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의 이해 : 인간의 확장 (양장)
W. 테런스 고든.허버트 마셜 매클루언 지음, 김상호 옮김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두 번째 읽기 시작했다. 읽을수록 많은 영감과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다. 2000년대 중반 읽으려 시도했다 포기했었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서. 이번 비평판은 테런스 고든의 해설 서문과 풍부한 역주 덕분에 매클루언의 생각을 쫓아갈 수 있었다. 읽고나니 어떻게 이런 통찰이 가능했는지 놀라울 정도다. 

매클루언이 말하는 '미디어'는 우리가 그동안 알던 방송, 신문, 책과 같은 것만이 아니다. 부제 '인간의 확장'과 같이 의복, 바퀴, 언어, 전깃불 등 인간의 감각을 확장한 모든 것이 미디어다. 세계가 움직이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전기가 속도를 다른 차원으로 엄청나게 올려버렸다. 인간을 둘러싼 환경이 이렇게 변하면서,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이상의 정보나 감각 자극이 들어오게 된다. 인간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태도는 절단, 마취다. 중요한 것은 내가 '절단', '마취'된 상태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미디어의 변화에 따라 내 감각 균형이 바뀌고 있다는 걸 인지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매클루언이 이 책을 쓴 이유다.

매클루언의 집필 방식이 모자이크적이라고 이야기되는데, 정리된 이론을 설파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미디어를 인식하는 과정 자체를 공유하기 위해서 그런 방식을 취했다고 한다. 책이라는 미디어의 본질와 정 반대의 방식으로 기술했으니, 이 책이 읽기 쉬울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수고를 감수할 만큼 가치가 충분하고도 남는다. 적어도 나는 내가 마비 상태에 있었다는 걸 인식하기 시작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