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턴지점에 보물지도를 묻다 - 2005년 제50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윤성희 외 지음 / 현대문학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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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1월 11일 읽고 쓰다

 

수상작 윤성희 [유턴지점에 보물지도를 묻다]

 

수상작가 자선작 [안녕! 물고기자리]

 

수장후보작  권지예 [산장카페 설국 1km]

                 김경욱 [낭만적 서사와 그 적들]

                 박민규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이나미 [파묘꾼]

                 정영문 [배추벌레] 

                 최수철 [확신]

 

역대 수상작가 최근작 

윤대녕 [낯선 이와 거리에서 서로 고함]

성석제 [고귀한 신세]

김영하 [은하철도 999]

 

"물고기자리를 위하여! 물고기자리는 이거 하나만 조심하면 돼! S가 두 손을 맞대고는 기도하듯 말했다. 좋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지마. 누구에게든지 친절하려고 애쓰지도 말고. 아멘."

-46p

 

 

와아~김영하 소설에 나오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는 책은 정말로 있는 책이었다. 기쁘다.

읽어봐야지.

 

단편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더군다가 신진작가들의 소설집은 더더욱 좋아하지 않는데

-특히나 한 작가가 아니라 이렇게 다수의 글을 묶은 책은-

역시나 그냥 그랬다.

 

그나마 수상작가인 윤성희님이 제일 좋았다.

 [안녕! 물고기자리]는 내가 물고기자리여서 그런지 계속 눈길이

갔던 작품이었다.

박민규님의 글은, [삼미슈퍼~~~]라는 소설을 예전에 아주 재미있게 읽어서 기대했었는데 음.......;;;;;

 

개인적으로는 성석제의 [고귀한 신세]라는 글이 제일 좋았다.

소설적인 서사가 느껴졌다고 할까? 뒷이야기는 뭘까뭘까,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것일까 계속 궁금하게 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왜 사람들이 레이먼드 카버를 위대하다고 하는 지 알았다는 것이다.

그는 3~4장의 글로도 소설을 만들어낸다.

천재아냐?

삶의 단상을 소설화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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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치다 눈뜨다 - 인터뷰 한국사회 탐구
지승호 지음 / 그린비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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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05년 11월 7일 읽고 쓰다

 

"이제 이세계에 더이상 희망은 없다고 당신이 생각한다면 당신은 정말로 희망이 없는 세계를 만들어 갈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당신이 자유에 대한 본능을 갖고 있다면 당신은 현실을 변화시킬 기회를 갖게 될 것이고 더 나은 세계를 만드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을 선택하는 것은 당신이다."

-촘스키

(머리말 중)

 

"일단 사람들은 편들어주면 좋아하잖아요. 온갖 찬사가 다 나오잫아요. '역시 탁월하다'등의 얘기가 나오는데 그건 탁월한 게 아니라 그리고 그 사람들이 저를 찬양하는 게 아니라 자기를 찬양하는 거거든요. 자기 생각을 제가 얘기해줬기 때문에 자기 생각이 탁월하다고 얘기하는 거란 말이죠."

-진중권과의 인터뷰 중-

 

 

인터뷰집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우연히 펼쳐보게 된 책에서 촘스키의 한 방 치는 듯한(?) 글을

보고 읽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내용도 있었고 좋아하지 않는 내용도 있었고

내가 사는 세상이야기와 별나라 이야기-관심없는-도 섞여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했다.

어쩌면 이리도 이사람들은 힘이 있는 것일까?

요는 내부에 힘이 있다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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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 나의 동양고전 독법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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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1월 4일 읽고 쓰다

 

당대 사회의 당면 과제에 대한 문제 의식이 고전 독법의 전 과정에 관철디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1p

 

차이에 주목하는 것은 부분을 확대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엄밀한 의미에서 대등한 비교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비교나 차이는 원천적으로 비대칭적입니다.

28p

 

우리의 삶과 정서가 진정성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 한 우리의 삶과 생각은 지극히 관념적인 것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52p

 

여러분의 감수성을 사로잡고 있는 오늘날의 문화는 본질에 있어서 허구입니다.

53p

 

문학의 길에 뜻을 두는 사람을 두고 그의 문학적 재능에 주목하는 것은 지엽적인 것에 갇히는 것입니다. 반짝 빛나게 될지는 모르지만 문학 본령에 들기가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 역사적 관점에 대한 투철한 이해가 먼저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그 시대와 그 사회의 애환이 자기 정서 속에 깊숙이 침투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56~57p

 

문학이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의 내면을 파고 들어갈 수 있는 어떤 혼이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사실의 조합에 의하여 비로소 진실이 창조되는 것이지요.

60~61p

 

시인은 마땅히 당대 감수성의 절정에 도달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의 개인적 경험 세계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65p

 

무엇보다도 불편함이야말로 우리의 정신을 깨어 있게 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없는 것이지요. 살아간다는 것이 불편한 것이고, 살아간다는 것이 곧 상처받는 것이라는 성찰이 없는 것이지요.

72p

 

미래는 과거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미래는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변화와 미래가 외부로부터 온다는 의식이 바로 식민지 의식의 전형입니다. 권력이 외부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곳으로부터 바람이 불어오기 때문입니다.

77p

 

물질의 존재 형식인 시간이 실체로 등장하고, 그 실체는 현재와 상관없는 전혀 새로운 것이며, 그것도 미래로부터 다가온다는 사실은 참으로 엄청난 허구이다.

148p

 

타인의 부정이 오히여 자신의 부정을 합리화할 수 있는 계기

156p

 

다른 사람의 불행에 대하여 무심한 것은 그렇다 핟라도 오늘날의 일반적 정서는 가능하면 다른 사람과 닮는 것을 피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차별성에 가치를 두려고 하지요.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것은 개인적 정서의 만족을 낙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지요. 다른 사람들과의 공감이 얼마나 한 개인을 행복하게 하는가에 대해서는 무지합니다.

219p

 

다시 볼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피차 배려하지 않습니다.

239p

 

그릇으로 바닷물을 뜨면 그것은 이미 바다가 아닙니다.

269p

 

언어는 존재가 거주할 진정한 집이 못 되는 것이지요.

27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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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하나 구절이 조용히 가슴에 스민다.

내공이 느껴지는 글이란 이런 글을 의미하는 걸게다. 전혀 어려움 없이, 거스름도 없이 신영복 선생님의 글이 조용히 가슴에 파문을 만들고 조용히 내려앉았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그 파문이 소용돌이치면서 내 정신과 뭔가 불협화음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다만 조용히, 내려앉은 파문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간 내가 가지고 있던 가치관과 충돌없이 받아들여졌다. 나는 내가 가지고 있던 것들과 신영복 선생님의 글에서 배운 것을 융화시켜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겠지. 아니라고 여기는 것은 여전히 아닌 채로, 그리고 선생님의 새로운 시각을 받아들여야 할 부분은 받아들인 채로.

인간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감화에 대해 생각했다.

연꽃 같은 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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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들판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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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1월 3일 읽고 쓰다

 

"제 처를 거느리고 다른 여자의 손목 한번 잡아보지 않았다고 해서 그가 꼭 순결하다고 말해야 하는지 나는 이제 정말 모르겠는 기분이네."

70p

 

"진실이 얼마나 위험한가도 알고 있었다."

90p

 

"그런데 우리는, 마지막이면 할 수도 있는 일을 왜 평소에는 하지 못했을까요?"

149p

 

"언제나 무엇이 옳은 일인가 생각하고 살면 불편해져요. 어떤 의미에선 피투성이가 되니까."

211p

 

이미 지나가버린 것이 인생이고 누구도 그것을 수선할 수 없지만 한가지 할 수 있는 일도 있다. 그건 기억하는 것, 잊지 않는 것, 상처를 기억하든, 상처가 스쳐가기 전에 존재했던 빛나는 사랑을 기억하든, 그것을 선택하는 일이었다. 밤하늘에서 검은 어둠을 보든 빛나는 별을 보든 그것이 선택인 것처럼.

248p

 

 

 

"안녕히"라고 베를린 사람들이라고 소제목이 붙여진 서로 아련하게 연결된 6편의 단편이 끝이 난다. 독일의 베를린과 관계된 사람들, 80년대를 혹독하게 겪고 90년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 혹은기억만을 남겨둔 사람들에게 대한 이야기다.

 

작가는 63년생. 80년대에 대학생일터였다.

나는 82년생 2000년대에 대학생이 되었다.

 

광주 민주화 운동은 TV다큐멘터리-그나마 짤막짤막한-을 보거나

교과서, 문제집의 한두줄 문장을 본 것이 전부.

학교에서도 방송국 기자였으나

운동권 취재를 할 때 빼고는 그쪽 일에 관심가져 본 적없다.

정치외교학을 부전공을 해서 공산주의나 사회주의에 대한

전공공부를 할 때 빼고는 마르크스에 관심둔 적 없다.

중국에서 공부할 때 중문학을 배우면서

헤겔의 미학개념에 대해 배웠고

마르크스나 마오쩌둥의 이념이 섞인 문학을 배웠으나

단지 그것뿐.

나는 이론과 실천을 같이 생각하는 인간은 아니었다.

이념은 단지 이념일 뿐.

책은 단지 책일뿐.

 

그래서 이 책이 조금 낯설었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80년대에 대학생이라는 의미와

간첩이라는 것과 통일이라는 것을 나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고

역사인식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과거를 어디까지 알고 어디까지 아파해야 하는지

-그 시대를 생각하지 않아도 해야하고 알아야 할 것이 얼마나 많은데!!-

라고 생각했다.

 

관심없고 상관없는 일.이라는 거겠지.

그래서 나는 그만큼 아파할 수도 없는 거다.

 

아련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절절하게 들려왔지만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덧붙여, 창비의 외래어 표기법은 여타 다른 출판사와 조금 다르다

파리 -> 빠리

도쿄 -> 토오쿄오 이런식.

 

그나라 사람이 발음하는 가장 그나라스러운 발음인걸까?

일본어만해도 장단음에 따라 의미가 많이 달라진다고 했으니까.

그래도 좀 어색하고 걸리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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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의 음악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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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1월 2일 읽고 쓰다

 

돈의 진정한 이점은 물건을 살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돈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었다.

31p

 

"..자네는 어떤 숨은 목적을 믿고 싶겠지.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어떤 이유가 있다고 자신을 설득하고 싶겠지. 난 자네가 그걸 뭐라고 부르건 상관 안 해. - 하나님이건 행운이건 조화건 - 그건 결국 모두 똑같은 헛소리야. 사실을 회피하고 일이 정말로는 어떻게 되어가는지 보지 않는 한 가지 방법이지."

226p

 

갑자기 그는 이제 막 그의 사람 가운데서 한 시기가 완전히 끝났다는 것을 알았다.

253p

 

 

지금까지 폴 오스터의 소설을 2권쯤 읽은 것같다.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소설적 재미"에 빨려들어가게 한다.

실제로 세상 어디에선가 있을 법한 이야기.

읽고 있다보면 세상도 없고 나도 없고

다만 글이 있을뿐이다. 다 읽기 전에는 손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우연의 음악]은 말 그대로 '나쉬'라는 인물에게 우연적인

일이 여러가지 벌어지고, 그 우연으로 혹은 우연을 빙자한 운명으로

인생이 흘러가게 되어가는 이야기이다.

읽다보면 아마도 이런 삶도 있지 않을까?

단지 허구만은 아닐거야..하고 그 우연적인 전개가 고개를 끄덕인다.

 

결말은, 나쉬가 자신의 몫만큼 벽 쌓는 일을 하고 나서

-그날은 공교롭게도 그의 생일이었다.-

그걸 지켜보던 사람과 그의 조카와 하게 술을 마시러 가서

돌아오는 길에 차를 몰고 자살하는 것이다.

비극적인 결말이지만

통쾌했다.

꼭 해야만 하는 이 세상에 대한 "완결"이었다.

나쉬 세계의 문이 닫혀졌다.

그 문을 스스로 닫을 줄 아는 사람이 어디 세상에 흔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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