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5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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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머리 속에 들어온지는 한참 되었는데 
이번에야 기회가 되어 읽기 시작했다. 

우선 책날개를 펼쳐 작가의 이력을 살펴보니
1896년, 19세기 끝자락 미국에서 태어나
- 헤밍웨이보다 3살 많다.-
1940년, 2차세계대전이 발발하기 몇 년 전 
44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되어있다.

이 책은 1925년 그의 나이 29세에 출간되었다.
첫 작품의 성공 후 사랑하던 젤더와 결혼해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를 여행하다가
프랑스에 머물면서 '개츠비'를 집필하던 당시
그의 부인 젤더는 프랑스 조종사인 에두아르 조장과
애정행각을 펼치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성공했지만 행복하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이 소설 이후로 그는 알콜중독자가 되고,
아내 젤더는 신경쇠약에 걸려 정신병원에 입원한다.

한편 당시 미국은 1차세계대전의 승리와 더불어
세계사에 당당히 등장한다.
1929년 대공황이 닥치리라는 것은 꿈에도 모른 채
록펠러와 JP모간이 활약하던 자본주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대였다.
불가능한 일이 없을 것처럼 보이던 시대였다.

'개츠비'는 아메리칸 드림을 그대로 보여준다.
가진 것이 없었지만 열심히 노력하여 거부가 된다.
으리으리한 대저택에서 날마다 파티가 열리고,
그의 옷장에는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옷들이 가득 채워져 있다.

하지만 이건 그의 껍질이었고, 사실은 옛날에 사랑하던 '데이지'와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돈을 벌어 그녀가 살고 있는 곳으로 이사를 온 것이었다.  

그가 그녀를 만나기 전까지의 과정, 만난 후의 이야기들이
'데이지'의 사촌이자, '개츠비'의 친구인
'닉 캐러웨이'의 입을 통해 전달된다. 

묘사는 눈 앞에 그려질 듯 생생하며,
구성은 허술한 곳 없이 완벽하다.

히치콕 감독은 관객들은 다 알고 있는 정보를
작품 내 인물들은 모르고 있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할지에 대한 기대감에서
서스펜스와 스릴감이 발생한다고 했다.
(히치콕 감독은 헤밍웨이와 동갑이며 피츠제럴드 보다는 3살 적다.) 

이 작품에서는 톰 뷰캐넌-머틀 윌슨 의 불륜관계가 그 역할을 한다.
윌슨 부인이 교통사고를 당하는 후반부에서는 작품의 전개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바람이 부는 것이 몸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이야기는 자그마치 10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힘이 있다.  

인간은 왜 사는가? 

단순하지만 어려운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개츠비'는 그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해왔던 것.
사랑을 완성시키기 위해서 그의 모든 인생을 바친다.
하지만 그는 말한다. 

"그녀의 목소리는 돈으로 가득 차 있어요." 

그는 그녀를 만나고 깨달았을 것이다. 
그가 그동안 꿈꾸어왔던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그도 변하고, 그녀도 변한 것을 알았고,
그 순간 그것은 이루어질 수도,
아니 이루어져도 행복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선택할 것이 없었다. 
그녀를 부인하면, '꿈'을 부인하면,
그의 인생의 의미는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작가 '피츠제럴드'는 그걸 알았을 것이다.
'원하던 것'과 '손에 쥔 것'이 다를 때의 아득함.
젤더와 어렵게 결혼한 그는,
그가 상상한 것과 다른 결혼 후의 삶에 실망했던 것 같다.
원하는 것을 가지게 된 순간,
그것을 원하며 설레던 '나'는 연기처럼 사라져버리고, 
인생에 더 이상 의미란 없다. 

'개츠비'는 살아있으나 죽은 목숨이었다.
그러나 그는 꿈꾸었기에 '위대했다.' 

미국인들이
이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와
오바마를 좋아하는 이유는 한가지다.

'격조있는'(Decent) 작품이기 때문이다. 


+ '닉'이 처음 만난 '개츠비'의 미소를 묘사한 부분. 

 그는 사려 깊은 미소를 지었다. 아니, 사려 이상을 담은 
미소를 지었다. 영원히 변치 않을 듯한 확신을 내비치는,
평생 가도 네댓 번밖에는 만날 수 없는 미소였다. 잠시 동안
영원한 세계를 대면한 - 또는 대면한 듯한 - 미소였고,
또한 당신을 좋아할 수밖에 없으며 당신에게 온 정신을
쏟겠다고 맹세하는 듯한 미소였다. 당신이 이해받고 싶은
만큼 당신을 이해하고 있고, 당신이 스스로를 믿는 만큼
당신을 믿고 있으며, 당신이 전달하고 싶어 하는 최대한
호의적인 인상을 분명히 전달받았다고 말해 주는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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