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 - 제3판 개역본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강정인.김경희 옮김 / 까치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1513년 44살의 마키아벨리는 은둔생활을 벗어나 현실 정치에 참여할 목적으로, 당시 피렌체의 새로운 지도자인 21살의 로렌초 디 피엘로 데 메디치의 도움을 얻고자 <군주론>을 집필한다. 하지만 그는 결국 중용되지 못하고 책은 그의 사후에야 출간된다.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면 자신의 군대를 가져야 하며 인민에게 경멸과 미움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인민들에게 경멸과 미움을 받지 않는 선에서 악덕, 즉 음모나 폭력을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플라톤의 현실에는 존재할 수 없는 이상국가에 대한 논의를 비판하며 여우와 사자들로 가득찬 현실정치에서는 '덕(virtu)'만 추구해서는 몰락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현실정치를 다룬다는 면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해답에 있어서는 정반대 입장에 있다.

아리스토텔레스 이래 서구의 많은 인문주의자들은 현실정치를 잘하려면 '악덕(vice)'을 피하고 '덕'이 있는 군주가 되어야 한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마키아벨리는 그 방법이 현실에서는 무기력하며 오히려 '악덕'까지도 적절히 사용할 수 있는 군주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도 인정하고 있지만, 실제로 '덕'이 있는 군주가 되는 것도,'악덕'에 능하지만 '덕'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군주가 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며 소수만이 그것을 이룰 수 있다. 하지만 그가 보기에 전자는 오답이고, 후자만이 정답이다.

비록 항상 '덕'을 추구하지 않더라도 때때로 '악덕'을 행하며 실제로는 아니지만 겉으로는 '덕'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군주는 권력을 획득할 것이다. 또한 자신의 운명을 운에 맡기거나 타인의 호의에 맡기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역량과 인민의 호의에 의지하는 군주라면 권력을 유지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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