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PEDeM 03 - 청소년 출판
강주헌 외 엮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05년 8월 3일 읽고 쓰다

 

"북페뎀"이라는 조금 생소한 기치를 내걸고 나온 3번째 책.

페뎀(PEDeM)이란, 기획(Planning), 생산(Editing), 디자인(Design), 마케팅 (Marketing)을 하나로 통합한 조어이다. 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그러한 시각을 가지고 출판하자는 의미에서 만들어 낸 것.

 

북페뎀의 이름을 가지고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이름 길기도 하다~!)에서 나온 책은 단행본은 3권(아마도..;;;;), 그리고 계간 잡지가 있다.

단행본 1호는 "어린이책", 2호는 "출판기획" 3호는 "청소년 출판"

아직 잡지는 안 읽어봤고, 단행본 중 2,3호만 다 읽었다.

 

하나의 컨셉을 두고, 실무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의 글을

모은 것이 이 책의 특징.

재미있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또, 글 잘쓰는 사람들 앞에서 반성한다. 나도 잘 써야지..

 

"그럼 탁 선생님은 왜 책을 읽여햐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내가 먹고 살아야 하니까...(모두 웃음). 책이 여전히 필요한 이유는 삶을 음미하는 데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책이 예전처럼 정보를 줄 수는 없습니다. 단행본으로 묶여져 나올 정도의 정보는 이미 사람들이 다 알고 있거든요. 같은 시대 사람들의 균질성을 위해서는 방송이나 신문이 빠르니까 그것도 아닙니다. 또 심층보도는 월간지가 하고 있으니까 단행본은 설 자리가 없지요.

 인간의 삶에는 행위로서의 삶이 있고, 그것을 반추하면서 음미하는 삶이 있습니다..... 정보나 지식의 신속성에 단행본은 따라갈 수 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삶을 음미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이것이 단행본이 가진 장점이 아닐가 생각해요....내가 그 행위를 했다고 해서 그것이 내 인생이 되는 것이 아니라 추억의 일부로 내 기억에 편입시켜야 비로소 내 인생이 되는 거예요. 책이 바로 이런 역할을 해주죠. 그런 의미에서 여전히 책을 읽어야 하고 이 기능은 다른 매체가 빼앗아 가기 어려울 것입니다. "

 

 -[청소년들이여, 무슨 책이든 읽어아!]라는 주제로 열린 대담중

탁석산(철학자)의 말. 

 

 

 책의 존재가치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왜 읽어야 하느냐에서부터-비단 인터넷뿐만아니라 영상매체의 효용성과도 비교해서 볼 때 현재 아이들에게 있어 책의 존재가치는 지극히 미미하다-무엇을 읽어야 하는가, 어떻게 읽어햐 하는 것 하나하나가 다 문제시된다. 우리나라는 세계 3위의 출판대국이지만(미국-일본-한국순), 규모만 그러할 뿐, 질적인 면에서는 일본이나 유럽의 국가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즉 다양한 책이 읽히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계발서종류나 외국어, 수험서가 시장의 대부분을 독점하는 단조로운 형태라는 것이다. 또한 몇 년전부터 번역서가 유행해, 현재 베스트셀러순위를 보면 순문학(특히 소설)의 경우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은 한두작품에 불과하다. 성인시장은 이러한 형태를 띠고 있고, 청소년 시장은 거의 전무한 실태이고 어린이 시장의 경우 [마법천자문]이나 [그리스로마신화]같은 학습만화붐이 일어나면서 시장규모가 커지고 많은 아이들이 책을 읽는 좋은 습관이 형성되었지만, 한두 아이템이 인기를 끌면서 그 아이템을 그대로 답습하는 졸속출판이 이어지고 있어 출판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는 실정이다.

 아..왜 이야기가 딴데로 샜지?

한겨레출판강좌에서 지금 청소년 잡지기획에 대해 공부중이다.

팀플을 지난주부터 하고 있는데 우리조는 "청소년을 위한 무가 엔터테인먼트 주간지"를 기획했다. 세부사항은 내일 수업시간에 토론할 예정. 서점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만화, 게임잡지들을 살펴봤고, 그외에 공짜로 나누어주는 이런저런 무가지들을 모아봤다. 페이지수나 판형,레이아웃같은 형식적인 문제들은 지금 당장은 논외로 치더라도, 내용적인 측면에서 내가 담고싶어하는 것과 아이들이 보길 원하는 것 사이의 접합점을 찾기가 상당히 어렵다. 엔터테인먼트적인 내용으로 입시에 지친 아이들을 달래자...라는 것이 우리 팀의 모토. 어설프게 학습을 접목해서 이도저도 아닌 것을 만들지는 말자는 것이다. 물론 학습만화와 한페이지정도의 사설읽기 등은 첨가하겠지만.

그들의 눈높이에서 책을 바라보는 것. 모든 출판인들이 말하는 첫째는 그것이고, 동시에 그 눈높이보다 조금 더 멀리, 높게 바라봐서 아이들이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잘 넘어올 수 있게 독서를 유도하는 것, 그것이 목표라 한다.

 

그나저나 나는 한 문장을 왜이리도 길게 쓰나..청소년을 위한 글쓰기중 기본 원칙은 "한 문장에는 하나의 생각"이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 빈치 코드 - Illustrated Edition
댄 브라운 지음, 이창식 번역감수, 양선아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2005년 7월 22일 읽고 쓰다

 

조선일보의 기자가 말했다.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에 비길 책이라고.

내가 말했다.
기자, 미친거 아냐?

이모네집에 있길래 그 말많고 유명한 다빈치 코드를 봤다.
5시간정도 꼼짝도 안하고 책만 계속 읽었다.
신기했다.
나는 준기독교인이어서 그런지
교리에 관한 건 잘 모르지만 신기한 부분이 많긴 했다.
그리고 교회 개혁운동계에서 부르짖는
여성성에 관한 문제도 인상적이었다.
(이부분에 관해서는 이번주 한계레 북센션에 나온
지강유철 님의 인터뷰를 읽고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발상도, 소재도 다 신기하고 흥미로왔지만
책의 구성이 너무 엉성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별로 재미가 없었다.

번역자의 자질에 대한 문제도 많이 불거진 걸로 아는데
그럼 원서를 읽어봐야 하나?
(못 읽는다. 영어 못해서..ㅡ.ㅡ;;;)

어쨌든 왠지 다시는 이 사람 책을 찾을 것 같지는 않다.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 한 번 더 봐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래, 연애가 마지막 희망이다
무라카미 류 지음, 김자경 옮김 / 제이북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2005년 7월 16일 읽고 쓰다

 

나는 무라카미 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궁금은 했었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는 과연 어떤 색일까, 하는.

류의 소설은 변태적 성향이 강하다고 해서
꺼내보지 않았고
이 에세이는 글쎄..제목이 마음에 꽂혔다.
마음에 들었다기 보다는 마음에 그냥 꽂혔다.
읽고 난 후의 감상은 음...다신 류의 책은 안 찾겠구나..라는 것

아마도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리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본의 저널리스티 다치바나 다카시와
우리나라의 소설가 김훈의 산문집을 빌리고
동시에 읽어서 그럴 것이다.
세 사람의 문체가 확연히 차이가 나고
내가 생각하기에 류 아저씨가 느낌이 제일 떨어진다.

차이.에 대해 이야기한다.
일본사회와 경제와 여러가지 문제들과 연애를 직,간접적으로
쓴 이 에세이는 작가의 세계관이 잘 나타나있다.
이를테면 이런 논리이다.
A라는 상황이 있다. 이에 대치되는 상황은 B이다.
그러나 A도 B도 그 나름대로의 존재이유가 있다.
무언가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고 "단지" 그렇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의 반복이 거의 모든 챕터에 해당한다.

이것도 옳은 점이 있고 저것도 옳은 점이 있다는 것은
다 맞는 말이지만, 나는 그것이 온유한 회피주의로 느껴졌다.

모랄까. 류씨가 조목조목 하는 이야기가 틀린 것은 아니나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해야할 까?
활자가 눈 아래에서 뱅뱅도는 것같은 느낌을 계속 받았다.
나랑 궁합이 안 맞는 작가인가보다.
아마도 엄청난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내지 않는 이상
다시 찾을 일은 없겠지.

다시 말해, 같이 살아간다는 뉘앙스나 친한 타인과의 관계속에서 우리들은 시간의 흐름에 대한 감각을 찾는다......그건 3년 전 4월이었다. 그해 봄은 벚꽃 피는 것이 늦었다. 그 여름은 더웠다. 그 바다는 아름다웠다. 그렇게 어떤 시간의 감각, 시간의 흐름에 대한 감각이 그 사람에게 각인된다.
(36p)

"왜 사람을 죽이면 안 되나요?"라고 질문하는 사람은 자신도 죽임을 당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
(46p)

영화 등에서 얻어진 멋진 대사가 언제, 어디에서도 쓰여질 수 있다면 이 세상은 그만큼 살맛이 없어질 것이다.
(67p)

지나치게 불안한 경우에 인간은 불안의 원천을 무시함으로써 살아남으려는 경향이 있다.
(81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환상의 책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2005년 7월 13일 읽고 쓰다

 

번역은 삽으로 석탄을 퍼 넣는 일과 조금은 비슷했다. 석탄을 퍼올려 그것을 노 안으로 던져 넣는, 석탄 덩어리 하나하나는 단어이고 한 삽 한 삽은또 다른 문장들인데, 그 일을 여덟아홉 시간씩 연달아 계속할 끈기가 있을 만큼 등이 튼튼하다면 불길을 계속 뜨겁게 유지할 수 있다. 근 백만 단어에 이르는 글을 앞에 놓고 나는 가능한한 오래, 그리고 열심히 일을 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설령 그 불길이 집을 태워 먹는 한이 있더라도.
(93p)

좋아한다는 건 뜻이 너무 약해요. 나는 그 이야기에 사로잡혔죠. 그 이야기가 나를 산 채로 먹어 치웠던 거예요.
(158p)

..얘기했던 것과 똑같이 그 모든 일이 다 일어났던 거예요.
내가 그분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했을 때마다 그 말이 모두 진실인 것으로 밝혀졌어요.
그분 이야기가 그처럼 있을 법하지 않은 건 그래서예요. 그분이 내게 진실을 이야기했다는 바로 그 이유때문에.
(286p)

<Les moments de crise produisent un redoublement de vie chez les hommes.>
사람들은 곤경에 맞닥뜨리기 전까지는 충실한 삶을 살지 못한다.
(311p)

<..우리가 보고 있는 사물들은 그 자체로서는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아니다...그러므로 만일 우리가 감각에서 우리의 주관이나 주관적인 형식을 버린다면 시공 속에서의 모든 특성, 사물들과의 모든 관계, 아니 시공 그 자체마저도 사라질 것이다.>
(344p)-칸트로부터 따온 구절.

어때요? 내가 물었다. 어떻게 생각해요? 내 생각은요, 그녀가 천천히 대답했다.
내가 눈을 뜨면 당신이 거기에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거예요.
그래요. 당신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요.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당신이 눈을 뜨지 않으면 내가 있는지 없는지를 절대로 알 수 없잖아요. 안 그래요?
(377p)

책을 시작하기 전에 작가는 샤토브리앙이라는 와인의 이름에 어울릴 것같은 한 문학가의 말을 앞세운다.
"인간은 하나의 동일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다. 끝에서 끝까지 이르는 여러 다른 삶을 살며 그것이 바로 비극의 원인이다."

폴 오스터의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책은 처음 읽었다.
이 사람 글, 영미문학가들의 버터냄새가 나지 않아 좋았다. 화려한 미사여구는 딱 질색이다.

소설적 진실과 현실적 진실이 뒤엉키면서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알 수 없는 상태. 내가 좋아하는, 소설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이다. 여기가 거긴지 거기가 여긴지 분간할 수 없는 것.
예전에 이와이 슌지의 [윌리스의 인어]를 읽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나는 미국 무성영화배우 헥터 만을 찾고 싶었다. 사실일 것 같으나 사실이 아닌 인간의 상상.
아.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과연이 인간이 꿈꿀 수 있는 것의 한계는 어디인가?)

사람은 한 가지 길로만 걸어갈 수가 없다.
나는 그것을 원하지 않는 다고 해도 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자기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타인의 삶에 끼여들기도 하고
끼임을 당하기도 한다.
내가 원한 삶을 살 수 도 있고, 내 뜻과 반하는 삶을 살 수도 있다.
어디가 더 행복할까?
그러리라 예상된 삶과
그렇게 될 지 정말로 몰랐던 삶은.

문체도 간결하고, 중간중간 시니컬한 위트도 맘에 들었고
긴듯 아닌 듯, 계속 뒷이야기를 궁긍하게 하는 내용전개도
참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이 모르는 곳에서 세상은 움직인다
카타야마 쿄이치 지음, 양억관 옮김 / 북폴리오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2005년 7월 12일 읽고 쓰다

 

" 너의 미래가 보여. 미래에 뭔가 있을거라고 믿는 현재.
그것이 너의 미래야. 어디를 가든 똑같을 뿐인데."

"그럼 어때서?
미래에 뭔가 있을거라고 믿는 현재, 그게 나의 미래야,
그게 뭐 나빠?"

"아무리 살아봐도 아무것도 없어."

"아무것도 없어도 좋아.
어차피 우리는 아무것도 없는 데서 나왔으니까."
113p

"너에게 그녀는 보통인가? 그와의 여러 사람과 똑같아?
왜 일반적인 문백으로 그녀를 생각하는 거야?
그녀는 이 세상에 하나뿐이야.
너에게 특별한 이 세상에서 유일한 사람이지.
왜 그녀의 특수성을 존중하지 않는데
그녀는 보통도 아니고 일반적이지도 않아."
지코 혹은 코지의 말.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라는 멋진 제목의 소설을 가진
작가의 다른 소설.
그의 나이가 마흔을 넘지 않았다면
나는 이 책을 펴보진 않았을 것이다.
59년생이어서, 그래서 마음에 들었다.

책은 사색적이고, 조금은 비틀려있고 가볍고,
끝은 암울하다.

읽으면서 예전에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이 났다.
"미래는 우리의 앞에 있는가, 뒤에 있는가?"

무언가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 현재.
그건 희망일 것이고,
나의 사랑으로 상대를 매몰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상대를 그 상대의 존재 자체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나를 성숙시키는 일.
그게 단순한 구호에 불과하더라도
나는 가능하다고 믿으며 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