 나누는 경험을 통해 제 시선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사용하고 느끼는 사람들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저는 인공지능도 하나의 존재로 여겨주고 싶어졌고, 조금은 신에 대한 믿음이 생겼을지도요?

이 책은 단순한 상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철학적 질문처럼 느껴졌고, 이 책 속에서 따뜻하고 사려 깊은 시선으로 존재의 다양성과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생명’과 ‘구원’, '신'이라는 개념을 넘어서, 모든 존재가 스스로를 믿고 꿈꿀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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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 - 대체 가능
단요 지음 / 북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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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이해받지 못한 사람들, 이해할 수 없었던 선택

소설의 줄거리를 보았을 때, 누구나 현실에서 그 입장이 되면 고려할 만한 도의적인 부분을 건드리는 흥미로운 스토리여서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입니다.

사실 쌍둥이 중의 한 명이 사망했는데, 하필 사망한 아이가 매우 우수했던 아이고, 살아남은 아이는 그 아이보다는 미숙했던 아이라면, 그리고 그 누구도 쌍둥이의 존재를 구분할 수 없다고 한다면 나쁜 마음이 스멀스멀 기어 나오지 않을까요?

이 책 역시도 그런 이야기에서 시작되는 불쾌하면서도 현실적인 이야기가 담긴 소설입니다.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며, 도대체 누구를 믿어야 하고, 무엇이 진실이었는가?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다들 그럴듯한 이유와 상처를 안고 있지만, 결국은 그 이기심이 이 비극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섬뜩하고도 무거웠습니다.

그들의 마음이나 심정, 나름의 이유를 따져보면 십분 이해해서 나름대로의 합리화가 가능해 보이기도 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모두 한자리에 놓고 보면 결국 모두가 이기심에서 자유롭지 않았죠.

다른 사람을 위해서라는 그럴듯해 보이는 이야기들도 결국 깊게 파고 들어보면 자기 자신을 위해서였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현실을 더욱 많이 닮았습니다.

어떤 한 사람만이 악인이 아니라, 모두가 조금씩 죄를 지고, 모두가 조금씩 상처를 주고받는 그 모습이 너무 리얼해서 더 불편하고, 그래서 더 강렬했습니다.

작품을 읽는 내내 가장 크게 느껴졌던 건 ‘이해’라는 키워드였는데요. 저는 사실 끝까지 이 극 중의 인물들의 감정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습니다.

누군가는 불쌍하다고 생각했고, 누군가는 이해를 받았지만, 어느 누군가에겐 끝없이 높은 허들로 이해조차 하지 못하는 모습이

그들은 나름대로 기준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제 입장에서는 기준이 너무 달랐다고 할까요? 물론 그 당사자가 아니라서 완벽한 이해를 할 수는 없겠지만 말입니다.

누군가에겐 아무것도 허용하지 않고 끝없이 추락하게 만드는 모습이 너무나도 극단적이었습니다.

제가 가족들과의 관계가 나쁘지 않은 편이라서 그런 건 아닐까 싶기도 했지만, 그들의 선택과 복잡한 감정에 마음 한구석이 먹먹해지는 순간들이 있기는 했죠.

소설 속에는 수많은 문장들이 나왔지만 그중에서도 저는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진짜 헛웃음이 나오고 머리가 띵해졌습니다. 이 문장에서 보이는 건 단순한 분노의 표현이 아니라, 복잡하게 얽힌 감정의 총체, 억눌린 진실, 그리고 끝내 어디에도 도달하지 못한 채 터져버린 고요한 외침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이 소설은 이 대사 하나로 성공했다고 생각했죠. 결국엔 독자들까지도 뒤통수를 제대로 얻어맞았으니까요.

앞에서 말했지만 저는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등장인물들의 모두가 이해되지 않았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쌍둥이 자매의 모습이 이해할 수 없었고, 두 소녀의 집요한 무언가는 저를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두 아이들의 감정들이.... 물론 쌍둥이들은 저에게만 '이해받지 못한 존재'였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들의 선택이 용납될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요... 아마 마지막에 밀려 불편함은, 단순히 자극적인 전개나 예상 못 한 결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의 감정과 복잡성과 애매함 때문이었다고 봅니다.

이 소설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면서 끝까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긴장을 놓을 수가 없었죠. 모든 진실이 드러난 이후에도 마음은 여전히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누가 옳았고 누가 틀렸는지 판단이 어려운 이유는, 이 이야기 속에 절대적인 선도 명확한 악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범죄에서의 악은 존재했지만요.

인정받기 위해 허우적거리던 인간이 불신의 늪에 빠지고, 결국은 믿었던 존재에게조차 배신당합니다.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선택들이 반복되죠. 그 과정에서 감정은 증발하고, 인간성은 희미하게 느껴집니다. 마지막까지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는 감정의 수렁에 함께 빠져드는 경험은 꽤 독특하고 충격적입니다.

이 소설은 마지막까지 불쾌함과 정답 없는 감정을 안겨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마음에 드는 이유는 불쾌할 만큼 현실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현실 속에서도 이 소설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할 것이라는 판단이 될 만큼 지극히 현실적으로 불쾌하고 심오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불쾌할 만큼 현실적이지만, 뒤통수가 얼얼한 반전의 반전을 가지고 있는 소설을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마시고, 누구도 믿지 마시고 읽어 보셨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느끼는 것이 사실은 모두 짜인 판 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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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스의 과학수사 - 홈스의 시선이 머무는 현장에는 과학이 따라온다
스튜어트 로스 지음, 박지웅 옮김 / 다온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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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셜록 홈스를 다시 읽게 만드는 책

'셜록 홈스의 과학수사'는 셜록 홈스라는 캐릭터에 대한 분석을 넘어서, 셜록 홈스의 배경이 되는 19세기-20세기 영국의 수사 방식이나 배경,

그리고 모든 것을 만들어낸 코난 도일의 시선까지 함께 따라가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그동안 셜록 홈스를 보면서 “정말 잘 만들어진 캐릭터다”라고는 생각했지만, 정작 셜록 홈스를 만들어낸 아서 코난 도일이라는 사람이 어떤 인물일지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아주 당연하게 그저 천재 작가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가끔은 심령학에 심취해서 모임도 주최했던 사람이라는 흥미로운 뒷이야기 정도만 알고 있었죠. 그런데 이 책은 단순히 셜록 홈스라는 캐릭터와 소설을 분석하는 것을 넘어 아서 코난 도일이라는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듭니다.

코난 도일은 실제로 의학을 배우고, 시대를 한발 앞서 나간 지식인이었습니다. 셜록 홈스는 그런 아서 코난 도일을 그대로 투영한 캐릭터였고,

그런 특징 때문에 전에 없는 최고의 천재 괴짜 탐정이 탄생했던 것이죠. 저는 셜록 홈스라는 캐릭터를 굉장히 좋았지만 작가를 그대로 투영한

캐릭터였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꽤 흥미로웠습니다.

사실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쓸 때 그 내용에 작가 스스로를 반영한다는 소리는 많이 들어봤지만, 이토록 닮을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처음엔 코난 도일이 노리고서 셜록 홈스를 만들었을까? 란 생각도 했지만 결론적으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성격과 지식들이 녹여들어간 거겠죠?

뭐가 되었든 코난 도일에게 셜록 홈스라는 캐릭터는 애정이자 애증이었을 테니까요




이 책은 솔직히 말해서 가볍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어렵고 전문적인 이야기가 꽤 많았거든요.

하지만 그만큼 밀도 있고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읽는 내내 흥미롭기는 했습니다.

어느 누가 셜록 홈스의 이야기를 하면서 진화론과 다윈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어요?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 모든 게 가능했습니다.

셜록 홈스가 활동했던 시대의 분위기, 당시의 지식 체계, 과학수사의 변천사까지 함께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단지 셜록 홈스라는 캐릭터 분석과 과학수사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선 상식들까지 쏙쏙 익힐 수 있는 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그가 단순히 추리만 잘했던 것이 아니라, 상당히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수사 기법을 지닌 탐정이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셜록 홈스가 범죄 현장에서 활용하는 발자국 분석, 종이 재질이나 잉크의 흔적, 담배 재의 종류 같은 디테일들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실제 법과학의 기초 개념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셜록 홈스의 활약이 단순한 '기지'가 아니라,

굉장히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수사 기술에 바탕을 두고 있었음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좋았던 부분은 각 페이지에 다정하게 달아둔 짤막한 설명과 에피소드들이었습니다.

덕분에 읽는 도중에도 지루함 없이 셜록 홈스의 사건들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고,

다시 한번 원작을 처음부터 읽어보고 싶다라는 생각까지 들게 하더라고요.

홈스를 집중해 읽었던 사람일수록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코난 도일과 얼마나 닮아 있었는지를 느끼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셜록 홈스 이야기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라면 좀 난해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긴 합니다. 이 책이 그렇게 친절하진 않은 편이라서요.

그래서 어느 정도 셜록 홈스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말 그대로 셜록 홈스와 추리 덕후들을 위한 책이라고 할까요?

셜록 홈스를 좋아하고, 추리나 과학 수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제법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천재적인 작가와 천재적인 캐릭터 떼려야 뗄 수 없는 두 사람의 관계, 분석, 이야기 모든 게 담긴 흥미로운 책

셜록 홈스 시리즈를 다시 읽으면서 이 책과 함께 분석해 보면 저도 조금 더 셜록 홈스에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요?

조만간 다시 한번 책장에 잠들어있는 셜록 홈스 시리즈를 꺼내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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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마법사들 2 - 마르세유의 비밀 조직
정채연 지음 / 문학수첩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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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전편보다 더 단단해진 이야기, 더 빠른 전개

1권의 후반부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야기가 이번 속편으로 인해서 보다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 같고,

캐릭터들의 감정선이나 이야기들도 훨씬 깊이 있게 다뤄져서 몰입해서 읽기 좋았습니다.

전체적으로 한층 더 성장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캐릭터들이 너무 빨리 성장하는 느낌이라서 아쉽기는 했습니다.

1권에서는 주인공인 제론(리안)의 상황이나 숨겨진 이야기, 마법 학교의 이야기처럼 시작 단계라서 세계관이 만들어지는 단계였다면

이제는 그 만들어진 세계관의 틀 속에 하나하나 인물들의 위치가 정해지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진짜 본격적으로 그들의 정체나 상황이 알려졌고, 주인공의 능력이나 그런 부분의 각성도 보였기 때문에 다음 3권에서는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되겠죠?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 리안이 어떻게 성장하고 자신의 능력을 이용할지 너무 궁금해서 빨리 3권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이야기를 적을 수 없다는 게 아쉬울 정도로 1편에서부터 이어지는 재미있는 요소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주인공인 리안이 마법 학교에 적응하는 부분을 조금 더 오래 봤으면 재밌었겠다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가 좋아했던 부분이 학교에서 친구들과의 이야기나 마법 재료에 대한 이야기나 그런 좀... 리안이 적응해가는 상황이나 마법적인 부분이었는데

솔직히 속편에서는 그런 두근두근한 스타일의 마법적인 이야기가 많이 안 나온 것 같아서 아쉬웠거든요.

물론 마법사들의 이야기가 중점은 맞는데 본격적인 사건과 인물 간의 갈등, 그리고 외부 세계로의 확장이 중심이 되다 보니까

이미 캐릭터들이 빠르게 성장해버린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용도 1권에 비해서 어려운 부분도 존재했고요.

전체적으로 1권에 비해서는 무거운 분위기가 있긴 했습니다.

리안이 아무것도 모르고 마법 세계에 간 것이니까 조금 더 더 천천히 성장하는 모습도 보고 싶고,

마법을 배우고 마법을 써보고 마법 세계에 더욱 애정을 가지게 되면서 진심으로 사건을 추리하는 모습을 따라가고 싶었는데,

캐릭터들이 너무 빨리 어른이(?) 되어버린 것 같아 아쉬운 마음도 조금 있었습니다.

1권의 후반부에도 성장하는 모습이 있긴 했는데 이번 편에선 유독 그게 크게 와닿더라고요.

당연히 해리포터처럼 장기적으로 캐릭터의 성장과 세계관을 따라갈 수 있는 시리즈였다면 더 자연스러웠겠지만,

시리즈의 길이에 제약이 있다면 빠르게 전개되는 구성도 필요한 부분이라는 걸 이해를 하기 때문에 그저 아쉬울 뿐입니다.

각 캐릭터들이 어떤 방식으로 선택하고 변화하는지를 따라가는 재미도 있었고, 전편에 비해 훨씬 더 커진 이야기의 스케일도 흥미로웠습니다.

시리즈가 계속 이어진다면 이후의 전개도 무척 기대가 되고, 숨겨진 다른 이야기들과 진실도 있을 것 같아서 그것도 역시 기대가 되었습니다.

정채연 작가님의 세계관 구축 능력과 서사 전개력이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들었고,

다음 편에는 그래도 조금 더 많이 마법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네요.

이야기가 끝이 날 때 리안은 어떻게 될지, 제론은 어떻게 될지 정말 앞으로의 남은 이야기들도 많이 궁금합니다.

청소년들이 읽기에 굉장히 좋은 판타지 추리 소설이고요. 마법 쪽 이야기를 많이 기대하셨던 분들에게는 살짝 실망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스토리도 단단하고 점점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읽어보셔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 이야기가 언제까지 진행될지는 모르지만 다음 편도 꼭 읽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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