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당신 문학동네 시집 71
김용택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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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최근작일 <그래서 당신>.

역시나 일상 속에 마주 대하는 자연, 아니 자연 속에 파묻혀 그 세계를 직관하는 시인의 시세계는 여전하다.

꽃(홍매/오동꽃...)과 나무와 새와 나비, 그리고 강과 산, 달과 비.. 그리고 그리움과 사랑과 '숨'!

이 시대 시와 시인의 역할과 관련하여 통렬히 외치는 시 한 편을 옮겨본다.

<포구> (/는 행 바꿈)

시인들은 떠났다/시인들이 떠난 자리에/시의 시체들이 널려 있다/혁명의 찬란한 아침을 거닐자던 시인들은/자신들을 위한 혁명을 완수하고/나무 대신/새로운 세기의 양지 쪽에 등을 기댔다/권력은 부패하고/자본은 총을 들고/제국은 살찌리라/배불러 등이 썩어가는 시인들은/밑도 끝도 없는 세계를 떠돈다/시가 식어버린 세상은/얼마나 뭣 같은가/오랜 세월 희망은 시인들의 것이다/아니, 혁명은 영원히 시인들의 것이다/거부하라 저항하라 망명하라 세상의 절망에 가 닿아라/시인이 어찌 사랑을 버리랴/시가 어찌 자유를 탕진하랴/오!/지구의 푸른 포구로/은어들이 떼지어 돌아온다/경배하라/노래하라/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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