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보기 좋은 날 - 내 가방 속 아주 특별한 미술관
이소영 지음 / 슬로래빗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그림 보는 것을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접한 책이다. 초반에는 그다지 다가오는 글귀는 아니었는데, 다양한 그림을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글에도 몰입할 수 있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림을 담지 않고, 저자의 이야기에 따라 담긴 그림을  감상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인지 내가 주로 많이 보았던 르네상스 시대나 17세기 플랑드르 지방의 그림보다 19세기 화가와 그림을 많이 알게 되었다.



  보통 청소년기에 자아정체성을 확립해야한다고 하는데, 나는 여전히 자아를 찾고 있는 것 같다. 오히려 10대 때 자아정체성이 지금보다 뚜렷했던 것 같다. 나도 여전히 청년이라고 생각하지만 더 어린 청년들이 할 법한 진로고민을 안고 산다. 이런 저런 생각 중 음악을 했더라면, 미술을 했더라면 내 삶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상상을 한다. 

  여행을 가면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오래 머물며 내 나름의 방식으로 그림과 소통하고, 상상하는 시간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그림을 감상하고, 마음에 드는 그림을 보며 감탄하고, 그림 안에 담긴 역사를 좋아한다.(직접 그림을 그리는 것은 그다지 적성에 맞지는 않는다.) 그런데 저자는 그림 감상을 좋아하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숱한 그림 중에서 ,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것,
보는 순간 감탄을 자아낼 수 있는 것,
설명할 수는 없어도 박하사탕처럼 쏴 한 감동이 밀려오는 것,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던진 의문이나 삶의 가치가 
나에게 의미가 되는 것,

그런 그림을 만난 적이 있다면
당신은 이미 명화를 만난 것이다.
(p.357)
  
순간 내가 좋아하는 그림 몇 점이 머릿 속을 지나갔다. 이미 명화를 만났다는 것과, 그 명화로 인해 행복을 느꼈던 순간이 짜릿하게 떠올랐다. 
 

늘 그렇듯 사랑은 쉬운 말로 시작된다.
오늘 입은 옷이 참 어울린다거나 날씨가 너처럼 참 맑다거나, 
그렇게 간단하고 상투적인 말이 진리가 되어 마음에 무지개를 만든다. 
그림 속 그녀의 사랑도 오늘은 무지개 같은 날이다.

그리고 늘 그렇듯 사랑은 쉬운 말로 끝난다.
평범했던 사이가 특별해지는 순간 사랑이 시작되었듯 
특별했던 우리가 평범해지고 지겨워지는 순간 사랑은 끝난다.
찬란했던 순간도, 잊지 못할 기억도 
한바탕 시끄러웠던 불꽃놀이처럼 막을 내린다.
(p.301)
 
진정한 사랑은 영원히 자신을 성장시키는 경험이듯, 사람이든, 그림이든, 모든 만남도 나를 성장시키는 경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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