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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연애가 마지막 희망이다
무라카미 류 지음, 김자경 옮김 / 제이북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2005년 7월 16일 읽고 쓰다
나는 무라카미 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궁금은 했었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는 과연 어떤 색일까, 하는.
류의 소설은 변태적 성향이 강하다고 해서
꺼내보지 않았고
이 에세이는 글쎄..제목이 마음에 꽂혔다.
마음에 들었다기 보다는 마음에 그냥 꽂혔다.
읽고 난 후의 감상은 음...다신 류의 책은 안 찾겠구나..라는 것
아마도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리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본의 저널리스티 다치바나 다카시와
우리나라의 소설가 김훈의 산문집을 빌리고
동시에 읽어서 그럴 것이다.
세 사람의 문체가 확연히 차이가 나고
내가 생각하기에 류 아저씨가 느낌이 제일 떨어진다.
차이.에 대해 이야기한다.
일본사회와 경제와 여러가지 문제들과 연애를 직,간접적으로
쓴 이 에세이는 작가의 세계관이 잘 나타나있다.
이를테면 이런 논리이다.
A라는 상황이 있다. 이에 대치되는 상황은 B이다.
그러나 A도 B도 그 나름대로의 존재이유가 있다.
무언가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고 "단지" 그렇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의 반복이 거의 모든 챕터에 해당한다.
이것도 옳은 점이 있고 저것도 옳은 점이 있다는 것은
다 맞는 말이지만, 나는 그것이 온유한 회피주의로 느껴졌다.
모랄까. 류씨가 조목조목 하는 이야기가 틀린 것은 아니나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해야할 까?
활자가 눈 아래에서 뱅뱅도는 것같은 느낌을 계속 받았다.
나랑 궁합이 안 맞는 작가인가보다.
아마도 엄청난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내지 않는 이상
다시 찾을 일은 없겠지.
다시 말해, 같이 살아간다는 뉘앙스나 친한 타인과의 관계속에서 우리들은 시간의 흐름에 대한 감각을 찾는다......그건 3년 전 4월이었다. 그해 봄은 벚꽃 피는 것이 늦었다. 그 여름은 더웠다. 그 바다는 아름다웠다. 그렇게 어떤 시간의 감각, 시간의 흐름에 대한 감각이 그 사람에게 각인된다.
(36p)
"왜 사람을 죽이면 안 되나요?"라고 질문하는 사람은 자신도 죽임을 당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
(46p)
영화 등에서 얻어진 멋진 대사가 언제, 어디에서도 쓰여질 수 있다면 이 세상은 그만큼 살맛이 없어질 것이다.
(67p)
지나치게 불안한 경우에 인간은 불안의 원천을 무시함으로써 살아남으려는 경향이 있다.
(8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