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올리비에 여행 - 수채화판 실크로드 여행수첩
베르나르 올리비에 지음, 프랑수아 데르모 그림, 고정아 옮김 / 효형출판 / 2006년 7월
구판절판


그는 자신의 의무에 따라 사람들에게 외치는 것이다. "조심해요! 당신들은 잘못된 길을 가고 있어요! 언어는 바로 말이에요! 말은 정신이고요! 정신은 인간의 특성입니다! 언어를 말살하면 인간에 내재한 동물성을 부추기게 됩니다."(터키의 셀림)-34쪽

새벽 기도를 하려고 일어난 주인장 목소리가 하도 쩌렁쩌렁해서 일어나지 않고 버틸 도리가 없었다. 시내를 산책하기로 하고 입구에서 주인장에게 열쇠를 내밀었다. "열쇠는 왜요?" "저녁에 돌아오기 전에 방 청소를 해야 하잖아요." "청소요? 창문 열고 나왔어요?" "네." "그럼 청소됐네. 열쇠 가지고 가요."(터기 에르주룸의 한 호텔)-60쪽

모든 만물이 신의 축복을 받은 듯 조화로워 보이는 이곳을 떠나려 하니 마음이 저미듯 아파왔다. 프랑수아와 내가 이곳에서 생활하며 느낀 대로, 이처럼 하늘과 땅, 인간과 자연, 음악과 고요가 일치하는 곳은 다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키르기스스탄을 여행하며)-189쪽

베제클리크-위구르어로 '그림이 있는 곳'이라는 뜻-의 67개 동굴은 천년 전에 그려진 아름다운 벽화를 품고 있었다.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다운 동굴이었기에, 20세기 초 독일의 동양학자 알베르트 폰 르코크와 알베르트 그륀웨델은 가장 아름다운 그림을 비롯해 불교 승려의 초상화, 실물 크기의 채색 석고 부처상을 훔쳤다. 이 모든 것들은 독일로 이송되었고, 일부는 세계대전 중 폭탄공격으로 산산조각이 났다. 다행히 몇몇 작품은 인도예술박물관에 전시되어 지금도 감상할 수 있다. 그나마 민속학자의 노략질을 피한 작품들은 안타깝게도 위구르인에 의해 훼손되었다. 인간의 손에 의해 탄생한 예술이 사라지기는 했지만-그것이 예술의 운명 아닐까?- 이동굴은 일부러 찾아와서 볼 가치가 있고, 여전히 그 위용을 자랑한다.(중국의 투루판 베제클리크 동굴)-2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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