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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기담집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평소 일본문학은 자주 읽지 않는다. 고전이라고 할까, <도쿠가와 이에야스> 등 근대 초기의 작품이나 <설국> 등이 기억날 뿐이고, 재일동포 작가의 <플라이, 대디, 플라이> 등이 기억에 있다.
무라카미 류의 <고흐는 왜 귀를 잘랐는가>를 읽다가, 굳어버린 내 사고영역과의 괴리감 때문에 중간에 접은 경우가 있었고, 아직 부제가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하루키의 책도 보지 못했다. 최근 우연히 다시 한번 관심을 가져볼 요량으로 다섯 편의 단편이 실린 <도쿄 기담집>을 펼쳐들었다.
'사실, 그런 종류의 이상한 일들은 내가 살아오는 동안 종종 일어났다. 어떤 것은 의미를 지닌 사건이어서 내 인생의 본연의 모습을 다소나마 바뀌게 했다. 또 어떤 일은 하잘것없는 자질구레한 사선이어서 그런 일 때문에 이렇다 할 만한 영향을 받은 적은 없었다 - 아마도 없었을 것으로 생각한다.'(9쪽)
일상에서 발견된 우연, 그리고 그 '우연'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라는 인간의 행동,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진행되는 자기 행동에 대해 설명할 수 없는 인간의 내면상태, 또 하나 일본 특유의 문화적 관념(원숭이에게 이름을 빼앗긴다는 투의...) 등을 생각하게 되는데, '일상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우연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대한 담담한 에피소드라고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