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나 나나 모두 결함투성이의 불완전한 존재임을 인정하고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것. 그런 유연함이 세계에서 최초로 여성 대통령을 탄생시키고, 여성 가톨릭 사제를 허용하고, 2010년에 이미 동성간 결혼을 합법화하는 배경이 되어주지 않았을까. ‘아이슬란드에서는 누구나 예술가‘라는 말처럼 인구 천 명당 작가 수가 가장 많은 나라로 꼽히는 이유도 바로 이 나라에서는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역할을 해야만 하는 물리적 환경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아이슬란드의 가혹한 자연은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손을 내밀어야만 하는 상황을 자주 만들어낸다. 대자연이 강력한 주연을 맡은 땅이기에 조연에 불과한 나약한 인간은 서로의 체온에 기댈 수밖에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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