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디아는 아마도 코닉스버그의 어린시절을 그대로 닮은 소녀일거다.코닉스버그의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언제나 재기 발랄하고 신중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게다가 거침없으면서도 매우 계획적이다.아마도 신중하고 계획적이기 때문에 일단 행동을 시작하면 거침이 없는 것이리라.

그래서인지 코닉스버그의 이야기는 매우 잘 짜여있다.처음부터 잘 배치된 구도는 적절한 순간에 이르기까지 매우 은밀한 암시속에 숨겨져 있다가 불현듯 솟아오른다.게다가 매우 고전적인 배경을 새롭게 해석하는 번득이는 지성의 소유자임을 보여준다.그의 이야기는 어른들이 읽기에 더 좋은 어른을 위한 동화인지도 모른다.클로디아에게 숨겨진 비밀을 아름답게 느낄수 있는 것은 오히려 어른이 되어서 잊었던 추억이 되살아나기 때문이 아닐까?

작품의 후반부에 약간 말이 많아진 듯한 것은 아마 코닉스버그의 초기 작품이기 때문인 것도 같다.그러나 그것이 작품의 아름다움을 떨어뜨리지는 않는으리라.간결한 그의 문장체는 은연중에 어른이 되어가면서 잊었던 것들과 어른이 되어서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예를 들어 돈이나 명예같은 것들,보다도 어린 시절에 간직하고 있던 것들이 어떻게 인생에서 빛을 발하게 되는지를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제에미가 자주 써먹던 속임수들은 우리도 어린시절에 딱지치면서 써먹던 비장의 무기같은 것이 아니었을까?악의 없는 속임수들이 인생의 팍팍함을 달래주고,게임의 흥미를 일깨워 주기도 하니까.누구나 땅꼬마시절에 10원의 소중함을 기억할 것이다.10원짜리 라면땅의 달콤함.그것을 얻기위한 각고의 노력들.사람이 예전과는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가게 되는 계기는 누구나 각각 다른 이유때문이리라.그래서 노인들은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는 한 권의 소설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들 이야기 하지 않는가.그 소설들의 가장 빛나는 알맹이는 무엇일까?

어른들이여,아이들을 위한 동화라고만 생각하지 마시라.쌩덱쥐베리의 어린 왕자도 어른을 위한 동화이지 않은가?

어린이들이여,여러분이 커서도 자신을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을 가졌는가?클로디아와 비교해보시라.그는 수백년 전의 천재적인 예술가의 아름다운 영혼을 만나것은 아닌지......

참,코닉스버그의 또다른 작품 <내 친구가 마녀래요>도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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