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쿡 - 누들로드 PD의 세계 최고 요리학교 르 코르동 블뢰 생존기
이욱정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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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다큐멘터리 <누들로드>의 이욱정 PD.
대학원 졸업 후 직장 10년차,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방송되는 대성공 이후 갑자기 요리학교로 유학을 떠난 그의 '르 코르동 블뢰' 유학기.
현직 PD라 유창한 스토리텔링이 돋보인다. 잘 읽히는 책이다. 쉽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래 몇 구절에서 확인해보시길..
2014년에 방영될 다큐 '요리인류'도 기대.

 

'나라도, 배경도, 학력도 천차만별인 학생들이 모인 르 코르동 블뢰는 그래서 더욱 흥미진진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점은 부유하건 가난하건 서로 티내는 법 없이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다 해진 옷을 입고 다니는 꾀죄죄한 입성의 학생이든, <보그>의 화보에서 갓 튀어나온 듯한 차림의 학생이든, 학교 유니폼을 입고 오븐 앞에서 땀을 흘릴 때는 모두 평등하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온종일 연기나는 주방에서 굴러야 하는 시급 8파운드짜리 동네 레스토랑의 코미 셰프(견습요리사)라고 무시당하는 법이 없다. 오히려 그 친구가 레시피를 머리속에 꿰고 있고 양갈비를 기막히게 구워낸다면 그는 동급생의 우상이다. 르 코르동 블뢰 주방에서는 배경이나 학벌이 아니라 요리 잘 하는 사람이 최고대접을 받는다.'(63쪽)

 

'나는 켄 홈(미국 국적의 중국인, 세계적인 셰프)을 보면서 요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요리사가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경험을 하며 문화적 소양을 쌓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켄보다 요리를 잘하는 셰프는 많을지 모르지 그에게는 다른 셰프들이 갖지 못한 능력, 즉 '스토리텔러'로서의 재능이 있었다. 1000명의 요리사 가운데 999명이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빠른 칼질을 한다면, 한 명은 그 요리를 생각하고 분석해서 대중에게 전달해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144쪽)

'<누들로드>를 만들면서 내가 느낀 것은 국수가 특정한 민족의 독창적인 창조물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국수는 '우리만의 음식'도 아니지만 '그들만의 음식'도 아니다. 국수뿐 아니라 모든 음식은 크고 작은 문명의 자장 속에서 오랜 세월을 거쳐 완성되어왔다. 우리가 한식세계화에 대해 질문해야 할 것은 '우리 것이 저들 것보다 얼마나 더 우월한가?'가 아니라 '우리에게는 있고 저들에게 없는 것은 무엇인가?' '저들에게는 있고 우리에게는 없는 것은 무엇인가?'이다. 그렇게 다른 나라의 음식문화와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궁극적으로 '저들에게 무엇을 배울까?'를 고민해야 한다.(270쪽)


(꼬리 물기) (책) 켄 홈, <중국의 기술>(국내 미번역) / 샘 클라크, <모로> /츠지 요시키, <세계를 움직이는 미식의 테크놀로지>(중앙북스, 2009) (웹) '츠지초'의 한국인 대상 온라인교육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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