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멀리하던 둘째 재욱이도 요즘은 어찌나 책을 읽어달라고 성가시게 구는지 모르겠습니다. 읽어주다 보니 가영이와는 좋아하는 책이 좀 다르더군요.
1. 파란자동차 왕눈이 알랭 크로종 글·그림 | 프뢰벨
'붕차'(=자동차)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재욱이가 요즘 끼고 사는 그림책입니다. 심지어는 밖에 나갈 때도 가지고 나가죠. 이 책을 소개한 사이트에서는 "창의적이고 독특한 줄거리를 바탕으로, 간결하면서도 세련되고, 선명한 색조가 남다른 그림들을 볼 수 있습니다"라고 평하고 있는데... 정말 맞습니다. 이야기도 아이들 생활을 그대로 담은 듯 친숙합니다. 장난감을 소중히 여기는 아이들의 마음도 담고 있고요.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좋아할 것 같네요. 참. 재욱이는 아무 그림책에서나 붕차 찾는 게 취미랍니다. 심지어는 제가 신문을 읽고 있어도 붕차를 찾아달라고 합니다. 어쩌다 자동차 선전이라도 나오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지요.
2. 곰 사냥을 떠나자 헬린 옥슨버리 그림, 마이클 로젠 글, 공경희 옮김 | 시공주니어
요즘 하루에 몇번씩 읽어 주고 있습니다. 노래를 흥얼거리듯 곡조를 넣어 커다란 몸짓과 함께 읽어주니 좋아하더군요. 의성어, 의태어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한참 말 배우기를 하는 재욱이가 더 좋아하는 게 아닐까 합니다. 재욱이는 매번 "곰 사양..." 그러면서 책을 가져온답니다.
3. Where the wild things are 모리스 샌닥
가영이 못지 않게 겁장이인 재욱이가 글쎄 이 책을 좋아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아주 의외였습니다. 그 덕에 제가 오히려 이 책 읽는 재미를 느끼고 있죠. 가영인 너무 무서워 하는 바람에 자주 못읽었거든요. 재욱인 이 책을 "어흥~!"이라고 부른답니다(양팔을 괴물처럼 펼치고 말입니다).
4. 달님 안녕 하야시 아키코 | 한림출판사
아이들은 어떤 책을 좋아하는가? 이러한 질문에 힌트를 줄만한 책입니다. 어른들이 보기엔 정말 단순하고 썰렁한데, 아이들은 마르고 닳도록 읽고 또 읽는답니다. 가영이도 좋아하던 책인데, 역시 재욱이도 좋아합니다. 책을 읽는 동안 줄곧 손을 흔들며 "안넝"을 연발하지요. 다 읽고 나면 뒷표지의 달님처럼 "메롱~!"하는 것도 잊지 않는답니다.
5.아기 토끼 날개책 & 아기 고양이 날개책 아츠코 모로즈미 글·그림 | 베틀북
어린 아이의 두 손에 꼬옥 들어오는 아담한 크기에, 물어뜯고 핥아도 끄떡 없는 딱딱한 재질의 보드북이라 아이가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며 즐길 수 있는 책이랍니다. 왼쪽에는 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사물의 이름과 그림이, 오른쪽에는 그러한 사물을 이용한 여러가지 상황이 연출되고 날개책의 장점을 살려 아이들이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둡니다. 부드러운 파스텔 톤의 그림이 아주 푸근하게 다가오는 그림책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