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정의로운 대한민국이 될 수 있을까,

대통령이 탄핵될 수 있을까,

이런 저런 나라 걱정(?)으로 많은 시간을 보냈던 몇 년 전.

 

 

그 당시 내가 조금 불편하게 느꼈던 후원금 문제가 떠올랐다.

정의로운 나라를 바라는 시민들이 모였을 때 돌린 돈 걷는 통.

팟캐스트를 통해 공공연히 요구했던 후원금.

처음엔 조금 뻘쭘해하며, 민망해하며 요구했던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이름모를 단체, 사람까지 등장시켜 횟수도, 액수도 커졌던 그 때.

순순히 지갑을 여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이해는 못했다.

 

 

이런 나조차도 후원금을 아끼지 않았던 대상이 세월호와 위안부였는데.

 

 

이 소설은 이명박근혜를 비판하고, 사회적 약자를 옹호하는 진보의 가치를 이용해 자신의 주머니를 채운 '이야기'이다. 그렇다. 소설이다. 소설을 읽으며 누군가 떠올랐다면 그 것은 독자의 사정이라고 작가도 선을 그었다.

 

 

과연 적폐에 좌우가 있을까?

독재와 싸우던 시절처럼 세상을 보수와 진보, 진영 논리로 나눠 판단할 수 있을까?

장애인, 동물, 위안부, 세월호, 아동, 노인 등 사회적 도움과 연대가 필요한 대상을 돕는 사람들은 무슨 일을 저질러도 용납해야 하는 건가?

 

 

진보적 가치를 지향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그렇다면, 독립금을 슈킹한 누군가를, 일본으로부터 검은 돈을 받았다고 의심받는 누군가를, 왜 비판하는지? 우리 편은 되고, 남의 편은 안되는 건지?

 

 

대한민국에서 나는 진보도, 보수도 아닌 것 같다는 혼란을 느낄 때 읽었던 <왕따의 정치학>에서 대한민국의 진보 세력을 구좌파와 신좌파로 나눴는데, 나는 구좌파의 내로남불을 정말 혐오한다.

 

 

내 편이라 여겨지는 사람도, 진보적 가치를 지향하는 사람이라도 아닌 건 아닌 거다.

적폐엔 좌우가 없다. 세상을 진영 논리로 판단하지 않고, 상식과 비상식으로 판단하는 합리적인 사람들이 늘었으면 좋겠다. 힘들게 바로 잡은 민주주의가 다시 상처받는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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