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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MBC 느낌표 선정도서 ㅣ 소설로 그린 자화상 2
박완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199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내 평생 모르던 저자 박완서의 책을 읽어보는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내 평생 처음으로 읽어보는 이 책. 정말 그림 한 장 없고,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너무나도 힘든 책이였다. 하지만 그 때 그 일들을 누구나 감탄하듯이 너무 잘 나타내어서 나도 저자 박완서의 그런 글 솜씨를 본받고 싶은 생각도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또다시 5학년쯤에 읽어보았던 『기찻길 옆동네』가 기억이 났다. 기찻길 옆동네는 광주시민운동에 관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데, 이 책에서도 총알은 솜이불을 뚫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솜이불을 만들어 뒤집어 쓴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책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어쨌든 이 책의 뒤쪽에 보면 잠시라도 저자가 이 책을 쓸 때의 마음을 알 수 있다. "교정을 보느라 다시 읽으면서 발견한 거지만 가족이나 주변인물 묘사가 세밀하고 가차없는 데 비해 나를 그림에 이었서는 모호하게 얼버무리거나 생략한 부분이 많았다. 그게 바로 자신에게 정직하기가 가장 어려웠던 흔적이라고 생각했다." 라고 저자의 마음을 알 수있다. 하긴 나도 일기를 쓰면서 다른 사람을 쓸 때에는 너무나도 표현을 잘하는데 나에 대해서는 정직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모두들 그럴 것이다. 나중에 다른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것을 읽는다고 생각하면 모두다 정직하게 못 쓸것 같다. 하지만 그런 면에서 마음을 넓히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했었던 일을 인정하고, 잘못한 일이 있으면 다시 쓰면 되지 않겠는 가?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는 일기는 조금이나마 정직해져야 되겠다고 생각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렸을 적 생각을 해보니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하지만 모든 시간들이 하루만에 다 끝이 난 것만 같다. 어릴 때부터 잘 넘어졌던 나는 계단에서 구르거나 넘어지곤 했다. 그래서 이마에는 흉터가 있다. 엄마는 언제나 그 흉터들은 다 없애준다고 눈물이 날 것 같이 말했지만 나는 그런 엄마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7살 때에는 놀다가 모서리에 박아서 째져서 10바늘을 꿰매고 1학년 때에는 무릎이 째져서 또다시 꿰매고 참 나에게는 다치는 시간밖에 없었던 것 같았다. 수영장에서는 언제나 길을 잃는 나는 매일마다 큰 소리로 울어서 엄마는 그 소리를 듣고 날 찾아왔다. 거기에다가 형과 사촌 누나와 동생과 함께 안전요원도 없고 아무도 없던 120M 수영장에서 키판을 들고 수영을 하다 키가 안되는 내 동생과 나는 빠져서 죽도록 수영장 물을 마셨던 적이 있다. 그 때 일은 반성하고 있다. 엄마와 나, 형은 외할아버지를 만나기 위해서 우리는 매년 서울로 올라갔는 데 이모네 집에서 언제나 잤다. 어떨 때는 스케이트를 타다 앞으로 넘어져서 머리에 엄청난 혹이 생겨 그 추운 날에 나는 얼음을 이마에 누루고 다녀야 했었다. 참 이렇게 많은 일들이 하루 만에 일어났다고 생각하지만은 않는 다. 하지만 기분상 어떻게 하겠는가? 어쨌든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어릴 적 추억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서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