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난민이 될 수 있다고요? 물음표로 배우는 세상 8
베랑제르 탁실.에밀리 르냉 지음, 하프밥 그림, 이정주 옮김 / 개암나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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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은 어린이용이지만 성인들도 한 번쯤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난민' 우리에게 낯선 개념이다. 예전에 예멘에서 난민들이 제주도에 와서 자신들을 받아줄 것을 요청했던 것이 크게 이슈화되어 우리나라에서 난민에 대한 여러가지 논의들이 들끓었던 것이 기억난다. 이 때 난민에 대한 내용이 공론화되면서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던 '차별','선입견' 등이 수면위로 떠올랐고,쉬쉬하고 있던 우리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이주민의 개념부터 시작하여 난민은 무엇인지, 왜 그들이 목숨을 걸고 다른 나라로 옮기는지,우리는 왜 난민을 보호해야하는지 등 어린이의 시각에서 이해하기 쉽도록 난민에 대한 기초 개념부터 국제 상식까지 총 23가지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권이란 무엇인지, 환경 변화에 따른 새로운 개념의 기후난민이란 무엇인지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한번쯤 생각해봄직한 굵직 굵직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온다.


이 책을 만나기 전, 나부터도 난민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예멘 난민 사건때 테러리스트들이 섞여서 있을 수도 있고, 정작 난민 지위를 획득해야 할 여성과 아동, 노약자보다 남성들이 더 많았다고 보았기에 난민 수용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이는 난민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에 편견과 오해가 만들어낸 나의 부끄러운 모습이었다.


'난민들을 다 받아 줘야 해요?', '박해가 뭐예요?', '난민은 어떻게 보호해요?', '왜 난민들은 비행기 대신 배를 타요?' 등 호기심을 불러 일으킬 질문과 대답을 읽다보면 난민을 이해하는데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문화가정이 늘어나고, 난민문제, 차별문제,환경문제 등 여러가지 개념과 논의들이 쏟아지는 이 사회 속에서 어린이들이 이런 책을 통해 차근차근 그들과 나를 이해하는 과정을 가질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더불어 내가 어렸을 때 이런 책들이 나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부러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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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시툰 : 너무 애쓰지 말고 마음 시툰
앵무 지음, 박성우 시 선정 / 창비교육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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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한 달간은 눈코뜰새없이 바빠 리뷰를 올릴 엄두를 못내고 있었다.

주어진 일을 잘 처리하는 것도, 사람들간의 의견을 조율하는 일도

모두 쉽지 않은 한 달이었다. 

몸과 마음이 지쳐있던 때 다시 이 책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너무 애쓰지 말고'


흰 바탕에 점차 따스함이 퍼져나갈 것같은 하트 모양 배경과 함께

쓰여진 제목은 위로가 필요했던 내 상황과 맞아떨어졌는지 몰라도


가슴에 콕 박혔다.


 이 책은 책 소개 그대로 서툴고 다친 맘을 다정하게 위로해주는 책이다.



'시를 읽어주는 남자'라는 코너를 운영하는 재즈카페 사장님과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고등학생 보혜가 등장 인물이다.

상황에 맞는 시와 위로를 받으며 점차 성장해가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마음을 따스하게 만든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도, 따뜻하고 시원한 밤공기도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보인 다는 것,

보이지 않던 게 보인다던 책의 한 부분이 마음에 와 닿았다.



요즘만큼 위로가 필요한 세상이 또 어디 있을까
나이가 좀 더 먹으면, 시간이 좀 더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친구를 만나도, 가족과 시간을 보내도
문득 외로워질 때가 많다.
살아가는동안 조금씩 생채기가 나는 마음을 위로받고 싶을 때가 있다.

사람들은 실연을 당했을 때 이별노래를 들으면 
마치 내 이야기 같아 그렇게 눈물이 난다고 했다.
영화를 보다가 공감이 가는 장면이 나오면
 고개를 끄덕이며 보곤한다.
책도 시도 그런 것같다. 
내 마음하고 딱 맞는 시를 만나면 
등에 소름이 돋는다던 이야기처럼
우리들은 인지하지는 못했지만, 
누구나 그런 시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책에 소개는 되지 않았지만 나에게 천양희 시인의 밥,
정호승 시인의 밥값, 그리고 문무학 시인의 섬이라는 시가 그렇다.
처음 혹독하게 사회생활을 경험할 때
나라는 존재가 작고 보잘 것없어 우주의 쓰레기처럼 느껴질 때
별 거아닌 것같지만 이 세 개의 시가 그렇게 위로가 될 수 없었다.
 
위로가 필요한 사람, 
마음이 따스해지고 싶은 사람은 한번쯤 시간내어 이 책을 읽어봐도 좋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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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교 샴발라 총서 9
서민수 엮음 / 시공사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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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로아스터교만큼이나 궁금했던 종교인데, 

우연히 책을 구하게 되어 읽어볼 수 있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기독교와도 비슷하고 

불교와도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시크교는 15세기 인도의 펀자브 지방에서

 구루 나나크가 만든 종교로 

현재 총 신도수는 전세계를 걸쳐 2천만명 정도라고 한다.

 2천만명이나 되는 신도가 있는데, 사실 시크교라는 종교 자체는 우리에게 생소하다.

시크교는 힌두교 개혁 운동의 산물로 교리를 살펴보면 꽤나 혁신적이다.


시크sikh라는 말은 펀자브어로 '제자'를 의미한다.

즉 시크교인이란 10명의 스승들의 가르침과 교시를 따르는 제자들을 의미한다.

용어들도 낯설고 입에 잘 붙지 않아 

상대적으로 얇은 두께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읽는 데 조금 오래 걸렸다.



유일신 사상이나 무형의 신을 숭배하는 것,우상숭배 배척 등

여러 부분에 있어 미묘하게 기독교와 이슬람과 그 모습을 같이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기존 힌두교를 비판하고 이슬람과 통합된 모습의 이 종교는

처음엔 평화주의를 주창했다. 하지만 점차 시대에 맞춰,

 이슬람의 탄압이 심하던 시기에는 전투적인 모습을 띄기도 했다.


시크교의 창시자인 나나크는 유일신을 '참다운 이름'이라고 불렀다.

유일신은 전 우주의 창조자이며 인간은 신의 피조물 가운데 가장 고귀한 존재라고 보았다.

때문에 기존 힌두교에서 중시 여기는 '불살생'(아힘사)라는 계명을 버리고,

대신 윤회와 업의 교리는 수용하는 형태로 인정했다.

 

아래 일화들을 봐도 기존의 우리가 생각하는 힌두교나

제사를 지내는 종교 등을 생각했을 때와 다른 느낌을 받는다.





시크교는 실천, 행동에 옮기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같다.
교리도 중요하고, 형식도 중요하지만
결국 '훌륭한 행동','진실된 행동'이 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아래 문장은 이 책의 내용을 한 마디로 아우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크교엔 특정한 사제가 없고 누구나 예배를 지도 할 수 있으며 
성이나 카스트에 대한 차별이 없다.
그들은 구르드와라고 부르는 사원에서 그란트를 대상으로 예배한다.
특정한 사제를 두게 되면 통솔을 하거나 말씀을 전하는 데 있어
편리성이 있지만, 권력의 집중과 타락이라는 불가피한 결과를 얻기 마련이다.
'차별없음'이라는 한결같은 모습이 이 종교의 장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뿌리깊은 카스트 제도가 있는 인도에서

이런 파격적인 주장을 하는 종교가 생겼다니...

시크교도가 아니어도 우리 모두 마음에 새기면 좋을 개념이 아닐까?

 

어떻게 보면 전 세계 모든 종교는 

결국 하나의, 우리의 인지로는 알 수없는 神 또는 기운을 

시대와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다양한 종교의 형태로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종교 관련 서적을 읽다보면 

형태는 다르지만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이 하나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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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돌로 만든 달력 첨성대입니다 - 첨성대가 들려주는 신라 시대 이야기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는 한국사 그림책 18
한영미 지음, 이용규 그림 / 개암나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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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받아봤을 때 호기심이 일었다.


첨성대는 천문대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첨성대는~~입니다'하고 내용이 끝날법도 한데,


어떻게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을까, 


첨성대에 대해 어린이들에게


어떤 것을 알려줄 수 있을까 궁금했다.




첨성대뿐만 아니라


첨성대를 화자로하여 신라와 삼국시대 전반의 역사를


어린이들 눈높이에서 설명하는 책이었다.




이런 면에서 책 제목을


'첨성대와 함께 살펴보는 신라역사' 또는


'첨성대가 삼국시대를 알려줄게' 같은 제목이 낫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내가 대충 지어낸 제목이지만 너무 구리다;;;;)




한편으로는 제목 자체가 


'나는 돌로 만든 달력 첨성대다!'하고 


뭔가 당당하고 웅장한 느낌이 들어


더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하니


이 제목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어렸을 때는 첨성대가 천문대라니


그냥 돌덩이들을 쌓아놓은 것인데,


어떻게 별을 관측했을까 궁금했었다.


그냥 그렇다고 하니 그런가보다 했는데,


이 부분은 다른 어린이들도 나처럼 생각했을 것이다.




신라 사람들은 왜 첨성대를 만들었는지,


첨성대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지 등


책 속에 궁금한 답이 다 숨겨져있다.




차근차근 역사적 사실의 흐름을


동화로 구성하여 한 눈에 들어오게 만들어 


학교에서 막 역사를 배우기 시작한 친구들도,


그 직전에 경주에 갈 친구들도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생 때 한번 보고, 


어른이 되어 경주로 혼자 여행을 가서 한 번 본 것이 다 인데,


문득 차를 타고 첨성대를 보러 떠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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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하루 문학의 즐거움 57
최은영 지음, 윤진경 그림 / 개암나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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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하루'는 엄마를 일찍 떠나보낸 사춘기에 막 접어든 소녀가 겪는


신체적, 정신적 혼란을 섬세하게 다루고 있다.




키가 크고 운동을 좋아하고 잘하는 주인공 연우는 몇 년 전 엄마를 떠나보내고


오빠와 남동생, 아빠와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가슴 통증이 시작되었고, 


연우는 엄마를 떠나보낸 바로 그 병에 자신이 걸린 것은 아닐까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짜증과 스트레스가 뒤섞여 우울감이 쌓여 가던 중 첫 생리를 하게 되고, 


연우는 견딜 수 없는 스트레스에 울면서 힘들어 한다.


그러나 친구 소라와 언니 미라, 가족들은 연우를 도와주고


주인공 연우는 모두의 응원을 얻고 한 걸음 더 성장하게 된다.




나의 사춘기는 어떠했던가 생각해보니 벌써 그랬던 적이 있었는지 기억이 까무룩하다.


이차 성징, 성 호르몬, 생리, 가슴통증 등 몸의 변화는 꽤 성가시다고 생각했었다.


사춘기에 막 접어들고, 초경을 할 즈음 


나의 몸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엄마의 가르침에 무난히 그 시기를 보냈던 기억이 난다.




연우는 혹여나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칠까봐 말도 못하고


가슴 속으로 끙끙 앓게된다. 


엄마가 있었더라면 연우는 이러한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을텐데,


남들에게 평범한 일이 연우에게는 평범하지 않은 것처럼


제 2의 연우같은 친구들이 우리 주변에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연우에게 변화를 알려주고 보듬어줘야 하는 아빠가 


생리가 갑자기 시작하는거냐고 되묻는 장면에서 어이가 없었다.


학교에서든 가정에서든 요즘은 세상이 바뀌어서 성교육이 잘 되고 있다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




생리한다고 하면 대변보듯이 화장실에 한 번 다녀오면 끝나는 줄 아는 사람이 


꽤나 많으니 혼란기의 청소년들에게 가르침과 안도감을 주기는커녕,


혼란스러움만 더 가중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무조건 엄마가 있어야 생리를 잘 처리할 수 있다던가,


혼란스러운 몸의 변화를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관념은 아닌 것같다.




학교 교과과정에서 우리 몸의 대한 변화를 잘 받아들이도록 교육 방법이 바뀌고,


부모와 사회가 몸의 변화를 터부시하지 않는 풍조가 되어야


연우같은 친구들이 당황하지 않고 이차성징을 잘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멀쩡한 하루지만, 멀쩡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연우의 하루는


다시 멀쩡한 일상으로 돌아왔다.


우리 주위의 연우들이 본인이 이상한 것이 아니고,


자연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것이라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전해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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