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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갱스터 : 스틸북 한정판 (영국 직수입 스틸북 케이스) (2disc)
리들리 스콧 감독, 덴젤 워싱턴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리들리 스콧. 덴젤 워싱턴. 러셀 크로우.
이 세 명이 만났다.
글라디에이터의 콤비 두 명에 연기 귀신 덴젤까지 뭉쳤으니
기대를 할 수 밖에 없다.
난 리들리 스콧 감독 영화 중,
유명한 블레이드 러너나 글라디에이터, 블랙 호크 다운보다는
스리슬쩍 묻혔지만
니콜라스 케이지가 나온 매치스틱맨이 최고라 생각한다.
사기꾼 영화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을 줄이야.
어떤 소재든 자기만의 레시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감독이 거장 아니겠는가.
이번엔 뉴욕 거리의 흑인 마피아가 소재다.
게다가 실화다.
이걸 어떻게 요리해낼 것인가.
궁금했다.
그래서 극장으로 향했다.
버디영화는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히트의 로버트 드니로-알 파치노,
콜래트럴의 톰 크루즈-제이미 폭스,
트레이닝 데이의 덴젤 워싱턴-에단 호크 등
어느 한 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리는 순간
영화는 빛을 잃고 만다.
우선 나쁜 쪽. 프랭크 루카스(덴젤 워싱턴).
마이클 조단과 같은 노스캐롤라이나 깡촌 출신으로
12살 때부터 뉴욕 할렘가 보스의 운전사이자 비서로 뼈가 굵은 사람.
보스가 죽자 그가 자리를 이어받는다.
착한 쪽. 리치 로버츠(러셀 크로우).
사람들 앞에서 울렁증이 있어 변호사 공부를 하고
바람기 때문에 부인과 이혼을 하지만
백만달러의 현금은 아무렇지 않게 경찰에 반납하는
어떤 회유도 통하지 않는 정통파 형사.
1970년대 초반 뉴욕.
미국은 베트남 전쟁에 한참이고,
도시 전반에 만연한 부패로
대부분의 경찰은 뇌물을 받아챙기고
압수한 마약을 묽게 희석해서 시장에 유포할 정도다.
초반부는 서로 자신의 입지를 굳혀가는 것을 보여주고,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형사 리치가 마약수사를 맡게 되고
본격적으로 프랭크가 자기 가족들로 할렘 암흑가를 채우는 모습에서는
정말 마피아 영화의 절정인 대부를 연상시킬 정도다.
리치가 프랭크의 존재를 발견하고 추적하는 종반부는
언제 끝날까를 아쉬워하면서 내내 탄성을 지르면서 봤다.
라스트씬의 아스라함과 상쾌함은 말로 다할 수 없다.
'또다른 대부의 탄생이로구나.'
영화에는 남자들이, 아니 사람들이 관심있는 모든 요소가 다있다.
명예, 돈, 권력, 가족, 사랑, 자유.
한 그릇의 비빔밥처럼 절묘하게 섞여있다.
리들리 스콧 감독.
나이가 들었음에도 걸작을 매년 찍어내고 있는
그를 거장이라 부르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