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자신의 심장에서 뜯어낼 수 없었던 유일한 감정은 그녀를 영원히 잃었다는 절망에 가까운 회한이었다. 물론 그도 그 감정과 끊임없이 싸우기는 했지만……..
안나의 남편 앞에서 자신의 죄를 속죄한 지금에 와서는 그녀와 인연을 끊고 다시는 후회하는 그녀와 그녀의 남편 사이에 서지 않겠다는 생각이 마음속에 굳게 자리 잡았다. 그러나 그는 그녀의 사랑을 잃은 것에 대한 회한을 마음에서 떨칠 수 없었고, 그녀와 함께 알게 된 행복한 순간들, 그때는 별로 소중한 줄 몰랐으나 이제는 한껏 매력을 발하며 그를 좇는 순간들을 기억 속에서 지워 버릴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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