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의 고독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4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조구호 옮김 / 민음사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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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월 14일 읽고 쓰다

 

꽤 오랫동안 읽기를 별렸던 책이다.
제목이 주는 묘한 울림땜에 그랬을 것이다.

아주 오래전에 백년동안의 고독속에서 몸부림치는 어느 마법사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마법사는 사막에 있었다. 그는 너무나도 외로웠다. 그래서 일주일안에 누군가가 찾아온다면 그에게 많은 부를 주겠다고 다짐했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다시 마법사는 한달 안에 누군가가 찾아오다면 영생을 주리라 다짐했다. 아무도 오지 않았다.마법사는 그렇게 일년, 10년, 100년하는 식으로 누군가에게 이 세상을 주겠다고 하면서 외로움을 견뎌냈다. 하지만 아무 오지 않았다.
그러자 마법사는 이제부터 자기에게 오는 누군가는 죽여버리겠다고 다짐한 순간, 누군가가 다가와서 그에게 말을 걸었다.
...내가 읽었던 그 책에서 두 아이가 이 이야기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나온다. 한 아이는 저건 하나님의 잘못이라고 애기한다. 만약 하나님이 계시다면 마법사를 저런 심한 고독속에 방치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하나님은 사람들이 자신보다 마법사를 더 좋아할지 몰라서 질투했던 거라고 독하게 말을 뱉는다.
다른 한 아이는 그냥 외로움이라는 게 참 크구나..무섭구나..그런 식으로 이해하면 안되는 거냐고 앞의 그 아이에게 애기한다.

뭐..그런 이야기.
그래서 나는 이 제목을 봤을때 그런 식의 이미지를 생각했었다.

내가 태어난 해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이 소설은 활기를 잃어가던 소설세계에 큰 지향점을 던져준 소설이라고 한다. 재미있는 지어낸 이야기의 재등장...이라고 해야하나?
이야기는 부엔디아 집안의 100여년의 역사를 담고 있다. 마법적이고 연금술적이며 바람이 심하게 불면 다 바스라질 것 같은 양피지위에 덧댄 그런 이야기.
꿈과 마법 등이 공존한 세계위에 회색빛이 한번 덧칠해진 것같은 분위기였다. 신비스럽되 그 신비스러움의 색이 총천연색이 아니라 조금은 지치고 낡은 바람이 불 것같은 이야기 였다.

근데 왜 고독일까?
부엔디아 사람들은 나름대로 100년동안을 번잡스럽고 열심히 살아가는 데..물론 그 안에 근친상간과 뭐..이것저것 등등이 맞물려있긴 하지만..
읽는 동안 화가 났던건 이 사람들 이름이 거의 비슷하다는 거다..ㅠㅠ
아버지의 이름을 자식이 물려받고, 할머니의 이름을 손녀가 물려받고...물론 그 이름 같은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공통점이 있어 불운한 가문의 역사를 대대로 이어간다.

평을 읽어보면 "마술적 리얼리즘"을 극치를 드러낸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라고 나온다.
마술적 리얼리즘....맞다.
이 이야기가 라틴아메리카의 전후 사정과 맞물려가면서 알게모르게 사실이라고 느껴진다. 하지만 1970년대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하는 마술같은 상상력의 느낌도 동시에 든다.

오랜만에 3일내내 손에 잡고 있었던 책이었다. 결말부분이 못견디게 궁금했었다. 사람들은 열심히 살고 그리고하고 살을 섞고 고독을 견디고 그러면서 살아간다.

[...그리고 어느 곳에 있던 지 과거는 거짓이고, 추억은 되돌아오지 않는 것이고, 지난 봄은 다시 찾을 수 없고, 아무리 격졍적이고 집요한 사랑도 어찌되었든 잠시의 진실에 불과하나는 사실을 항상 기억할 것을 권고하고 말았다..]
-2권 28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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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포포 메모리즈
심승현 글, 그림 / 홍익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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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2004년 1월 11일 읽고 쓰다

 

방금..음 한 20~30분 만에 다 읽은 것 같다.
지금 도서관 알바를 하고 있는 중인데
오전 시간은 오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책읽기에 아주 좋다.

간혹 신문을 넘길 때 파페포포 시리즈에 대한 광고를 봤어서
대출예약을 해두었던 책이었다.

사람에 대한 간결하고 짧은 메세지.
그 안에서 삶은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성찰을 주는 책.

하지만 너무 가벼운 것이 아닐까?

긍정적인 사고로, 그리고 이기적이지 않게
세상을 사는 건 물론 중요하지만
너무 간결명료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베스트셀러라 불리는 것은 전문적인 교양이나 깊은 사고와는
거리가 있지만 글쎄...
쉬운 책이 인기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가 힘들어서
사람들이 그 힘든 현실을 잊고 싶어하기 때문이랜다.
그에 대한 한 반영이런지도 모르겠다.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문화 콘텐츠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 책은 '우수문화콘텐츠'에 선정됐다고 한다.
기존의 활자체적인 콘텐츠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문화컨텐츠라는 의미일게다.

나는 보수적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그냥 그대로의 활자로 쓰여지는 책을 더 좋아한다.
쉽게 읽혀지는 책은 이해하기 쉽고, 감동도 바로바로 느낄 수 있으나
언어 자체가 주는 감동은 많이 줄어드는 것 같다.

지금의 문학 세대를 하루키시대라고 한다.
단면적으로 본다면 읽기 편한 소설만을 추구하는 세대라는 의미같다.
얼마전에 소설가 박상륭과의 인터뷰를 잡지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어렵게 쓰기로 유명한 이 선생님은
소설, 언어로 쓰여지는 이 문학장르라는 것은
소설적인 즐거움이외에도, 언어자체 느껴지는 유희가 있어야 한댄다.
한 문장이 600~800글자나 되고, 처음 내용과 끝이 혼동되는
그런 글 속에서 예술적인 아름다움을 잡아낼 수 있는 눈을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어려운 글을 읽다보면 그 문자 자체에서 나오는 美도 느낄 수 있다고
하루키 세대를 비판하고 있었다.

독서량이 턱없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책을 읽는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물론 의미있는 일이지만
제대로 된, 좋은 책을 읽는 다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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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식시종
우고 디폰테 지음, 피터 엘블링 영역, 서현정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2004년 1월 8일 읽고 쓰다.

 

재미있는 책일 것 같았다.
우연히 찾은 중세 시대의 원고를 영역해서 출판했다는 이 소설이.
음...약간의 잔인과 오만, 그리고 오감으로 느끼게 하는
음식에 대한 탐욕.
그리고 그걸 가지지 못한 사람들의 약간의 비굴과 더러움,
추잡함 등등...현대 소설과는 또따른 느낌이었다.

그런데 예전에 읽었던 사드 백작의 [소돔 120일]이 생각이 났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그 느낌이 떠나지 않았다.
물론 [소돔 120일]보다는 그 강도로 현저히 낮았으나..
(소돔 120일은 음..새디즘을 탄생시킨 사드백작의 소설로서
읽다보면 구역질이 한없이 솟아오르면서 인간 본연의 악마성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내가 이제까지 본 책 중 가장 야했고
더러웠고 추잡했고, 그리고 슬펐다.)

내용은 가난한 소작농인 우고 디폰데가 어느 잔인한 성품의
영주 페데리코의 시식시종(영주가 밥을 먹기 전에 독이 들어있는
지를 알아보기 위해 먼저 시식을 해보는 하인)이 되면서
겪게되는 파란만장한 이야기이다.
그가 사랑하는 여인들과 그의 하나뿐인 딸과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등
여러 인물이 서로 얽히고 설히며 중세시대의 한 이면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탈리아의 다양한 요리..
난 피자랑 파스타 정도 밖에 모르지만..
여기선 붉은 포도주에 넣고 조리한 염장 돼지 혓바닥과 생선 갤런틴, 먹음직스럽게 치즈를 뿌린 야채 라비올리, 파리나타, 아몬드와 우유를 넣은 두꺼운 밀알 푸딩 그리고 사슴 고기 요리
나폴리식 스파이스 케이크라는, 속을 크림으로 채우고 겉을 슈거파우더로 장식한 얇은 껍질의 노란 페이스트리와 마지팬으로 둘러싼 배 파이 등등..굉장히 많은 음식들이 나오고
17세기라는 시대적 배경과도 어울리게 페스트가 창궐하여
많은 사람들이 죽는 아비규환적인 모습도 보여진다.


요즘 책을 거의 이틀에 한 권꼴로 읽었다.
다 소설책이었다. 그것도 2003년에 나온 외국소설들.
이렇게 무데기로 읽은 것도 오랜만의 일이긴 한데
나는 책을 어떤 의미로 읽는 걸까?
무엇을 얻기 위해 읽는 것일까?
예전에는 그냥 재미를 얻고, 내 안으로 들어오는 어떤 느낌을 위해
책을 읽었었는데 이제는 단순히 그래서만을 안될 것 같다.
많은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어떤 책을 읽는 지도 중요한 것 같다.

그냥 책을 읽으면서 이런 이야기로 있구나 하면서 지나치는 것 같다.
이런 책을 난 읽어봤다...는 건 그다지 중요하진 않을 듯한데..
뭐..책을 읽었다는 건
수만권이 쌓이고 나서야 그 진가를 발휘하기에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뭔가..다른 분야의 책을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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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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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월 7일 읽고 쓰다.

 

책을 거의 도서관에서 빌려읽는 편이라 신간을 좀 늦게 읽는 편이다.
우리나라에서만 기록적인 판매고를 자랑한다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도 조금은 늦게 읽은 편.

장편소설인 줄 알았는데 여러 단편을 모아 만든 소설이었다.

요새 기분이 좀 우울하고 머리가 아프고 그랬는데
사실 나의 두통을 배가시켜준 책...ㅡ.ㅡ;;;
고르는 책들마다 왜 이모냥인 것이냐~~

우울한 건 딱 질색이것만,
물론 베르나르의 기발한 착상과 특이한 생각은 훌륭하다 여겨지나
지금 현재 나의 머리 상태가 이걸 다 받아들일 만큼
너그러운 것 같지 않다.

어쨌든 대부분의 내용은 디스토피아적인 것이었고
[개미]에서처럼 무언가에 깊숙히 파고드는 것을 원했지만
단편이어서 그런지 그런 깊이는 좀 얕았던 것 같다.

단편 중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것은 [수의 신비]라는 소설이었다.

주인공은 9와 8을 더한 숫자를 알고 신관 겸 기사라는
큰 직위를 부여받는다.
그의 나라에서 10이상의 숫자를 안다는 것은
굉장히 대단한 일~
그러나 4명의 도망치는 기사들을 만나면서 세상에는 17보다 더 큰
무한히 많은 수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 힘들고 고달프지만 나름대로의 자유를 얻게 된다는 것.
비록 호호백발 할아버지가 된 후에
10이하의 수를 옹호하는 과격분자에 의해 살해당하지만.

지식이라는 것과
그걸 소유하고 있는 소수의 엘리트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과연 어디까지 나아가는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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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하는 저녁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3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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