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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들판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4년 10월
평점 :
2005년 11월 3일 읽고 쓰다
"제 처를 거느리고 다른 여자의 손목 한번 잡아보지 않았다고 해서 그가 꼭 순결하다고 말해야 하는지 나는 이제 정말 모르겠는 기분이네."
70p
"진실이 얼마나 위험한가도 알고 있었다."
90p
"그런데 우리는, 마지막이면 할 수도 있는 일을 왜 평소에는 하지 못했을까요?"
149p
"언제나 무엇이 옳은 일인가 생각하고 살면 불편해져요. 어떤 의미에선 피투성이가 되니까."
211p
이미 지나가버린 것이 인생이고 누구도 그것을 수선할 수 없지만 한가지 할 수 있는 일도 있다. 그건 기억하는 것, 잊지 않는 것, 상처를 기억하든, 상처가 스쳐가기 전에 존재했던 빛나는 사랑을 기억하든, 그것을 선택하는 일이었다. 밤하늘에서 검은 어둠을 보든 빛나는 별을 보든 그것이 선택인 것처럼.
248p
"안녕히"라고 베를린 사람들이라고 소제목이 붙여진 서로 아련하게 연결된 6편의 단편이 끝이 난다. 독일의 베를린과 관계된 사람들, 80년대를 혹독하게 겪고 90년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 혹은기억만을 남겨둔 사람들에게 대한 이야기다.
작가는 63년생. 80년대에 대학생일터였다.
나는 82년생 2000년대에 대학생이 되었다.
광주 민주화 운동은 TV다큐멘터리-그나마 짤막짤막한-을 보거나
교과서, 문제집의 한두줄 문장을 본 것이 전부.
학교에서도 방송국 기자였으나
운동권 취재를 할 때 빼고는 그쪽 일에 관심가져 본 적없다.
정치외교학을 부전공을 해서 공산주의나 사회주의에 대한
전공공부를 할 때 빼고는 마르크스에 관심둔 적 없다.
중국에서 공부할 때 중문학을 배우면서
헤겔의 미학개념에 대해 배웠고
마르크스나 마오쩌둥의 이념이 섞인 문학을 배웠으나
단지 그것뿐.
나는 이론과 실천을 같이 생각하는 인간은 아니었다.
이념은 단지 이념일 뿐.
책은 단지 책일뿐.
그래서 이 책이 조금 낯설었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80년대에 대학생이라는 의미와
간첩이라는 것과 통일이라는 것을 나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고
역사인식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과거를 어디까지 알고 어디까지 아파해야 하는지
-그 시대를 생각하지 않아도 해야하고 알아야 할 것이 얼마나 많은데!!-
라고 생각했다.
관심없고 상관없는 일.이라는 거겠지.
그래서 나는 그만큼 아파할 수도 없는 거다.
아련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절절하게 들려왔지만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덧붙여, 창비의 외래어 표기법은 여타 다른 출판사와 조금 다르다
파리 -> 빠리
도쿄 -> 토오쿄오 이런식.
그나라 사람이 발음하는 가장 그나라스러운 발음인걸까?
일본어만해도 장단음에 따라 의미가 많이 달라진다고 했으니까.
그래도 좀 어색하고 걸리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