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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의 음악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3월
평점 :
품절
2005년 11월 2일 읽고 쓰다
돈의 진정한 이점은 물건을 살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돈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었다.
31p
"..자네는 어떤 숨은 목적을 믿고 싶겠지.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어떤 이유가 있다고 자신을 설득하고 싶겠지. 난 자네가 그걸 뭐라고 부르건 상관 안 해. - 하나님이건 행운이건 조화건 - 그건 결국 모두 똑같은 헛소리야. 사실을 회피하고 일이 정말로는 어떻게 되어가는지 보지 않는 한 가지 방법이지."
226p
갑자기 그는 이제 막 그의 사람 가운데서 한 시기가 완전히 끝났다는 것을 알았다.
253p
지금까지 폴 오스터의 소설을 2권쯤 읽은 것같다.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소설적 재미"에 빨려들어가게 한다.
실제로 세상 어디에선가 있을 법한 이야기.
읽고 있다보면 세상도 없고 나도 없고
다만 글이 있을뿐이다. 다 읽기 전에는 손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우연의 음악]은 말 그대로 '나쉬'라는 인물에게 우연적인
일이 여러가지 벌어지고, 그 우연으로 혹은 우연을 빙자한 운명으로
인생이 흘러가게 되어가는 이야기이다.
읽다보면 아마도 이런 삶도 있지 않을까?
단지 허구만은 아닐거야..하고 그 우연적인 전개가 고개를 끄덕인다.
결말은, 나쉬가 자신의 몫만큼 벽 쌓는 일을 하고 나서
-그날은 공교롭게도 그의 생일이었다.-
그걸 지켜보던 사람과 그의 조카와 하게 술을 마시러 가서
돌아오는 길에 차를 몰고 자살하는 것이다.
비극적인 결말이지만
통쾌했다.
꼭 해야만 하는 이 세상에 대한 "완결"이었다.
나쉬 세계의 문이 닫혀졌다.
그 문을 스스로 닫을 줄 아는 사람이 어디 세상에 흔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