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이 보여주듯이 자유주의는 자신과 다른 사회, 다른 문화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들을 ‘미성숙‘ 상태로 낙인찍지요.
자유주의자들은 자신들이 미개인이라고 규정한 사람들을 문명화해야한다는 ‘도덕적 의무감’마저 가집니다. 하지만 영국의 침략이 본격화하기 직전인 1700년대 초반의 인도는 섬유·해운·조선·철강 주요 산업 분야에서 영국을 능가했습니다.
영국은 인도에 각종 세금을 부과하며 무역을 규제했습니다. 심지어 숙련공의 손가락까지 잘라 인도의 제조업을 붕괴시켰지요. 약탈한 원자재로는 자국의 산업을 키웠습니다. 그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세계 제조업에서 인도의 수출 비중은 18세기 초 27퍼센트였는데요. 20세기에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무렵에는 2퍼센트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인도는 근대적 경제 체제를 발전시킬 기회를 완벽히 빼앗긴 거죠.
그래서 영국에 의한 인도의 근대화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오히려 영국의 산업 혁명이 번영을 구가하던 인도 제조업의 파괴 위에서 이루어 진것으로 보아야 현실에 가깝습니다.
물론 자유주의가 곧 제국주의는 아닙니다. 그러나 제국주의가 종종 자유주의라는 가면을 쓰는 것은 분명합니다. 밀은 영국이 인도를 통치하며 "인류가 이제까지 보아 왔던 것 중에서 가장 유익한 정책을 폈다"고 호언했습니다. - P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