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분투기
정은숙 지음 / 바다출판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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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란 무엇인가? 

매트릭스를 인식할 수 있는 자는 매트릭스 밖에 있는 자다. 한 번도 바깥의 사유를 발전시켜본 적이 없는 우리는 끊임없이 일상으로부터의 탈주를 꿈꿔야 한다. 책을 통해 나는 이 사유가 가능하다고 믿는다. 책의 의미와 수용의 형태가 그 지평을 활짝 열어 주리라고 믿는다.  -258p-

그녀는 을 통한 사유의 힘에 대해서 “매트릭스를 인식할 수 있는 힘”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도 책이라는 도구는 우리가 미처 접하지 못하는 일상으로의 탈주를 도와주는 힘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좁은 프레임에 고정되어 있지 않도록 열린 마음을 키워주는 일. 그것이 바로 편집자가 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편집자란 무엇인가?

편집자는 저자가 아니다. 편집자는 관리자도 아니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편집자란 대체 무슨일을 하는 사람입니까? 

<편집자 분투기>에서는 출판편집자를 다음과 같이 정의내리고 있었습니다.

편집자는 기획, 편집, 제작의 주체적인 집행자. 편집자는 출판경영자(시장을 인식한다는 점)이며, 출판영업자(독자에게 팔아야 한다는 점),이고, 또 독자(원고를 평가한다는 점)이며, 그 모든 것이다.

편집자에 관련된 책 중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책 중의 하나인 <편집자 분투기>는 마음산책의 정은숙 대표님이 1985년 처음 출판계에 입문한 이래로 겪었던 경험들을 한데 묶어 놓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녀가 겪은 여러 가지 경험들 가운데서 초보 편집자의 위치에서 선배들이 언급하는 책들을 섭렵하느라 종일 전 세계의 고전들과 씨름했다는 이야기가 기억납니다. 동시에 그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저도 어떻게든 읽어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인쇄소를 들러서 책이 나오는 전 과정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책의 탄생과정을 함께하셨다 이야기를 하시면서 풍기시는 그 뿌듯함의 기운은 그곳을 원하고 있는 저에게 있어서 부러울 따름이었습니다.

<편집자 분투기>는 편집자로서의 개인적인 경험뿐만 아니라 한 출판사의 대표로서 지금껏 손수 기획했던 책들의 이야기도 전해주고 있습니다. (다른 출판사의 기획ㆍ편집의 성공담을 인용하는 것보다는 직접 경험했던 책들을 이야기해주셔서 더 가슴에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언급되는 책을 직접 읽어볼 기회가 없어서 아쉬울 따름입니다. 조만간 좋은 예와 나쁜 예에서 인용되었던 책들도 섭렵할 생각입니다.

좋은 예에 해당하는 책 중에는 한비야님께서 추천하신 아베 피에르의 <단순한 기쁨>라는 책이 가장 제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녀의 또 다른 추천책인 버틀런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을 읽었던 경험을 통해 행복이라는 것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만큼 <단순한 기쁨>에서 이야기하는 기쁨이란 어떤 것일지에 대한 기대감도 한껏 부풀어오릅니다. 

<편집자 분투기>에는 편집자를 정의하기 위해서 많은 문장들이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행여 놓칠세라 노트에 하나씩 적어보았는데요. 그 속에 적힌 여러 가지 글귀 중에서 제일 인상 깊었던 글귀가 위에 끄적인 글입니다. 편집자란 경영자면서도 영업자이고 독자여야 한다는 말씀 가슴깊이 새겨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편집자 분투기>에서 발췌한 준비된 기획편집자를 위한 4계명을 옮겨봅니다.

1. 세상과 삶의 여러 가지 양태에 따라 왕성한 탐구 정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세상과 인생에 대해 무관심한 사람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2. 편집자는 지혜로워야 한다. 편집자의 지혜는 타인의 두뇌를 잘 빌릴 줄 알아야 한다는 데서 나온다.

3. 열정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4. 감동마케터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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