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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금자씨(2disc) : 디지팩
박찬욱 감독, 이영애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근 보름동안의 영화 금욕기간을 거쳐
그렇게도 고대하던
'친절한 금자씨'를 만났다.
박찬욱 감독은 심각하게 만들었다지만,
영화는 무지무지 웃긴다.
감독의 장난스러움이 매장면 묻어나는데
이러한 '역설'이라는 메시지는 영화 내내 지속된다.
이영애. 예쁜 유괴범. 예쁜 마녀.(마유미도 사알~ 떠오른다.)
외모가 예쁜 그녀는 자기 미모의 가치를 알고 충분히 활용한다.
하이힐과 썬글라스. 빨간색 마스카라 등등.
유괴 현장 재현씬에서 밧줄 매듭 하나에 신경쓰고
카메라를 향해 마스크를 벗어제끼는 그녀의 쇼맨십을 보라.
그녀에겐 복수도 예뻐야 한다. 예술적으로. 완벽하게.
"예쁜게 좋은거야." 그녀는 그점을 뼈속까지 잘알고 있다.
최민식. 영어 잘하는 멋쟁이 유아살해범.
영화 중 가장 아이러니함이 묻어나는 통역장면을 보라.
이 장면 보다가 웃겨 죽는 줄 알았다.
영어학원에서 영어동화구연을 가르치던 학원선생의 실력이 묻어난다.
이건 정말 최민식이나 송강호 같은 배우 밖에 못한다.(살인의 추억에서 송강호의 형사 역할을 생각해보라.)
대사 몇마디 없었지만 자칫했으면 '금자씨'는 최민식의 영화가 될뻔했다.
박찬욱. 판타지 리얼리즘. 환상적 현실주의.
감독은 인터뷰에서 일상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얘기하지만,
이건 연막으로 보인다.
'금자씨'에 사람들이 끝까지 동조하지 못하는 건
사실 리얼리즘이 없기 때문이다.
리얼리즘이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많은 요소들이 곳곳에 포진한
사실상 판타지물이다. 상상의 산물.
관객들은 편히 웃지 못한다. 그렇다고 공감하지도 못한다.
판타지물에 끊임없이 '낯설게하기'를 접목한
감독의 의도는 성공했다. 100%.
복수 3부작이라는 거창한 부담감에서 감독은 제대로 탈피했다.
거기에 편안히 자신의 상상력을 마음껏 풀어놓는다.
관객 머리 꼭대기에 서서 웃고 있는 박찬욱 감독의 모습이 보인다.
기분은 별로지만 나는 이래서 그가 좋다.
+ 가장 좋았던 장면 : 매듭 짓는 장면, 유괴 비디오에서 의자를 빼는 장면(나도 자빠질뻔 했다.)
+ 의문스러운 장면 : 계속해서 등장하는 연기. 마지막 제니가 유령이라는 얘기가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