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마니아 범우문고 223
타키투스 지음, 박광순 옮김 / 범우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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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키투스(55~120)는 네르바(재위96~98)에서 트라야누스(재위98~117)로  황제가 바뀌던 97~98년(42~43세)에 89년 벨기카 갈리아 속주의 군단장으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게르마니아'를 집필했다. 로마의 계속되는 게르마니아 원정의 목표는 갈리아 지역 정복을 완료한 후 라인강과 도나우강 너머 게르마니아 지역까지 정복함으로써 경계선을 공고히 구축하려는 의도와 함께 로마제국의 국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의도와 다르게 로마의 게르마니아 원정사는 피로 물들어 있다.

B.C.113년 집정관 카르보는 노레이아에서 대패해 추방당한 후 자살했다. B.C.107년 집정관 카시우스는 제네바 호반에서 싸우다 전사했고 전군이  포로가 되었다. B.C.105년 집정관 카이피오, 아우렐리우스, 말리우스는 아라우시오에서 대패해 12만 명이 사망했다. 아우렐리우스는 사로잡혀 보이오릭스에게 살해당했고, 카이피오는 귀환했지만 유죄를 선고받아 처형당했고, 말리우스는 두 명의 자식을 잃고 유죄판결을 받은 후 망명했다. 9년 바루스는 테우토부르크에서 아르미니우스에게 3개군단(18,000명)과 함께 전멸당했다. 물론 마리우스가 이탈리아에서, 카이사르가 갈리아에서, 드루수스와 티베리우스, 게르마니쿠스가 그 본토에서 그들을 패배시키도 했지만, 로마군도 많은 타격을 입었으니 온전한 승리가 아니었다.

이런 상황이었으니 게르마니아가 강한 이유에 대해 관심이 높아질 수 밖에 없었고 타키투스도 이러한 관심을 충족하려는 실용적인 목적에서 이 작품을 집필했다. 또한 그는 부와 향락에 물들어 타락한 생활을 하고 있는 로마를 금전에 물들지 않고 용맹하고 자연에 순응하고 절제하며 살아가는 여러 게르만 부족들과 비교하면서 로마의 현재를 고발하고 있기도 하다.

책은 게르마니아의 기원, 영토, 습속, 여러 부족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게르마니아인이 어떤 부족과도 닮지 않은 순수한 혈통이라는 부분에서는 히틀러의 아리아인 찬양의 근원을 엿볼 수 있다. 또한 현재 여러 유럽 지역의 기원이 되는 부족들을 찾아볼 수 있다. 서로마제국멸망의 원인이 되었던 수에비족, 고토네스족(고트족), 랑고르바디족, 보헤미아의 기원이 되는 보이족, 에스토니아의 기원이 되는 아이스티족, 스웨덴의 기원이 되는 수이오네스족 등이 그들이다.

그렇다면 대체 게르마니아인들이 로마만큼 강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타키투스는 게르마니아의 군대는 가족이나 씨족에 의해 구성되었으며, 부모, 여자, 아이들이 곁에서 지켜보며 한탄하거나 응원하는 가운데서 싸웠기 때문에 가장 용감한 군대일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플라톤의 ‘향연’에서 파우사니아스는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군대를 만들면 서로에게 수치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싸우기 때문에 용감한 군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르마니아의 군대가 바로 그런 군대였으며 로마는 그들을 끝까지 굴복시킬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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