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신이 갖가지 커다한 변화를 받아서 때로는 보다 큰 완전성으로, 때로는 보다 작은 완전성으로 이행할수 있다는 것을 안다. 이러한 수동들은 우리에게 기쁨과 슬픔의 감정을 잘 설명해 준다. 그러므로 나는 이하에서
‘기쁨‘을 ‘정신이 보다 큰 완전성으로 이행하는 수동’으로 이해할 것이며, ‘슬픔‘을 ‘정신이 보다 작은 완전성으로 이행하는 수동’으로 이해할 것이다. ‘정신과 신체에 동시에 관계되어 있는 기쁨의 감정‘을 나는 쾌감 또는 유쾌라고 부르고, 그러한 슬픔의 감정‘을 고통 또는 우울이라고 부른다.
《에티카>

자기원인은 다른 것을 원인으로 삼아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자기원인) 존재하는 것이다.

실체(신)는 ‘자연 안에서 무엇인가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힘‘이라고 보는 스피노자의 관점이 바로 ‘범신론‘이다. 자연이 곧 신이라면 ‘신神’은 ‘어디에나 있으니까.
육체와 정신이 합일적이라는 일원론 역시 범신론의 연장선이다. 만들어지는 자연(꽃, 나무, 파도)과 만드는 자연(신)이 따로분리되어 있지 않듯이 인간의 육체와 정신 역시 따로 분리되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처럼 스피노자의 철학은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

흄은 회의주의를 끝까지 밀어붙여서 법칙과 진리의 불가능성을 주장했다. 그 과정에서 ‘믿음‘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절대불변의 진리나 법칙은 존재하지 않으며, 각자의 믿음이 있을 뿐이고, 인간은 그 믿음에 기대어 살아간다는 것 말이다. 이제 ‘이성은 감정의 노예일 뿐‘이라는 흄의 파격적인 주장을 이해할 수 있다. 인간은 옳은 것(이성)’을 ‘믿는 것(감정) 이 아니라 ‘믿는 것이 ‘옳은 것‘이라고 여기는 존재가 아닌가!!

미지의 세계로 떠나자. 자퇴, 사표, 연애, 여행, 결혼, 이혼, 귀농 등 뭐든 좋다. 온몸을 던져 경험하자. 위험할 수도, 상처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괜찮다.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건 위험이나 상처가 아니다. 불안과 권태다. 합리적으로 살면 위험과 상처에서는 벗어나겠지만,
결국 만나게 되는 건 불안과 권태다. 경험적으로 살면 위험과 상처를 감당해야겠지만, 불안과 권태에서는 벗어날 수 있다. 어떤 삶을 원하는가? 아니 어떤 삶이 더 풍성하고 유쾌한 삶일까?

감성이 없으면 대상은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지성이 없으면 대상은 절대로 생각되지 않을 것이다. 지성이 없는 감성은 맹목적이고, 감성이 없는 지성은 공허하다.
《순수이성비판》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답하고 싶다면 ‘기억‘을 찾으면 된다. 하지만 "나는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에 답하고 싶다면 다시 질문해야 한다. "무엇을 기억해야 할까?" 라고, 모든 것을 기억할 수는 없지만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것이 있다. "나는 지금껏 끊임없이 변해 왔구나!" 라는 사실이다. 기억을 통해 과거에 머무르지 않으려면, 특정한 사건과 특정한 관계를 통해 자신이 끊임없이 다른 사람으로 변해 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새로운 기억으로 새로운 ‘자아‘를 만나게 되는 것, 어제의 ‘나‘를 잊고 매일 새로운 ‘나‘를 만나는 것, 그것이 행복한 삶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기억은 중요하다. 기억이 바로 ‘나’이니까. 하지만 정작 중요한 기억은 ‘나는끊임없이 변해 왔다‘ 라는 기억이다. 고정된 나는 없었다‘ 라는 기억을 통해 우리는 과거의 나‘에 집착하지 않고 과거를 망각할 수 있게 된다.

달리 말하면, 생각했던 것이 현실화되고, 그 현실화된 것이 다시 새로운 생각을 불러낸다는것이다. 이것이 바로 헤겔의 변증법이다. 어떤 ‘정신‘이 ‘대상‘을 만들고, 그 ‘대상‘이 다시 ‘조금 더 높은 단계의 정신‘을 만드는 원환 운동이다. 결국 헤겔의 변증법은 정신과 대상의 변증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성적인 것은 현실적인 것이며, 현실적인 것은 이성적인 것이다" 라는 헤겔의 말을 이렇게 바꿔도 좋지 않을까? "꿈꾸는 자만 이 현실적이며, 현실적인 것이 꿈이 된다." 꿈꾸는 이상주의자는 세상 사람들에게 집요하게 공격받는다. "네 꿈은 현실적이지 않아!", "현실을 모르니까 그런 꿈을 꾸는거야!"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인 이런 충고에 헤겔은 이리 답할 것이다. "꿈꾸는 자만이 현실적이며, 현실적인 것이 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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