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고호의 모험과 메데이아 이야기>

메데이아 이야기는 아르고호의 모험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아손과 50인의 영웅들이 황금양모피를 찾아떠난 여행.

옛날 텟살리아에 아티마스와 네펠레라고 하는 왕과 왕비가 살았다.
이들에게는 헬레라는 딸과 프릭소스라는 아들이 있었다.
아티마스가 본처를 멀리하더니 결국 새아내를 얻는다.
왕비는 계모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으로 아이들을 피신시킬 대책을 세운다.

헤르메스의 도움으로  황금모피를 가진 수양을 타고 남매는 동쪽으로 떠난다.
헬레는 유럽과 아시아 사이에 놓인 해협에 그만 빠지고 말았다.
그곳이 헬레스폰토스(헬레의 바다), 바로 지금의 다르달네스 해협이다.
수양은 계속해서 나라 흑해 동해안에 있는 콜키스에 도착하고,
프릭소스는 이 나라의 왕 아이에테스로부터 환대를 받는다.
프릭소스는 수양을 잡아 황금모피를 왕에게 선물한다.
왕은 그 모피를 신들이 사는 숲 속에다 두고 잠들지 않는 용으로 하여금 지키게 했다.

텟살리아 근처 이올코스 왕국은 아이손이 다스리고 있었는데
이복동생 펠리아스(포세이돈과 튀로의 아들)가 왕위를 찬탈한다.
아이손의 아들 이아손은 간신히 피신하여
켄타우로스 케이론(아스클레이피스, 아킬레우스의 스승)의 가르침을 받는다.
장성한 이아손은 왕위를 되찾기 위해서 이올코스로 돌아오고
도중에 노파로 변장한 헤라를 업고 개울을 건네주던 중 샌들 한 짝을 잃어버린다.
샌들 한 짝을 신은 나그네를 조심하라는 신탁을 받은 펠리아스는
이아손을 알아보고 그를 제거하기 위해 황금양모피를 찾아올 것을 명한다.

이아손은 아르고스에게 부탁해 배를 만들고 아르고호(Argo, 쾌속선)라 명명한다.
헤라클레스, 테세우스, 오르페우스, 네스트로 등 50 명의 영웅들이 동행하는데
이들을 아르고나우테스(Argonauts)라 부른다.
황금양모피를 찾아 떠난 배는 렘노스섬에서 휩쉬필레를 만나기도 하고,
(이아손과 휩시필레는 쌍둥이 네브로포노스, 에우네우스를 낳는다.)
뮈시아를 지나 트라키아에서 눈먼 현인 피네우스를 만나 차후의 항로에 대해 조언을 듣는다.
콜키아까지 가려면 쉼플라가데스(충돌하는 섬)를 통과해야 하는데
비둘기를 날려보내 간신히 통과할 때 그 반동으로 다시 열리는 순간을 이용하여
무사히 통과하여 콜키스 왕국에 도착한다.

미리 펠리아스에게 이아손을 죽여줄 것을 부탁받은 콜키스 왕 아이에테스는
그에게 불을 내뿜는 청동 발굽의 황소에 쟁기를 얹어 밭을 갈고 용이빨을 뿌릴 것을 명한다.
용이빨을 뿌리면 무장병사들이 나타나는데 그들이 이아손을 죽이기를 기도한 것이다.
하지만 이아손에게 첫 눈에 반한 아이에테스의 딸 메데이아의 마법으로 난관을 헤쳐나가고
결국 용이 지키는 황금양모피까지도 얻게 된다.
이 와중에 메데이아가 섬을 탈출하기 위해 그의 남동생 압쉬르토스를 아홉토막으로 살해하여
섬 곳곳에 뿌렸다는 얘기도 있다.

메데이아와 함께 이올키스로 돌아온 이아손은 그녀와 결혼하고
황금양모피를 내보이며 왕위를 요구하지만 펠리아스는 거부한다.
메데이아는 펠리아스의 딸들이 보는 앞에서 늙은 숫양을 토막 내
마법의 약초를 넣고 삶아, 도로 젊게 만들고 나서
펠리아스도 그렇게 해주겠다고 설득한다.
그래서 딸들이 아버지를 토막 내어 삶는데, 마법의 약초를 주지 않아 그를 죽게 만든다.

왕을 죽인 죄로 이올코스에서 추방된 두 사람은 코린토스로 도망쳐
크레온 왕의 환대로 두 아이를 낳고 여러 해를 행복하게 지낸다.
하지만 이아손은 더욱 안정적인 거주를 위해 크레온의 딸 크레우사와 결혼을 결심하고
크레온 왕은 메데이아와 두 아이에게 추방명령을 내리자 메데이아는 복수를 결심한다.

메데이아는 결혼선물 명목으로 독을 탄 드레스를 보내 크레온 왕과 딸 크레우사를 죽이고,
그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들까지 자신의 손으로 죽인다.


그녀는 자신의 할아버지 헬리오스가 보낸 용이 끄는 전차로 아테나이로 탈출한 후
테세우스의 아버지 아이게우스 왕과 결혼한다.
충격에 빠진 이아손은 코린토스에 끌어올려놓은 아르고호의 고물 밑에서 자다가
떨어진 낡은 배 선체 파편에 맞아 죽었다고 한다.
 

<메데이아 - 에우리피데스>

에우리피데스의 메데이아는 위 색깔 있는 부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다른 이야기에서는 마녀로, 사악한 여자의 아이콘으로 나타나는
메데이아가 왜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설득력 있게 풀어나간다.

이아손이 크레온의 딸 크레우사와 결혼할 수 밖에 없는 이유로
추방당하는 메데이아와 두 아이의 금적적으로 안정적인 생활 때문이라고
변명하는 부분은 구차하고 비겁하기 짝이 없다.

처음에 매달리며 이아손을 설득하던 메데이아는 복수를 결심하고
크레온과 딸 크레우사를 죽이지만 막상 자식들의 죽음 앞에서는 주춤거린다.

   
  아아! 너희들은 왜 그런 눈으로 나를 쳐다보느냐,
애들아? 왜 내게 미소 짓느냐, 최후의 미소를?
아아! 어떡하지? 애들의 반짝이는 눈을 보니
나는 도무지 용기가 나지 않아요, 여인들이여.
나는 차마 못하겠어. 내 이전 계획들은 사라져버려라!
 
  - 에우리피데스, 메데이아 1040~1044행 

하지만 살인자가 된 그녀 때문에 힘든 삶을 살게될 아이들에 대한 연민과
이아손을 향한 불타는 복수심은 그녀를 파국으로 이끈다.

   
  내가 뭐 잘못된 건 아니야? 원수들을 응징하지 않고
내버려둠으로써 내가 웃음거리가 되겠다는 거야?
해치워야 해! 부드러운 말에 마음이 솔깃해지다니
나야말로 얼마나 비겁한가! 얘들아, 집안으로
들어가거라!
 
  - 에우리피데스, 메데이아 1049~1053행

   
  첫째 아이 (집 안에서) 아아, 어떡하지? 어머니의 손을 어떻게 피하지?
둘째 아이 (집 안에서) 난 몰라요, 형님! 우리는 끝장났어요.
첫째 아이 (집 안에서) 제발 우리를 살려주세요. 우린 도움이 필요해요.
둘째 아이 (집 안에서) 벌써 칼의 덫이 죄어들고 있어요!
 
  - 에우리피데스, 메데이아 1271~1278행

 
<Medea, Eugène Delacroix, Louvre, 1862>

아아!! 필멸의 인간이여, 그대들의 이야기는 얼마나 슬픈가.  

+ 아르고호의 모험과 오뒷세이아의 유사점
  - 섬에 정박 : 이아손- 휩시필레, 오뒷세우스-키르케의 관계
  - 예언자 : 피레우스, 테이레시아스
  - 쉼플레가데스 통과

+ 1963년작 '제이슨과 아르고호의 모험'에서는 전설적인 특수촬영 담당자 레이 해리하우젠의
  탈로스 거인상과 해골병사와의 전투를 볼 수 있다.
  메데이아역을 맡은 낸시 코박의 미모도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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