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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니체가 말한 것같이 모든 일들이 영원히 반복된다면 존재는 한없이 무거워진다. 이순간 우리가 하고 있는 일들이 한없이 반복된다면 우리의 행동에 자유는 없어진다. 그러나 모든 일들이 한번 밖에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그 순간 존재는 한없이 가벼워진다. 어떠한 행동에도, 결정에도 해답은 없다. 어떠한 결과를 낳을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 순간 존재는 참을 수 없을만큼 가벼워진다. 어떠한 행동에서도 진지함은 사라진다.
파르메니데스가 말했듯이, 무거운 것은 부정적인 것이고, 가벼운 것은 긍정적인 것일까? 존재란 태어나면서부터 맺어지는 관계에 의해서 무거워진다. 무거움이란 어쩌면 존재의 숙명이라고 할 수 있다. 소설의 주인공들은 이러한 존재의 숙명에서 벗어나 가벼움을 획득하고자 한다. 그러나 그들은 관계가 없어진 존재의 무한한 가벼움을 참아내지 못한다. 그들은 결국 또다른 무거움을 찾아간다. 그들이 그렇게도 증오했던 존재의 무거움이 오히려 그들이 그렇게도 갈망했던 인간관계였던 것이다.
실존주의(극단적 개인주의)가 행복의 해답은 아니다. 자신을 깨달아 가는 것, 그래서 존재의 무거움을 버리려고 애쓰는것, 어느 자리에서나 가벼움을 획득하려고 노력하는 것. 사랑은 존재의 무거움을 만들어내는 인간관계 속에서 오아시스와 같다. 사랑과 함께 존재의 무거움은 참을만한 것으로 바뀐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결국 존재의 무거움을 향한 그리움의 저항에 다름 아니다.
단순한 질문만이 심각한 질문이다. 왜냐하면 그것에는 해답이 없기 때문이다. 당신은 행복한가? 당신이 하고싶은 일은 무엇인가? 당신이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