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명집 한길그레이트북스 52
조식 지음, 경상대학교 남명학연구소 옮김 / 한길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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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명(座右銘)

언행(言行)을 신의 있게 하고 삼가하며, 庸信庸謹
사악(邪惡)함을 막고 정성(精誠)을 보존하라. 閑邪存誠
산처럼 우뚝하고 못처럼 깊으면, 岳立淵沖
움 돋는 봄날처럼 빛나고 빛나리라. 燁燁春榮

금인명(金人銘)

굳세고도 -의(義)이다. 장중하니, -인(仁)이다. 剛而重
그 덕을 아무도 당할 수 없도다. 德莫戡
이미 말이 없거늘,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다. 已無言
게다가 세 번이나 봉하였도다. 緘復三
-말로 신(神)을 감격(感格)시키지 않고, 행동이 지극히 공경스럽다.
이상은 정성과 공경을 극진히 하는 것을 말한 것이다. 極其誠敬
태묘(太廟) 앞에 있으면서, 在太廟
참사(參祀)하는 사람들을 엄숙하게 한다. 肅鬼參
-나타나지 않을 수 없는 대단한 덕을 말했다. 나타나지 않을 수 없기에 또한 친림(親臨)하는 것이다.
이상은 아무도 알지 못하는 곳에서도 조심함을 말한 것이다. 謹獨

남명은 그가 죽기 직전에 제자들에게 ‘내 평생 한가지 장점이 있었다면 죽는 한이 있더라도 구차하게 복종하지 않았던 정신이다. 사후에 나를 처사라고 불러라. 그것이 내 평생의 뜻이다’라고 유언을 남겼다. 명망있는 학자로도, 관직으로도 아닌 그저 한 사람의 처사로 기억되고 싶었던 것이다. 남명에게 처사는 부조리한 현실에 야합하지 않고 자신의 위치에서 꿋꿋하게 현실의 모순을 극복하고자 노력했던 실천하는 지식인의 모습이었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았고, 많은 저서를 남기지 않았지만, 한 번 말을 하기 위해서 목숨까지도 내던질 수 있었던 기개를 보여주었던 남명이었다.

이 갈증나는 세상에 폭포수처럼 시원하게 백성들의 마음을 대변할 수 있는 남명 같은 지식인들의 모습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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