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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거탑 감독판 박스세트 (8disc) - MBC 주말특별기획드라마
안판석 감독, 송선미 외 출연 /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여행 중 접한 하얀거탑을 향한 사람들의 열렬한 찬사는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첫장을 열었고,
3일만에야 엔딩을 볼 수 있었다.
펑펑은 아니지만 눈물 한방울이
주욱 얼굴을 타고 내리고 있었다.
나는 왜 울고 있었을까.
천재 외과의사 장준혁.
이 타이틀은,
그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그를 위한 것이 아니다.
준혁아.
이 이름은,
그를 키워준 홀어머니,
그와 함께 공부하고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친구 최도영,
그리고 그의 애인만이 부르는 이름이다.
(부인이 그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는 것은 슬픈 현실이다.)
그를 위한 것이다.
그는 그들이 소중한 것을 알지만,
되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와버렸다는 것을 안다.
모두에게 순수했던 시절이 있다.
그것을 넘는 순간,
되돌아갈 수 없다는걸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넘지 않으면,
갈 수 없는 곳이 있다는 것도 모두들 안다.
사회란 그런 곳이다.
조금이라도 빠져드는 순간,
헤어나올 수가 없다.
마지막 씬. 어머니의 소리없는 통곡.
아들을 보고 싶은 마음까지 꾹꾹 억눌러가며
살았건만 그 끝에는 아쉬움만이 가득하다.
왜 소중한 것은 잃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지,
내가 눈물을 흘린건,
그게 안타깝고 안타까워서였다.
드라마를 본 지 며칠이 지난 지금.
온갖 협잡 속에서 때묻어 가는 외과과장 장준혁의 모습보다는
불치병을 놓고 신과의 한바탕 전쟁을 치르기 위해 나아가는
쨍한 천재의사 준혁의 이미지만이 선명하다.
"아직 수술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 빠져나올 기회는 얼마든지 남아있다.
내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