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시는 그 몸을 만날 수 없다. 우리의 무능력한 사랑으로는 이제 그를 다시는 사랑할 수 없다. 그렇게 비탄의 시간이 흐르고, 우리의 몸으로는 더이상 그를 기억하지 못하는 먼 훗날의 어느 날, 우리에게 바람이 부는 저녁이 찾아오리라. 그때 우리는 가만히, 그저 가만히,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앉아 있다가, 문득 그 바람이 자신에게는 단 하나뿐인 바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리라. 그렇게 그 바람에 귀를 기울일 때, 우리가 사랑했던 그 육체처럼, 그 바람의 노래는 내게 유일무이한 단 하나의 노래가 된다. 그렇게 우리는 그를 다시 만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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