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의 딸, 김알렉산드라 -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꿈꾸었던 조선인 최초의 볼셰비키 혁명가
김금숙 지음, 정철훈 원작 / 서해문집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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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알렉산드라에 대해서는 얼핏 한줄 정도로만 듣고 넘어간 기억이 있다. 그녀에 대한 기록이 많이 남지 않은 것도 우리 사회에서 금기시 되는 속칭 빨갱이 운동을 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정철훈 작가의 소설을 바탕으로 그려진 그래픽 노블로 거친 그림선이 그녀의 치열했던 투쟁의 역사를 잘 나타냈다고 생각한다.

그녀가 행한 모든 것의 시작은 아버지 김두서로부터 시작된다. 중국어와 러시아를 익힌 김두서는 시넬리코보에 정착하며 러시아로 귀화한다. 동청철도 현장에 파견된 러시아 군대 통역으로 징집되어 임금체불을당하며 차별받는 노동자들을 위해 힘쓰다가 장티푸스에 걸려 죽고만다. 아버지의 뒤에서 그가 행한 일을 봤던 그녀는 노동자들의 편에서 평생을 바치기로 다짐한다.


모든 이가 평등한 세상을 꿈꾸며 불나방처럼 삶을 불살랐던 그녀,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바를 위해 투쟁할 수있다는 것은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어갈 수록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렇기에 민족해방, 계급해방을 위한 그녀의 발걸음은 더욱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사랑을 속삭이던 남자들은 모두 그녀의 생각이 틀렸다말하고 고개를 돌렸다. 변하지 않은 내편이라는 것이 있었던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가진것이 없지만, 동시에 가장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한국 최초의 공산주의자이자 볼쉐비키였던 김 알렉산드라. 독립운동사에서 공산주의 활동은 때려야 뗄수 없다. 특히 무장투쟁 독립운동쪽에서는 공산주의를 독립을 이루는 한 방법으로 이용했다. 그녀는 그녀의 삶 속에서, 조국을 떠나 핍박받는 동포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조선의 독립과 계급해방이라는 주제에 관심갖게된다. 단순히 현 시대와 맞지 않는 이념을 지지했다는 것만으로 터부시되기엔 그녀의 행보는 재조명될만하다. 인류의 절반은 여자고, 독립운동에서 피흘려쓰러져간 많은 독립운동가의 절반도 여성이었다. 그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간 모두의 노력이 현재를 만들었다. 책을 읽기 전에는 그래픽노블로 무거운 주제를 다 담기에 힘들지 않았을까, 다소 가볍게 표현된 것은 아닌가 우려했지만 생각보다 임팩트있게 김 알렉산드라의 삶을 그려냈다. 정철훈 작가의 원작도 한번 읽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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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못 산다고 말하는 세상에게 - 시대의 강박에 휩쓸리지 않기 위한 고민들
정지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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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대에 대한 여러가지 이슈와 생각들이 한데 뭉쳐진, 어려움 없이 금방 읽히는 책이었다. 금방 읽히지만 동시에 많은 생각을 하게도 되는 그런 책.


나도 이렇게 간결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요즘 문해력이 낮은 것에 대한 이유 중 하나로 이분법적인 사고가 창궐한 현 세태를 꼬집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문해력=글을 읽고 쓰는 능력+나와 타자가 속한 맥락을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



문해력 또는 이해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타인을 상상할 수 있는 


'힘'이 없다는 것이다. 나아가 뇌가 그럴 '용기'를 학습하지 못하는 것이다.


나르시즘적으로 계속 자기 이해, 자기 입장에 익숙한 방식에만 


길들여져서 그에 갇혀버리는 폐쇄성에 머무는 것이다


p.54-55


상대방의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저격하고, 나의 의도만 관철시키려는 태도... 이런 나르시즘적인 행위의 반복은 결국 문해력의 저하를 초래하는 이유 중 하나라는 것이다. 이전 챕터인 '인간으로 지켜야 할 하한선'의 내용과도 어느정도 일맥상통한다. 스스로에게 더 이상 금기를 허용하지 않고 타인을 매도하거나 혐오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문화도 한몫하지 않나 싶다.


작가는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여 변호사 일도 하고 있는데, 그가 법을 공부하며 느꼈던 아이러니함과 거북함을 나 또한 학부시절 느꼈기에 공감이 갔다. 특히 형법을 공부하며 '고의'에 대해 고민하고 혼란스러웠던 저자의 마음이 이해된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형법의 세계에서 인간은 명확해야 한다는 말에 고개를 주억거렸다. 작가가 불명확해도 허용되는 인문학의 세계에 젖어있다가 확실함을 요하는 법의 세계에서 헤맸던 것은 아주 당연하다.


부러움은 갖고 싶지만 지금 나에게 없는 것과 관련있는 반면,


질투는 갖고 있지만 잃어버릴까봐 두려운 것과 관련있다.


p.120


부러움과 질투라는 것은 때로는 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으로 불사를 수 있지만, 자칫 대상과 본인의 파멸을 몰고 올 수도 있다. 최근 이런 경향이 극대화되어 인플루언서가 넘치고 이를 시기 질투하는 세태, 과도한 허영과 사치를 쫓는 세태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자책감 또한 중독적인 쾌감을 불러올 수 있다. 


스스로를 꾸짖는 일은 그 자체로 자신이 보다 나은 삶에 대해


알고 있다는 '앎의 쾌감'을 준다.


자책감이 일종의 피학적인 쾌감을 동반하는 이유는


'꾸짖는 자'와 '꾸짖음을 당하는 자'가 


결론은 모두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p.122


나는 자책을 많이 하는 편이다.내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관점이기에 나를 다시 한번 더 돌아보게 된다. 나는 '자책감+더 나아지는 나+객관적으로 나의 단점을 알아차리는 쿨한 나'에 중독된 것은 아니었을까? 결국 이 자책감도 불쾌한 나의 잘못을 털어버리고 싶다는 욕망일지도 모르겠다. 


'빼앗긴 시간은 어디로 갔는가'파트는 서글프게 느끼면서도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것은 가성비로 통하는 세상. '시간'이라는 것은 새로운 계급의 격차를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자극적인 몇 초 광고, '세 줄 요약 좀'이 넘치는 인터넷 세계... 여유는 사치라 생각하고 숨 쉴 틈 없이 쌓는 스펙. 모두 불안함을 내 시간을 써서 무언가로 채우는 것인지 모르겠다. 소위 '있는 사람들'은 나를 돌보고 사유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진다. 시간은 곧 돈이다. 하나도 손해보지 않으려는 세상에서 내가 최적의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곧 자본으로 연결된다.


...시간 여유가 없는 삶 자체가 우리의 정신구조를 바꾸고


 결국 인생 전체를 지배하는 단계까지 가는 것이다. 


그 근원에는 어렸을 적부터 시달려왔던


무한 경쟁, 인생의 모든 걸 스펙으로 평가받는 문화,


촉각을 다투며 성장하고 쉬어야 하는 '습성'이 있다.


p.135



우리가 잃어버린 시간은 생존에 시간을 바치지 않아도 되는 그 어떤 계층에게 간 것일까? 문득 시간을 훔치는 회색 신사들과 맞서는 모모가 떠오른다. 나는 모모처럼 나의 시간을 지킬 수 있을까?


'집단주의라는 압박' 편에서 든 예시(혼밥,혼카페...)는 조금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개인주의와 익명성에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맞지만, 내가 자주가는 가게 주인이 나를 아는 척해서 불편한 감정은 나의 경우 그저 조용히 '나 혼자'에 집중하고 싶기 때문이었다. '홀로 있음'에 수치심을 느끼는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 전혀 아니올시다인 사람도 많으니...집단주의의 단면, 단점에 대한 저자의 의견에는 동의하지만, 초반부에서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한 시작 예시는 조금 무리가 있지 않았나 싶다.

이 외에도 요즘 시대에 유행하는 사상, 아이템 등을 살펴보며 진짜 그것들이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성찰하는 작가의 생각이 흥미롭다. 어떤 부분은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구나!'싶고, 또 어떤 부분은 '아 이건 좀...' 혹은 '맞다! 공감한다!'하며 간만에 즐거운 독서를 한 것같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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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쇼핑백에 들어 있는 것
이종산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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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공포소설이라는 소개에 호기심이 일었던 책이다. 총 7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부담 없이 순식간에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흔히 공포소설이라 하면 있는 클리쉐가 아닌, 읽을 때는 '이게 그래서 뭐?'라고 생각하다가 다 읽고나서 문득 '아!'하게 되는 책이다. 너무나 일상으로 젖어있어 이것이 공포스러운 부분인지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공포를 느끼는 포인트였던 것같다. 


제목이기도 한  첫 번째 이야기 '빈 쇼핑백에 들어 있는 것'은 알 수 없는 살인사건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버스에서 막노동자로 보이는 남자가 젊은 남자를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는 빈 쇼핑백으로 내려쳐 죽인 사건...그 버스안에 있던 진아는 계약직을 전전하는, 무엇하나 나아질 것없이 답답한 자신의 현실을 도피하고자 직업군인 남친과 결혼을 한 인물이다. 결혼하면 모든것이 나아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는 것을 머지 않아 깨달은 그녀



...종일 아파트에 갇혀 민재가 아침을 먹고 난 그릇을 설거지하고, 민재가 입고 벗어둔 옷을 빨래하고, 집 안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그러다 민재가 먹을 저녁을 요리하고 있을 때면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아내라는 역할을 빼면 자신이 무가치한 존재로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그러다 퍼뜩 정신을 차리고 나면 시간이 훌쩍 지나 있다. (중략) 민재는 신경 안 쓰는 척하면서도 집에 들어오면 날카로운 눈빛으로 집 안을 쓱 둘러보고 빈틈이 보이면 한두 마다씩 지적을 한다.  p.24-25



자신을 오롯이 지지해주지 않는, 소유물로 생각하는 남편의 태도에 진아는 매일같이 남편의 빈 쇼핑백으로 두들겨 맞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존재가치를 잃었다고 생각하는 삶, 이것이야 말로 진짜 공포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던 내용이었다. 



'흔들리는 거울'편은 스토커에 의해 가족이 살해당한 뒤의 삶을 살고있는 한 작가의 이야기이다. 



경찰은 내가 너무 과잉반응을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때 당시 가장 최근에 받았던 문자를 경찰에게 보여주었다.


'눈웃음치면서 살살 홀리더니 이젠 날 스토커 취급해? 창녀 같은 년'


경찰은 그 문자를 보고 그에게 웃으면서 잘해준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남자들은 예쁜 여자가 웃어주면 자기한테 마음이 있따고 생각하거든. 그런 동물들이에요. 남자라는 게. 제가 그렇다는 건 아니고 가끔 이렇게 미친 놈들이 있다니까요. 너무 걱정마세요. 제가 이따 가서 순찰 돌아볼게요."p.77



너무나 하이퍼리얼리즘인 경찰의 대사,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지만 언제라도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에겐 공포로 다가온다.



이 외에도 강박증이 있는 엄마의 부당한 편애와 언어폭력에 40대까지 시달리는  전형적인 k딸들의 비애가 담긴 '커튼 아래 발' 등 아주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에서 오는, 여성으로써 느낄 수 있는 공포라는 소재가 돋보이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내가 무심코 했던 행동, 말이 어떻게 돌아올 수 있는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이종산#빈쇼핑백에들어있는것#서평단#서평단활동


*출판사의 도서제공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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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동화집
조선총독부 지음, 권혁래 옮김 / 집문당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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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나라 최초 전래동화집(1924년)의 번역 및 문구라는 부제와 함께 저자는 조선총독부라는 것이 괜히 묘하게 기분이 나쁘다는 생각을 했던 책이다. 편찬된 시기가 문화통치기였던 것만 봐도 왜 조선의 동화를 모아서 연구했는지에 대한 불순한 의도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 담긴 내용은 매우 흥미롭기 그지없다. 내가 어렸을 때 읽었던 여러 전래동화도 들어있고, 비슷한 내용이지만 여러가지 버전의 이야기가 펼쳐지기도 했다.

총 25편의 전래동화가 실려있다. 대부분 등장인물은 선과 악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악을 맡고 있는 쪽은 대부분 형, 윗사람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권선징악의 형태를 잘 갖추고 있다. 그런데 약한 동물로 대표되는 토끼가 교활하고 악한 역할을 맡는 경우도 있어서 이 점은 다소 특이하게 느껴지기도 하다. 이건 일본인을 대상으로 번역을 하는 과정에서 흔히 우리나라 이야기에 있다는 해학, 골계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번역해서 나타난 것같다. 교활한 토끼라는 전래동화에서 토끼는 단순히 악한 역할이 아니라 힘없고 나약한 동물이지만 꾀를 써서 자기보다 힘쌘 호랑이를 골려주는 정도인데, 여기서는 다소 잔혹하게 그려졌다.

우리에게 익숙한 해와 달이된 오누이, 은혜갚은 까치, 흥부와 놀부 등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흥부와 놀부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경상도와 전라도가 만나는 지역에 살았다는 흥부놀부, 흥부에게 보답하기 위해 제비는 3월 3일에 박씨를 물고왔단 구체적인 날짜까지 구술을 통해 전해졌다는 느낌이 물씬 나는 부분이다. 더불어 놀부가 박을 타자 양반들이 쏟아져나와 시끄럽게 글을 읽고 못살게 굴어 많은 돈을 뜯어내고, 악사들이 나와서 연주하고 놀부에게 덤터기를 씌워 돈을 뜯어내는 방식으로 놀부를 괴롭히는 부분은 내가 알지 못했던 버전이라 웃음이 나기도 했다.

혹부리 영감으로 알려진 동화는 여기서는 약간 달랐다. 장승 근처에서 잠들었던 혹 있는 남자가 꿈에서 장승을 도왔더니, 상으로 혹을 떼였지만, 이 남자가 한 것과 반대로 한 다른 혹 달린 남자는 오히려 혹을 두 개나 붙였다는 이야기로 끝이 난다.

어떤 동화는 내 짐작이지만, 우리나라의 동화같지 않고 일본의 전래동화에서 왔거나 두 개가 묘하게 섞인 느낌도 들었다. 유순함, 친절함을 강조하는 듯한 내용은 우리나라보단 일본의 영향이 들어간 것같다. 아마도 이것을 읽는 어린아이들에게 지배자인 일본에게 항상 유순하고 친절하고 고분고분해야함을 세뇌하려는 의도였을까? 더불어 우리가 들으면 '아! 그거?"하고 알만한 동화에서 주로 도깨비가 하던 역할을 이 책에서는 귀신으로 번역을 해놓았다. 또한 어머니를 버린 남자라는 동화에서는 남자가 악독하여 어머니를 버리는 것으로 나온다. 이런 고려장류의 이야기는 일제강점기에 덧씌워진 것이라 알고있기에 아마 의도적으로 이야기를 비틀어 이렇게 넣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국에 떠도는 전래동화를 모아서 엮은 최초의 전래동화집이 조선총독부 주관으로 만들어졌다는게 안타깝다. 이후 이것이 우리나라 동화와 우리 정서에 많은 영향을 주었을 것이란 생각에 새삼스럽게 문화통치라는 것이 얼마나 잔인하고 무서운 일인가 느끼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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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허풍담 1 - 즐거운 장례식
요른 릴 지음, 지연리 옮김 / 열림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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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허풍담이라는 제목에 홀려서 읽게 되었다. 나에게 북유럽은 눈의 여왕의 나라, 사계절 내내 시리고 추운 서릿발같은 눈이 내리는, 동화속 요정이 나올 것같은 이미지이다. 그런데 허풍담이라니! 얼마나 재미있는 이야기일까 관심이 생겼다. 첫 페이지를 펴는 순간 당신은 이 책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얘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사실이야. -첫 페이지

 

 

작가 요른 릴의 자전 소설이라는 부가적 설명을 읽고나니 저 첫 마디가 더 매혹적으로 다가온다. 그린란드에서 16년을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쓴 북극허풍담. 10가지의 단편은 극한 상황의 북극에서 사냥꾼들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소설을 읽다보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풍인지 알쏭달쏭하다. 블랙유머와 위트로 똘똘뭉친 이야기를 읽다보니 한 권을 뚝딱 읽어내려갔다. 다만 각 나라 마다 유머코드가 다르다보니 살짝 이해하기 난해한,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분간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긴 했었다.






배가 들어올 때만 만날 수 있는 사람들, 백야 시기에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는 사람과의 온기가 중요하다. 이런 이유때문인지 몰라도 얼토당토 않는 의견을 들어도 일단 선입견을 갖지 않고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일까? 말도 안되는 행동을 하는 사냥꾼들이라도 이런 부분은 배워야할 점인 것같다. 선입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은 쉽게 말할 수는 있어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책의 부제이기도한 즐거운 장례식 편은 북극 사냥꾼들의 유머와 위트가 하나로 응축된 이야기이다. 예전에 미스터빈 시리즈 유머 프로그램을 본 듯한 기분이랄까? 이 책을 읽을지말지 고민하는 분들은 이 부분을 펼쳐들고 먼저 읽어봐도 재미있을 것같다. 어서 빨리 다음 2편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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