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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이 어깨동무 합니다 -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며
김제동 지음 / 위즈덤경향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밑줄 그어놓은 몇 구절을 통해, 김제동 씨가 만난 사람들과 나눈 대화를 되새겨보고자 합니다.
'역사에선 죽음을 이렇게 정리해요. 죽은 자를 위한 장례가 있고 산 자를 위한 장례가 있죠. 천수를 누리고 죽은 사람을 위한 장례가 전자라면, 4.19나 5.18, 장자연 사건 등은 산 자를 위한 장례죠. 전태일의 장례를 쌍용에서 다시 치르는 것처럼.'(서해성)
'어떻게 보면 이 정권 들어와서 사람들이 조금 더 사회의식을 회복하고, 옳고 그른 것을 분별하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는 오히려 고맙죠.'(백낙청)
'강물이 얼마나 빨리 흐르는지 아는 방법은 뛰어드는 수밖에 없어요. 계획이 아니라 가슴이 따라가는 대로 하면 그게 다 이어지고, 실패 경험조차도 자신의 인생을 지탱하고 만들어준다고 봐요.'(안철수)
'그 누군가가 나로 인해 웃을 수 있고, 잠시 행복할 수 있다는 건 큰 기쁨이다. 그럴 때마다 이 일을 정말 잘 시작했다는 생각이 새록새록 든다. 나 하나 망가뜨려서 여러분들이 웃을 수 있다면... 그래, 이건 내 운명이다.'(문재인 인터뷰 이후 김제동 씨의 후기)
'등록금이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졸업과 함께 빚을 갚는 것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하는데.. 다른 나라엔 등록금 없이 운영되는 곳도 있다고 그러던데요. 그런 걸 제가 소원으로까지 빌어야 하나 생각하면 갑갑하죠.'(아르바이트 대학생 윤호산)
'내가 뭔가를 하면서 그로 인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거나 그 일을 못하는 거야. 뭘 하는데 대가를 지불할 의사가 있다면 그것을 감수하는 거야.'(김어준)
'이젠 현실을, 이 세상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눈 부릅뜨고 볼 거예요.'(조수미)
그리고...
'스파이더맨이 줄 쏘는 능력이 있다고 노래방에서만 줄 쏘고 슈퍼맨이 나는 능력이 있다고 안방에서만 날아다녀야 되겠습니까.'(경향신문 신동호 기자가 인터뷰한 김제동)
인터뷰이가 된 김제동 씨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래도 마음속에 그런 생각이 들죠. 돌아가신 분 노제에 가서 사회 보는 게 빨갱이인가? 그럼 빨갱이 할게. 등록금 대출 서류와 즉석복권 옆에 놔두고 자살하는 여대생, 등록금 때문에 냉동 창고에서 일하다 죽는 학생, 이런 사람이 더 생기지 않도록 같이 노력해 보자는게 빨갱이라면 난 기꺼이 좌빨 할게..(중략).. 저희 첫번째 매형, 산업재해로 돌아가셨습니다. 회사 측에서도 어떤 사정이 분명히 있었겠지만 그래도 더 힘 가진 쪽이 조금만 더 배려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빨갱이라면 나 빨갱이 맞다, 빨갱이 할게..(중략) 들어만 달라, 이거 아닙니까. 그런데 말하지도 말라고 하고 듣기고 싫다고 하는 건 좀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말하는 게 빨갱이라면 나는 빨갱이 할게. 그런 거죠.'(김제동)
너무 많이 인용한 듯 합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이렇듯 교감하고, 진실되게 소통하는 일이 이 시대에 부족한 탓에 이 책의 의미가 더 큰 것이 아닐까 합니다. 게다가 바로 전에 발간한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의 인세 대부분을 아름다운 재단 '환상의 짝궁 기금'에 기부한 실천까지 생각한다면 더욱 그렇겠지요.
중간고사를 앞두고 경황없는 아이들의 시험이 끝나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김제동 씨의 이 책을 같이 보고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