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년의 존재는 브론스키와 안나의 마음속에, 자신들이 지금 빠른 속도로 나아가는 방향이 가야 할 방향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것, 하지만 자신들의 힘으로는 매순간 가야 할 방향에서 점점 더 먼 곳으로 향하는 배를 멈출 수 없다는 것, 이런 어긋남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은 결국 파멸을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을 나침판을 통해 깨닫는 항해자의 심정을 불러일으켰다.
순진한 눈으로 삶을 바라보는 이 아이는 그 두 사람이 알면서도 알고 싶어 하지 않던 것. 바로 그것으로부터 그들이 얼마나 멀어졌는지를 보여 주는 나침판이었다.
359쪽
‘아, 정말 환하구나! 두렵긴 하지만, 난 그의 얼굴을 보는 게 좋아.
이 멋진 밝음이 좋아••••••.남편! 아, 그래••••••. 그래도 덕분에 그와는 깨끗하게 끝났잖아.’
40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