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하루 문학의 즐거움 57
최은영 지음, 윤진경 그림 / 개암나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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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하루'는 엄마를 일찍 떠나보낸 사춘기에 막 접어든 소녀가 겪는


신체적, 정신적 혼란을 섬세하게 다루고 있다.




키가 크고 운동을 좋아하고 잘하는 주인공 연우는 몇 년 전 엄마를 떠나보내고


오빠와 남동생, 아빠와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가슴 통증이 시작되었고, 


연우는 엄마를 떠나보낸 바로 그 병에 자신이 걸린 것은 아닐까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짜증과 스트레스가 뒤섞여 우울감이 쌓여 가던 중 첫 생리를 하게 되고, 


연우는 견딜 수 없는 스트레스에 울면서 힘들어 한다.


그러나 친구 소라와 언니 미라, 가족들은 연우를 도와주고


주인공 연우는 모두의 응원을 얻고 한 걸음 더 성장하게 된다.




나의 사춘기는 어떠했던가 생각해보니 벌써 그랬던 적이 있었는지 기억이 까무룩하다.


이차 성징, 성 호르몬, 생리, 가슴통증 등 몸의 변화는 꽤 성가시다고 생각했었다.


사춘기에 막 접어들고, 초경을 할 즈음 


나의 몸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엄마의 가르침에 무난히 그 시기를 보냈던 기억이 난다.




연우는 혹여나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칠까봐 말도 못하고


가슴 속으로 끙끙 앓게된다. 


엄마가 있었더라면 연우는 이러한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을텐데,


남들에게 평범한 일이 연우에게는 평범하지 않은 것처럼


제 2의 연우같은 친구들이 우리 주변에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연우에게 변화를 알려주고 보듬어줘야 하는 아빠가 


생리가 갑자기 시작하는거냐고 되묻는 장면에서 어이가 없었다.


학교에서든 가정에서든 요즘은 세상이 바뀌어서 성교육이 잘 되고 있다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




생리한다고 하면 대변보듯이 화장실에 한 번 다녀오면 끝나는 줄 아는 사람이 


꽤나 많으니 혼란기의 청소년들에게 가르침과 안도감을 주기는커녕,


혼란스러움만 더 가중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무조건 엄마가 있어야 생리를 잘 처리할 수 있다던가,


혼란스러운 몸의 변화를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관념은 아닌 것같다.




학교 교과과정에서 우리 몸의 대한 변화를 잘 받아들이도록 교육 방법이 바뀌고,


부모와 사회가 몸의 변화를 터부시하지 않는 풍조가 되어야


연우같은 친구들이 당황하지 않고 이차성징을 잘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멀쩡한 하루지만, 멀쩡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연우의 하루는


다시 멀쩡한 일상으로 돌아왔다.


우리 주위의 연우들이 본인이 이상한 것이 아니고,


자연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것이라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전해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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