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하는 그림, 우키요에 - 우키요에를 따라 일본 에도 시대를 거닐다
이연식 지음 / 아트북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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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연식 저 | 아트북스 | 232쪽 | 392g | 152*196mm | 2009년 12월 21일 | 정가 : 15,000원


[내가 만난 일본 미술 이야기]를 읽었으나 부족함이 있었다. 나의 관심은 역시나 우키요에에 있었으니, 일본 미술 전체보다는 역시 우키요에에 집중하는 책이 필요했다.
에도를 담은 그림으로 생활의 필요를 그려낸 우키요에는 도자기의 완충제로 유럽에 건너가 주목을 받게된다는 이야기는 이미 세번째 읽고 있기에 딱히 감흥이 없었으나, 우키요에가 판화만이 아닌 육필화로도 제작되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육필화로 발전하다가 책의 삽화로 제작되었던 목판화 우키요에는 독립된 판화로 발전하고 목판화의 발전으로 색이 화려해지기에 이른다. 화려해질수록 손이 많이 가는 법. 우키요에는 혼자가 아닌 팀을 이루어 만들어졌다. 안타깝게도 밑그림을 그리는 '에시'의 존재만 부각되어있다. 목판에 새기는 '호리시'와 그 목판에 물감을 얹어 찍어내는 '시리시'가 없는 목판화 우끼요에는 상상할수도 없는 일인데 말이다. 공정과 개성을 동일시 할 수 없는 것도 이해는 가지만 내가 목판을 판 것도 아니면서 괜히 분한 마음이 드는 건 뭔지 모르겠다.

우끼요에의 대상은 가부키의 무대와 배우를 넘어, 유녀들로 확장된다. 낮에만 영업했던 유녀들의 영업장소 요시와라와 최고의 유녀 오이란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영화 [사쿠란]이 생각났다. 시간의 흐름과 유행에 따라 달라지는 미녀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서 우키요에는 농염해지기 시작했는데 이 부분은 지하철에서 들고 읽기가 꽤나 민망하다. 그리고, 여행의 꿈을 풀어내는 풍경의 우키요에는 독특한 시선이 매혹적이었다. 그리고, 강렬하게 남은 기괴하고 무서운 그림들은 이런 것들을 미술로 남기는 이들의 상상력에 감탄하게 만든다. '이런 그림이 그려졌으니, 멋진 에니메이션이 탄생할 수 있었지'라는 생각도 든다. 

일본미술이 외부에서 유입된 요소들의 결합된 형태로만 매혹적이라는 말과 더불어 강력한 힘으로 서구 문화를 사로 잡았지만 실체를 파헤치기 시작하면 분명한 실체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는 말이 마음에 남는다. 다양한 분야에서 일본을 논할때 많이 거론되는 말인데, 이미 갖고 있지 않더라도 다른 것을 흡수해서 자신의 모양을 만들어내는 것도 능력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글 끝에 그림의 번호를 표시하여 그림을 찾아 볼 수 있게 한 편집이 좋았다. 책에 들어있지 않은 그림에 대한 언급이 없어 궁금증으로 마음이 답답해지는 일이 없는 것도 좋았다. 우키요에의 다양한 면을 볼 수 있어 아주 마음에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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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일본미술 이야기
안혜정 지음 / 아트북스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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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안혜정 저 | 아트북스 | 436g | 2003년 07월 30일 | 정가 : 15,000원


관심은 우키요에에 있었다. 일본 미술을 모르기에 그 알록달록하고 보면 볼수록 빵빵 터지는 우키오에의 매력에 홀리고 있는 중에 이 책의 리뷰를 보게 되었다. 물론 우키요에를 포함한 일본 미술 이야기에 흥미가 동하기도 했었다.

일본의 그림이라고 하면 배경까지 빽빽하게 무언가가 가득찬 채색화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 화려함과 더불어 약간은 다른 시선을 기대하고 읽기 시작한 책은 자포니즘으로 시작한다. 유럽화가들의 배경에 스며있는 일본풍은 묘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전에 본적이 있는 그림도 있었는데, 배경에 우끼요에가 있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고서야 알았다. 고흐 그림의 배경에 그려져 있는 우끼요에는 놀라웠다. 「붉은 후지산」의 카츠시카 호쿠사이가 그린 강렬한 느낌의 우끼요에를 넘어, 단원으로 의심되는 화가 토슈사이 샤라쿠의 이야기를 지나, 에마키※라는 형식의 그림으로 넘어간다.  그중, 「헤이지 모노가타리 에마키」의 강렬한 불꽃은 집어 삼킬 듯 하다고나 할까? 시선을 사로잡고 마음을 흔들었다. 그러나, 그 후로 연결되어 나온 그림들은 일본에도 이런 그림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새삼스럽게 들게하는 중국풍 그림들이었다. 저자가 설명해주니 다르구나 할 뿐, 이런 그림들을 한중일 모아 놓는다면 제대로 구별할 수 있으려나? 대가들의 특징과 그에 따른 그림들이 나열된다. 묵의 농담과 여백의 강렬함에 잠깐 멍해졌던, 셋슈토요의 「파묵산수」와 하세가와 토하쿠의「송림병풍도」이 기억에 남는다(이 화가와 그림을 몇일이나 기억하려나 모르겠지만. ㅡㅡ;).  여백의 미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줄 알았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우리나라 그림 중에 딱히 기억나는 것이 없다. 일본 읽기 처럼 한국 그림 읽기도 해보아야 겠다.

도판이 많고 작가별로 나누어진 글들이 좋았다. 하지만 그림과 글이 노는 편집은 불편했다.  있어야 할 페이지에 없고 없어야 할 페이지에 있는 그림은 찾아보기가 애매했다. 모호한 편집 덕분에 책에 없는 그림조차도 다른 페이지에 있을까 싶어 자꾸 뒤져보는 헛수고를 하게되었다. 어짜피 한정된 페이지에 넣어야 하는 글과 그림인 것인데 조금만 욕심을 버리거나 조금만 신경썼다면 더욱 좋은 편집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안도 히로시게의 그림과 빈센트 반고흐의 그림의 비교를 이 책에서 두번째로 보게되었다. 안도 히로시게의 이 깔금한 그림은 볼때마다 놀랍다. 내리는 비 사이로 종종걸음쳐야 할 듯 싶다.

P. 247, 일본용어해설 중, 「에마키」
두루마리에 그려진 일본의 그림 이야기를 말한다. 대개 같은 두루마리 면에 이야기와 삽화가 같이 쓰이고 그려지며, 가로로 긴 두루마리 형식이 이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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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와이즘 - 도전하는 청년에게 고함
오자와 이치로 지음, 이원덕.최고은 옮김 / 논형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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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와 이치로 저/이원덕,최고은 공역| 논형| 164쪽| 295g| 128*188mm| 2009년12월10일| 정가:12,000원


우리나라 정치에도 관심 없는 내가, 일본 정치에 관심이 있을리 만무하다. 요즘은 도통 신문도 안보는 내가 오자와 이치로가 누군지 알 턱이 있나. 이 생소한 이름의 정치가를 우연한 기회에 알게되고 경호원과 수행원에 둘러싸여 코 앞에 지나가는 오자와 이치로를 보고서도 사진과 달라서 정확히 알아보지도 못했다. 후에 그가 쓴 책까지 한권 받게되었는데, 정치인의 책이라 별다른 기대없어 그냥 두었다가 그냥 집어 들어 읽었는데 의외로 재밌었다.

첫 장에서는 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정치가 부재하는 나라 일본이라는 2장을 읽으면서 우리 정치는 왜 일본과 닮은 꼴인가 궁금했다. 3장의 '윗분 의식'으로부터의 탈피는 말이 쉽지 이게 뿌리가 뽑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4장, 리더의 조건은 정말 이 사람이 이렇게 말해도 되나 싶었다. 5장, 일본의 외교 문제와 야스쿠니 신사 참배의 문제점에 관한 이야기는 공감된다. 100달러 짜리 수표를 받는 지휘관 이야기도. 6장은 우리나라에서도 여러가지로 문제가 되고 있는 공교육의 이야기가 나온다. 책이 얇아 큰 내용을 기대하지 않았건만 의외의 시원시원한 글이 마음에 든다.

난 정치인이 쓴 글에서 풍기는 이상한 착한 척이 싫다. 옳은 주장일 경우도 있지만 그 꾸밈이 드러나 손끝이 오그라들 지경인 경우가 꽤나 있었다. 정치인과의 악수도 싫다. 반색을 하면서 몇번이나 악수를 하지만, 그 사람이 나를 알리가 없다는 것을 알아서 싫다. 정치인이 싫다고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은 분명 잘못된 행동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게하는 책이었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 난 즈음 저자에게 적잖은 문제가 생겨 우리나라 신문에서도 오르락 내리는 것을 보게되었다. 책을 잘 읽고 났는데, 씁쓸할 따름이다.


저자가 추천한 책, 시바 료타로의 책
로마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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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의 소리 - 이와아키 히토시 단편집
이와아키 히토시 지음 / 애니북스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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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아키 히토시 글,그림| 애니북스| 224쪽| 382g| 2006년08월16일| 정가:8,000원



좋아하는 작가의 초기 작품을 보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좋아하면서도 도무지 이름이 외워지지 않는 [기생수]의 작가 이와아키 히토시. 작품 중에 [기생수], [칠석의 나라], [유레카], [히스토리에]를 읽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었는데 여전했다. 시작부터 안정적인 기괴함을 갖고 있었던 것일까? 보통 사람과 다른 세계관과 사람을 바라보는 대한 냉소적인 애정은 여전했다. 이 작가의 작품은 전체적으로 불안한 느낌이 든다. 「살인의 꿈」은 [기생수]의 전작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완성된 느낌보다는 뭔가 비어보인다. 도대체, 「와다야마」는 읽고나서 멍한게 뭔가 싶었다. 초기작의 거친 느낌과 어설픔인 것일까?

책을 만져보고 책의 비닐이 울었나 생각했었다. 하지만 「뼈의 소리」에 나오는 뼈모양으로 울어있다. 멋지다. 하지만, 이와아키 히토시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지 못한 사람이 시도하기에는 무리가 있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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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다니구치 지로 지음, 신준용 옮김 / 애니북스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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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구치 지로 저/신준용 역 | 애니북스 | 280쪽 | 500g | 153*214mm | 2005년 01월 20일 | 정가 : 8,500원



우연하게 [개를 기르다]를 읽고 '다니구치 지로'에 대해서 알게되었다. 일본보다는 유럽에서 더 선호된다는 이 작가는 일본만화의 요란함이나 과장된 모습 또는 기괴하거나 묘한 상상력이 없는 잔잔한 그림과 내용의 만화를 그린다. 하지만 후려치는 듯한 감동은 책을 읽고 난 후 몰아친다. 얼마 전에 읽은 [고슴도치의 우아함]의 주인공 팔로마가 좋아하는 작가 중에 '다니구치 지로'가 있었다.

어린시절 고향의 대화재와 부모의 이혼, 아버지의 굳건한 자존심이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를 소원하게 한다. 일찍 독립한 주인공은 그 이후 고향에 발길을 끊으며, 아버지의 부음에 겨우 고향으로 발길을 옮겼다. 상가에서 만난 친적들에게 듣게되는 아버지의 이야기는 자신이 알고 있는 아버지가 아니었다. 생경했다. 자신이 미처 알지 못했던 아버지는 힘든 여건 속에서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애쓰는 자존심 강한 남자 였을 이었다. 그 삶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을지는 현재 가장이 되어 있는 주인공도 뼈저리게 느끼는 바였다. 그 사랑이 직접적으로 표현되지 않았을 뿐이지, 늘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주인공은 뒤늦게 알게된다.

나도 자주 잊는다. 아버지도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하지만, 그 마음을 영원히 알 수는 없지 않을까?  나는 아버지가 될 일이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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